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에는 향기가 있습니다 (2006년 여행 6)

캄보디아에는 우리교민이 300 명 정도 됩니다.

캄보디아에 들어가 살아야겠다고 가신분들이 아니라

관광으로 가셨다가 좋아서 주저앉은 분도 있고 선교차원에 가신분도 계시고

사업을 목적으로 하는 분도 있습니다.

관광지에서는 대게 그렇듯이 식당을 많이 하고 계셨습니다.

압살라 춤을 볼 수 있는 "앙코르 파워"라는 극장식당도 우리교민이 사장님이셨습니다.

40대 초반의 남자분인데 식사가 끝나고 돌아가는 손님들에게 일일이 "감사합니다."라며

현관에 나와 인사를 하시더군요.

앙코르 파워는 우리나라 70년대 무교동에 있었던 "월드컵 "같은 극장식당으로

민속춤 공연을 감상하면서 식사를 할 수 있는 곳입니다.

그곳에 오는 분들도 거의 한국 관광객 들이였습니다.

한인회장.jpg

한인회장 선거가 며칠 남지 않았네요.

누가 되든 좋은 분이 선출되어 한인들을 안전하고 좋은 영업환경이 되도록 보살펴 주면 좋겠습니다.

서라벌. 진고개. 고려정. 황산벌. 대장금, … 현지 한국식당 이름입니다.

거의 텔레비젼의 영향을 많이 받은 상호입니다.

식당에선 식사후 마시는 커피한잔에 1불을 따로 받고 있었습니다.

다른 물가에 비해 커피값은 비싼편인데 대조적으로 국산 담배 한갑에 1불, 한보루에 10불이였습니다.

국내에서 한갑에 2500원하는 담배값이 어떻게 캄보디아 땅에서는 한갑에 500 원 인지 이해가 가지 않았습니다.

북한에 원조로 넘어갔던 담배가 북한 실력자나 외교관에 의해 역으로 판매 된다는 식당주인의

설명이 있었는데 그렇다고 해도 납득이 안되는 부분입니다.

불요불급한 식량이나 생필품은 원조를 보낸다고 하지만 담배같은 기호품도 보내는지

의문이 생기지만 너무 깊게 알면 골치아파 질 것 같아서 호기심을 접었습니다.

상황버섯 판매하는 곳도 있었습니다.

우리나라 영지버섯과 비슷하기도 하고 다르기도 합니다.

270 년 된 상황버섯은 죽을 사람도 살려내는 명약이라고 합니다.

상자는 뽕나무桑이고 황은 누를黃을 쓰는데 뽕나무에 달려서 암처럼 큰 버섯입니다.

효과가 좋다고 하는 설명을 듣고사고 싶기는했지만 가격이 만만치 않았습니다.

일행중 아무도 사는 사람이 없어서 돌아서 나오는뒷머리가 민망하더군요.

많이 팔아야 할텐데…..

머릿이.jpg

시장인가 봅니다.

사람들이 많이 지나가는 장터 한귀퉁이에서 17~8세 되는 아가씨가 어머니 무릎을 베고 눕습니다.

어머니는 딸아이의 머리카락을 헤집어 머릿닌지 서케를 잡아줍니다.

이리저리 머릿니 사냥을 하는 어머니의 표정에 흐믓한 미소가 감돌고

머리를 들이대고 어머니 무릎을 베고 누운 아가씨는 편안하고 행복한표정입니다.

모녀간에 느낄 수 있는 유대감과 스킨쉽입니다.

어릴때 할머니께서 참빗으로 머릿니를 잡아주시던 생각도 나고

할머니의 무릎을 베고 누웠던 시절이 생각나서 저분들을 한참 바라다봤습니다.

어렵고 힘든 삶도 가족애만 있으면 견디기 수월하겠지요.

그물.jpg

캄보디아에서 태국으로 돌아오는 길인데

아시아버스를 운전하는 캄보디아 운전기사가 차를 황토길 위에 예정없이 세웁니다.

돌아오는 길이라 다들 피곤해서 졸다가 차가 멈춰서는 바람에 어리둥절 깨어났습니다.

별 설명없이 기사가 차에서 내리고 일행도 다리를 좀 필 겸 주섬주섬 따라 내렸습니다.

도로를 끼고 있는 누런 황톳물에서 나룻배를 타고 그물을 던지는 사람이 보이고 둑에 많은 사람들이 몰려서 있습니다.

