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만하기 다행입니다.( 母 입원 일지 1)

5층 할머니께서 계단에서 굴러 꼼짝을 못하고 계신다고

4층에 있는 춤방 실장이 숨넘어가는 목소리로전화를 했습니다.

오전 일을 막 시작한터라 어수선하고 손님은 몰려 있는데

정신없이집으로 달려갔습니다.

어머니께서

옥상에서 내려오시다가 발을 헛디뎌서 5 ~ 6계단을 구르신 것 같습니다.

움직이지 못하고 고통스러워 하시면서도 "조금만 진정해서 집으로 들어가겠다"고 하시는데

집으로 들어갈 일은 아닌것으로 보여집니다.

119 에 전화를 해서 엠블런스를 요청했습니다.

대강의 설명을 듣더니 전화를 한지 10분만에 구급차가 집앞에 도착을 하였습니다.

젊은 119 대원 두분이 능숙하게 허리 밑으로 복대같이 생긴 지지대를 넣어서 허리를 감싸서

묶은 다음에 카에 옮기기는 했는데 엘리베이터가 작아서 침대카가 들어갈 수 없게 되자

대원이 어떻게 조작을 하니까 접이식 의자형태로 되어 겨우 엘리베이터에 들어갈 수 있게 됩니다.

어떨결에 엠블런스를 타게 되기는 했지만 평생 병원을 싫어하는 분이라

의식은 말짱하시니까 "그냥 방으로 대려다 달라"고 자꾸 우기십니다.

x-ray 만 찍어보고 이상이 없으면 집으로 오시자고 달래서 응급실로 갔는데

이웃에 있는 병원이라 대강 아는분들이라 신속하게 진료를 해 주셨습니다.

검사결과 골반뼈 골절로 진단이 나왔습니다.

어머니께서 노인이라도 늘 움직임이 많고 근력이 있는 분이라 그만한 것으로 보여집니다.

의사샘께서도 대퇴골이나고관절등 위치가 조금 나쁜 부위에 골절이나 복합골절이 있으면

대수술을 해야하고 통기부스 상태로 있어야 하는데

우리어머니는 3주 정도 입원치료를 요하고 3개월 정도 안정을 하셔야 한다고 하는군요.

그만 하시기 얼마나 다행인지요.

대구에서 오라버님이 날아오시고

서울에 사는 막내 남동생이 오고 제부들이랑 동생들이 다 놀라서 달려 왔는데

우리 어머니는 "뭔 큰일이 났다고 다 쫓아오느냐"고 오히려 야단을 치십니다.

우리는 모여서

옥상을 잠그고 어머니를 옥상에 못 오르내리시게 해야하는 것 아닌가

노인이 당신 몸 상태를 모르시고 맨날 청년인줄 아셔서 큰일이라고 성토를 하다가

다른 노인 같았으면 아마 돌아가셨을지도 모르는데 골반뼈에 금이 가고 만 정도니 다행이라고도 하고

무슨수로 어머니를 말리겠냐고, 어머니 하시는대로 그냥 보고 있자고 괜히 어머니 비위 건드렸다가

그냥 퇴원하시겠다고 하면 더 큰일이니까 어머니 앞에서 표정관리 잘하라고… 이러며

즉석 회의를 마치고 각자 자기 집으로 돌아가고 제가 어머니 옆에서 밤에 잠을 자게 되었습니다.

며칠 형제들이 돌아가면서 병실을 지켜야 하는데 각자 다 바쁘니 걱정입니다.

어제는 꼼짝을 못하시더니 오늘은 몸을 조금씩 움직이기도 하셔서 안심이 됩니다.

자신이 생기셨는지 "딱 5일만 입원했다가 나갈란다" 이러시는데

의사샘은 3주를 입원하라고 하는데 어머니 5일이 받아 들여질지 걱정입니다.

당연히 어머니가 이기시겠지만요…..

밤새 안녕이라더니

순식간에 사고를 당해 병원에 누워 계시는 어머니가 걱정이 되지만

한편으로는 그만하기 다행이다 라는 생각이 듭니다.

성정이 워낙 강하신 분인데 만약 목이나 허리등을 다치셔서 움직이지 못할 경우가 생겼으면

정말 큰일 날뻔 하였습니다.

어제 입원 당일날은 식사도 안하셔서 많이 아파서 그러신가보다 하고

어떻하든 식사를 하시게 하려고 여러말을 했는데 알고보니 혼자 화장실을 못가시니

누워서 변기를 사용하게 될까봐 일부러 식사를 안하신 것이더군요.

오늘은 침대 모서리를 잡고 조금씩 움직이고 화장실 출입이 힘들지만 가능해 지자

식사를 하시는 모습입니다.

아마 누워서 못 움직이게 생겼으면 곡기를 딱 끊으실 분입니다.

여동생들이 "우리엄마는 호랑인줄 알았는데 환자복 입고 병원에 누우신걸 보니 종이호랑이네"

이러며 어머니를 약올리니까 어머니께서도 하루에도 몇번씩 오르내리던 옥상에서 내려오다 넘어지신 것이

납득이 잘 안되시는 듯 화가나 하시더니 이만하기 다행이다 라고 체념을 하십니다.

조금 더 좋아지셨는지 일을 마치고 병원에 어머니를 뵈러가야 하겠습니다.

순이

7 Comments

  1. 밝은 달

    2006-09-20 at 13:57

    순이님이 ‘의사샘’이라고 하시니까 안 어울려요^^

    <그만하기 다행>이 아니고
    ‘그만하시기 다행’으로 쓰셔야죠 ^^
    제목이라구요?
    ㅎㅎ농담 입니다

    그만 하시기 다행입니다   

  2. 오드리

    2006-09-20 at 21:34

    정말 다행입니다. 빨리 쾌차하시기를 빌겠습니다. 그것관 별도로 전 순이님이 어머니 얘기를 쓰는게 젤 재미있는데 당분간 어머님 이야기가 많이 올라올 것 같군요.ㅎㅎ   

  3. Lisa♡

    2006-09-20 at 23:31

    빠른 쾌유를 빕니다.
    그 저 노인들은 조심조심..
    할머니고집은 말도 못하는 고집들이셔요.^^*   

  4. 봉천댁

    2006-09-22 at 08:42

    성정 바르신 어머님..

    어서 어서 쾌차하시길..

       

  5. Beacon

    2006-09-22 at 09:23

    몸도 건강하시고 의식도 건강하신 어머님이시로군요..
    그만하기 정말로 다행이라 생각하셔야 할 듯,,
    빨리 쾌차하시길 바라겠습니다..   

  6. 윤 환

    2006-09-30 at 11:58

    아이구,
    정말로,
    그만하시기에 다행입니다.

    쾌차하시기를 바랍니다.   

  7. 고운정

    2006-10-09 at 11:05

    얼마나 할머님께서 놀라셨을까,,,
    자녀들도 많이 놀라셨을거구,,,
    전 오늘에사 순이님에게 오니,,

    그동안 전국을 다니느라 그리 됬어요,

    그래도 그만하기 정말 다행이네요,,,
    거동이 불편하시지만,
    이제 차차 나아 지실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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