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루처럼 사슴처럼

"엉덩이가 왜 이렇게 무겁냐?

쌀 한가마 무게는 되는 것 같다….."

어머니께서 수술 후 몸을 일으켜 침대를 내려오시려고 할 때나

화장실을 다녀오시려면 힘이 드셔서 하시는 말씀입니다.

발과 다리 허벅지 엉덩이에 이르기 까지 뼈와 관절과 근육이 연결되어 유기적으로 움직여야 하는데

무릎부위의 수술로 인하여 협력이 되지 않는 신체는 따로따로 행동이 되기 때문에

마음처럼 몸이 움직여지지 않아서 엉덩이가 쌀 한가마 무게처럼 느껴지나 봅니다.

그러고 보면 우리 몸 어느 한부분도 중요하지 않은 것이 없습니다.

눈도 손도 발도 하물며 조그만 손톱 발톱까지도 필요 없는 부분이 없습니다.

어느 날 손가락을 조금 베어도 그곳이 얼마나 아프고 부딪치긴 왜 아픈 그 부분만 부딪치는지

손가락이 어디 붙었는지 의식도 안하고 살다가 다치고 나면 신경이 쓰이는 그런 느낌

받으신 적이 있으실 겁니다.

건강할 때는 모르고 있다가 고장이 나면 그때서야 알게 되고 의식하게 되는 거지요.

인체만 그런 것이 아니라

사람도 다 자기 자리에 있어서 소리 없이 자기소임을 다하고 있기 때문에

이사회가 움직이고 발전해 나가는 것으로 보여 집니다.

오늘 드디어

어머니께서 수술 자리를 꿰맸던실밥을 뽑았습니다.

여러 가지 어려운 과정을 다 극복하고 상황이 종료 된 것입니다.

이제는 물리치료와 재활과정을 거쳐서올 겨울만 지나면 건강한 걸음으로 걸어 다니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관절이 다 닳아서 뼈와 뼈끼리 부딪침으로 일어나는 통증 때문에

밤마다 다리를 붙들고 울고 싶으셨다고 하시고

다리가 바깥으로 휘어져서 키도 작아지고 한복이 땅에 끌려서 입고 다니려면 자꾸 밟히고

맨 날 앞으로 고꾸라질 것 같았는데

이젠 키도 3cm 이상 커지고 곧고 튼튼하고 아프지 않은 다리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자유롭게 다니고 싶은 곳을 다니시고

통증 없이 잠을 주무시고

바른 걸음을 걸으시면서

노루처럼 사슴처럼 뜀박질 하며 사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우리어머니와 함께 저녁마다 중산 운동장을 뛸 수 있지 않을까 꿈꿔봅니다.

빠르게 뛰지 말고 시속 4km 정도면 어머니도 저도 무리가 없지 않을까요?

그게 뭐 뛰는 것이냐구요?

그래도 그 속도면 저에겐 대단한 겁니다. ^^

어머니와 손잡고 함께 운동장에서 뛰는 아줌마 모습을 생각해보세요.

속도의 문제가 아니고 그림이 좋아 보이지 않습니까? ㅎ


어머니 병원입원일지는 여기서 마치려고 합니다.

어머니께서 40 일 정도 입원해 계신동안 쓴 글이 11편이나 되어서 읽으시면서

지루하셨을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7 Comments

  1. 파이

    2006-10-24 at 05:44

    어머니의 입원일지를 읽으면서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
       

  2. 스크래퍼

    2006-10-24 at 13:23

    저도요..^^

    어르신의 퇴원을 축하드립니다..
    재활이 잘 되어서 거동하시는데 불편이 없으시길 바랍니다..

    순이님..그 동안 정말 애 많이 쓰셨습니다~~ㅎㅎ   

  3. 흙둔지

    2006-10-25 at 02:46

    그리 건강하시던 어머님이 왠일로?
    옥상 텃밭은 어떻게 하시고…
    그래도 쾌차하셨다니 다행이네요…
    우리 모두 부모님 살아생전에 효도 잘하자구요….
       

  4. Beacon

    2006-10-26 at 03:58

    축하드립니다,,^^   

  5. xue

    2006-10-26 at 14:10

    효도에 대해 많이 생각하게한 글들이었읍니다.

    건강하게 오래 오래 사시기를 기원합니다.   

  6. 윤 환

    2006-10-27 at 01:57

    기쁘시겠습니다.
    어머님 모시고 아침 운동하시는 장면,
    그대로 영화겠지요.
    축하합니다.   

  7. 광혀니꺼

    2007-03-15 at 12:14

    어르신 퇴원을 축하드립니다…

    더욱 건강하시길 바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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