무슨일인가 했더니 한참후에 현장에 까지 갔다가 돌아온 기사의 이야기를 대강 가이드가 전한 바로는

저 물에 누군가가 익사하여 사체를 건지는 중이랍니다.

그물을 넓게 펴서 던져서 끌어 올려서 사람을 찾는 중입니다.

흙탕물이라 보이지 않아서 찾기가 힘들어 어망을 던져서 찾나 봅니다.

비가 하루에 한번은 쏟아진다니 물과 물 웅덩이는어디를 가도 많았습니다.

그러니 어린이들이 자칫 부주의 하면 웅덩이에 빠져 익사하는 일이 많다고 하네요.

온 동네 사람들이 나와서 사체 건지는 일을 주목하는 일이나

관광객을 실은 운전기사가 차를 멈추고 달려가 보는 일…모두 사랑과 관심이있어 가능한 일입니다.

흙탕물 속에서 건지기는 했는지 내내 궁금했습니다.

앙코르[1].jpg

앙코르 맥주 선전간판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맥주를 좋아하지 않아서 맛을 안봤는데

드신분들은 맛이 좋다고 하더군요.

맥주를 좋아하는 분들은 물 마시듯 맥주를 마시기도 합니다.

아기.jpg

아기혼자 집을 보고 있습니다.

캄보디아 아기나 어린이들은 눈망울이 유난히 검고 또록또록합니다.

집 옆에 맨드라민지 봉숭안지 소쿠리에 심겨져 있습니다.

어느분이 가이드에게 무슨 꽃인가 이름을 물어봤습니다.

"빨간꽃이네요" 아주 간단하게 대답을 해서 질문했던분이 허기가 지나봅니다.

"저도 빨간꽃인줄은 아는데요, 맨드라민지 봉숭안지 구별이 안가서 그래요?" 집요하게 물어봅니다.

"그냥 빨간색은 빨간꽃 노랑색은 노란꽃 그렇게 아시면 됩니다.저는 꽃이름 나무이름 물어보는 사람이

젤 미워요."이러며 웃는 가이드를 향해서 제가 한마디 했지요.

"어쩌면 저랑 수준이 딱 맞으시네요. 맞습니다. 꽃은 색갈만 구별하면 됩니다." ^^

관광지에서 역사와 문화적인 배경을 설멸 할 때는 대단히 박식하더니

꽃 이름에 취약한 모습은 사랑방 어느분 같아서 혼자 웃었습니다.

내 생각엔 꽃 이름이 중요한 것이 아니고 이렇게 조그만 공간에 꽃을 심는 마음이

꽃보다 훨씬 예뻣습니다.

사람이 사는 곳에는 어디든지 삶의 향기가 있었습니다.

어려운 삶에서도 슬픈 삶에서도 애틋한 삶의 향기가 맡아졌습니다.

이런것도 여행기에 속할까요?

써놓고 보니 좀 한심한 느낌이 드네요.

순이

4 Comments

  1. Beacon

    2006-09-13 at 14:51

    안한심합니다,,,ㅎㅎ
    재밌게 읽었습니다.. 빨간 꽃…^^   

  2. 윤 환

    2006-09-13 at 23:42

    여행기의 전범이 따로 있겠습니까?
    낯선 곳의 풍물을 야그해 주시고
    그것을 보고 느끼신 감회를 전해 주시니,
    어느 여행기보다도
    리얼하게 느껴지는데요.

    여행기에 속하는 정도가 아니라,
    무쟈게
    좋은 여행기라고 사료됩니돠.

    감사합니다.    

  3. 밝은 달

    2006-09-15 at 12:04

    담배값이 싼 이유는 가짜이기 때문입니다
    그 부근 국가에서 다 그 정도 가격으로 팔리고 있습니다
    캄보디아에 가짜 담배 제조공장이 있는데
    세계의 어떤 담배이던지 그대로 복사해 낸다고 합니다
    가짜 한국담배가 한국으로 밀수입되기도 한다더군요   

  4. 파이

    2006-09-19 at 05:38

    재미있게 읽었습니다~ㅎ
    빨간 꽃, 노란 꽃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웃음이 멈추질 않아요. ^^

    달님~ 음.. 그렇군요. 하나 배웠습니다~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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