뚝심으로 9년간 500회 음악회
“남의 도움은 언젠가는 빚 돼 끝까지 혼자 힘으로 해볼 것”
98년부터 시작된 이 ‘돌체 토요 음악회’가 다음달 2일로 500회를 맞는다. 전문 연주 공간도 아닌 48평의 아담한 감상실은 9년 동안 전문 연주자를 단 한 주도 거르지 않고 초대했다. 피아니스트인 김용배 예술의전당 사장과 이경숙 연세대 음대 학장, 바이올리니스트 이성주·양고운, 첼리스트 홍성은 등 굵직한 중견 음악인들이 모두 돌체 토요 음악회 무대를 거쳤다.
이 독특한 음악회가 9년간 이어진 건 ‘돌체’를 운영하는 김종수(51) 대표의 고집이 있었기 때문이다. 인테리어 디자이너이자 음악 애호가인 그는 “처음엔 혼자 음악을 들을 공간이 필요해서 오디오부터 갖다 놓았고, 막상 설치하고 나니 음반만 듣기 아까워서 음악회를 시작했는데 벌써 500회라니…”라며 스스로도 대견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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넓지 않은 공간에 오디오 장비와 피아노, 음반 6000여장과 소파까지 들여놓느라 좌석은 70여석이 전부다. 음악회마다 이 좌석이 얼마나 채워지는가는 천차만별이다. 지난해 홍성은의 바흐 무반주 첼로 모음곡 연주회 때는 150여 명이 몰려들어 관객 절반이 서서 듣기도 했다. 하지만 올해 한 성악가의 연주회에는 단 2명의 관객만 찾아오기도 했다. 그는 20대 때인 70년대에는 명동의 음악 다방에서 3년여간 DJ 생활을 하기도 했다.
돌체 토요 음악회는 ‘음악 감상실에서 열리는 전문 음악회’라는 독특한 콘셉트와 분위기가 알려지면서 음악을 즐기는 다양한 애호가들이 모여들었다. 만화가 신동헌 화백은 수년간 음악 해설을 자청해서 맡았고, 고(故) 김진경 전 성균관대 문과대 학장은 지난해 수천만원에 이르는 하이파이 시스템을 감상실에 기증했다.
차를 마시며 음악을 듣는 입장료는 1만원. 9년째 한 번도 오르지 않았다. 김씨는 “그러다보니 정작 연주자에게 차비밖에 못 챙겨드리는 것 같아 늘 죄송하다”고 말했다. 재정 형편이 넉넉지 않다 보니 그만두려고 한 적도 적지 않았지만 별도의 후원회도, 연회비도 없이 꾸려나가고 있다. 김씨는 “남의 도움은 고맙지만 언젠가는 빚이 된다. 내 힘으로 시작했으니 끝까지 내 힘으로 해보겠다”고 말했다. 500회를 맞는 12월 2일에는 피아니스트 유옥경씨의 음악회가 열린다.
부산갈매기
2006-11-26 at 03:29
수니님이 그렇게 애호하시는 음악 감상실이 이곳이군요.
경기도 일산 장항동이면 전철역 앞 동네가 아닌가요?
꼭 한번 가봐야겠네요….이번 겨울에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