앙코르와트에서 아리랑을 ((2006년 여행 5)

앙코르는 크메르어로 "수도"라는 뜻입니다.

우리가 보통 부르는 앙코르 와트는 앙코르 유적지의

1천여 개 되는 건물 중에서 제일 크고 보존이 되어 있는 사원의 이름입니다.

9세기부터 13세기에 걸친 크메르 왕국의 전성기에는 북으로는 중국 남부의 원난성 동으로는

베트남 남부의 메콩강 유역 그리고 서쪽으로는 지금의 태국 동붕에 걸치는 방대한 영토를 자랑했습니다.

엄청난 국력과 재력, 왕들의 신앙심이 합쳐져 이 시기에 거대한 사원 역사가 이루어진 것입니다.

앙코르 와트는 힌두교신인 비시뉴를 위해 만든 신전인데

이것을 건설한 수르야바르만 2세를 비롯한 그 시절의 왕들은 자기가 죽은 후에는

자신들이 모시던 신과 동일하게 된다고 생각했었다고 합니다

이신전은 그가 죽은 후 무덤으로 쓰였답니다.

앙코르와트는 사방 1.5킬로미터 정도 되는 큰 규모가 우선 사람을 압도합니다.

신전은 중앙에 있는 다섯 개의 탑과 건물 이를 둘러싸고 있는 외벽과

이 모든것을 감싸안은 네모난 인공호수로 되어 있습니다.

돌다리로 이 호수를 건너는 데만도 한참이 걸립니다.

앙코르.jpg

사방이 800미터인 외벽은 사면에 촘촘히 비시뉴, 인드라, 하누만 등 인도 신들에 얽힌 설화들이

마치 어제 새긴 듯 선명하게 조각되어 있습니다.

어느 외벽에는 "압살라"라 불리는 아름다운 선녀들 수천 명이 하늘에서 춤을 추고 있습니다.

그 모습이 너무 매혹적이라서 한참 들여다 봤습니다.

수니 안에도 춤에 관심이 가는요인이 조금은 있나봅니다.

그러니 춤을 읽지요. ^^

그래서 춤협회 이사를 하는지도 모르구요. ^^

행동으로 해야 할 때 이론이나 생각이 앞서는게 문제이긴 하지만요 ㅎㅎㅎ

앙코르톰 사원 입구 양옆에 무릅을 구부린 자세로 앉아서 뱀신(나가)의 몸통을 껴안은 채

열병을 하고 있는 수십 개의 조각들은 약간 화가 난 듯 진지해 보입니다.

크메르 왕국의 가장 절정기에 만들어졌다는 이 불교 사원은 "바이언"이라는 관세음보살 얼굴탑으로 특히 유명합니다.

사원 중앙에는 힌두교 풍요의 상징인 남성 성기 모양의 링가가 모셔져있습니다.

그 근처 조그만 공간에는 주황색 천을 걸친 돌부처님이 모셔져 있고 그 앞에는 향불이 켜져 있습니다.

힌두교와 불교의 평화로운 공존의 모습입니다.

불교 신자인 분들은 얼마간 시주를 하고 합장하고 절을 하고 지나가는관광객도 눈에 띕니다.

사원입구나 안에는 꼬마 아이들이 대나무로 만든 피리나 그림엽서를 파느라 정신이 없습니다.

나도 앙코르왓 사진첩을 하나 삽니다

돈을 받아든 아이가 "오큰"(고맙습니다)하고 인사를 합니다.

오큰 다음에 jiral 이라는 말을 붙이면 경어가 되고 jiral jiral 이러면 대단히 감사하다는 표현이랍니다.

그러나 발음상의 주의를 요하기 때문에 영어로 표기하였습니다.

화장실은 "만두떡" 안녕하세요 는 "섭섭하이"라고 말한답니다.

우리말과 비슷하지요? ^^

뿌리.jpg

타프롬 사원은 보수하지 않고 옛날 그대로 남아 있는 정글 속의 사원입니다.

역시 12세기에 세워진 불교 사원인데 전성기에는 3000명이 넘는 승려가 불도에 정진하고 있었다고 합니다.

승려들로 번잡하던 그 사원 건물들 사이로 지금은 자이어트 팜나무의 나무뿌리가 파고들어 기둥이며

지붕이 쏟아져 내릴 것처럼 쇠락한 폐허로 남아있습니다.

무너지기 직전의 건물들이 친친 감고 있는 대형 나무뿌리는 살아 움직이는 듯합니다.

사원 중간쯤에는 나무뿌리가 건물 사이로 들어가 건물을 갈라놓았는데 그 위로는

더 굵은 뿌리가 갈라진 건물을 꽉 쥐고 있습니다.

근육질의 남성 허벅지 같기도 하고 굵은 지렁이 같기도 합니다.

많은 분들이 사진을 올려서 익히 보셨던 풍경입니다.

앙코르 와트에서는

신을 경배한다는 핑계로 인간의 현시욕을 자랑하는 오만함이 엿보였던 데 비해

타프롬은 자연의 힘에 비하면 사람의 힘은 얼마나 보잘 것 없는가를 느끼게 합니다.

막대한 인fur과 권력, 재력을 써서 만든 사원이 처음에는 보잘 것 없었을 한 줄기 나무뿌리에 얽혀

묶여있는 모습은 소름이 끼쳐오지만 자세히 보면 무너져 내리려는 건물을 단단히 잡고 있는

나무뿌리의 모습을 보고 있자니 자연에 대한 경외감이 저절로 생깁니다.

아리랑1.jpg

(오래전 사진을 빌려왔습니다. 지금은 단원을 세명 정도 더 보강을 했습니다..)

타프롬 사원을 지나 걸어나오는데 저만큼에서 악사들이 우리를 보자 아리랑을 연주합니다.

한국사람을 알아보고 우리를 의식해서 하는 연주였습니다.

그러나 연주만 익힌 음악이라 우리의 아리랑이 아니고 비슷하기만 해서 듣기 거북하니까

일행중 한분이 성가대 지휘를 하는 분이 있어서 그분들에게다가가 즉석에서 지휘를 하면서 박자를 고쳐줍니다.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아리랑 고개를 너.머.간다. 이렇게 연주하는 것을

강약을 넣게하고 넘어간다를 "넘~~어 가안다~~" 이렇게 하게 하니 훨씬 부드럽게 들렸습니다.

앞으로 그곳을 지나는 우리나라 관광객은 조금더 세련된 아리랑을 들으실 수 있을 겁니다.

음악을 연주하는 악사들은 눈을 다쳤거나 다리가 없거나 팔이 없는 장애인들이였습니다.

팔이 없는 장애인은 활을 팔에 ㄴ자로 고정을 시켜서 연주하더군요.

즉석에서 몇불을 걷어서 드렸습니다.

합장한 손끝이 코위치에 오게하고 고개를 살짝 숙이면서 하는 캄보디아 인사를 봤기는 하지만

여기서 "오큰 jiral jiral "이라는 인사말을 들었습니다." ^^

순이

1 Comment

  1. 파이

    2006-09-12 at 07:06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오큰 jiral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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