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체 500회 기념 연주회

12월 6일 수요일 저녁8시
평일 저녁이라 돌체에 손님이 많아야 하는데….. 걱정을 하면서 갔습니다.
내가 걱정하는 부분은 바쁘고 어수선한 년 말에는 주말에도 돌체에 손님이 적은데
예상치도 못했던 수요일 공연이라 객석이 썰렁해서 연주자가 신이 나지 않으면
연주가 알차게 진행 되지 않을탠데하는 내 중심에서 생각하는 다분히 이기적인 내용입니다.
활기찬 연주를 듣고 싶은 욕심이지요.

그러나 나의 기우일 뿐
돌체의 보조 의자도 다 차고, 서서 감상하는 사람들도 많았습니다.
첼리스트 이강호님의 네임 벨류가 있기 때문에 그분을 뵈러 온 손님도 있는 것 같고
돌체가 다음에 카페를 만들고 나서 훨씬 활기가 있어 진 것도 있고
500회 기념연주라는 타이틀도 작용하는 것 같습니다.
아름다운 그녀 구 여사께서는 돌체가 맨 날 500회 기념연주로 하자고 하셔서 웃었습니다.
내 옆에는 그야말로 지성과 미모를 겸비한 어떤 귀부인이 앉으셨는데
요즘 돌체에 손님이 많아졌다는 이야기를 나누는 중
조선일보에 기사가 나간 것이 한몫 거드는 것 같다는 말씀을 하시더군요.

이강호님의 팬이 많았든
500회 기념연주라서 손님이 많든
다음에 카페가 생겨서이든
조선일보에 기사가 나가서든 이 모든 것의 합작품이든
돌체가 활성화가 되고 연주회에 손님이 많은 것은 상당히 고무적인 일입니다.
적은 식구의 돌체 가족이 모여서 연주회를 마친 날은
연주가 훌륭하고 아름다울수록 연주자에게 미안하기도 하고
많은 사람이 듣지 못한 것이 안타깝고 아깝기도 하고 그랬습니다.

요즘엔
신 화백님의 멋진 해설이 곁들여져서 정말 좋습니다.
높은 연세에도 불구하고 기억력은 얼마나 좋으신지
해박한 지식의 엑기스를 전달해 주시는 신 화백님을 뵈면 반갑습니다.
평생 공부해서 얻은 알찬 지식을 전달 받을 수 있으니까요.

(신이 인간에게 잘못이 있다면 베토벤에게 청각을 앗아간 일이다.)
롤랑(Romain Rolland )이 한 말이라는군요.
그럴듯하지 않습니까? 위대하고 무흠한 신이지만
베토벤청력을 앗아간 것은 실수가 아니실까?
신에게 따지는 것 같은 말이지만 반어법의 묘미라고 보면 맞겠지요.
우리가 즐겨듣는 베토벤의 곡 중에는 많은 부분이 청력을 소실하고 난 후에
작곡되어 졌으니 그렇게 아름다운 선율을 작곡가 자신은 들을 수 없었답니다.

베토벤의 음악은
뛰어난 아름다움과(優美)
경이롭고 묘한(驚妙)것과
슬픔(悲哀)이 혼합되어
우리의 심금을 건드린다는 요지의 말씀을 하셨는데 정말입니다.

인간을 옳게(바르게) 키우는데 필요한 음악 세 가지는
인간을 선하게 하는 그레고리안 성가와
창의성을 발휘하게 하는 모짤트 음악
좋은 인성을 자라게 하는 동요라고 하는 말씀도 기억에 남습니다.
신 화백님은 우리 돌체의 보배입니다.

첼리스트 이강호님은 현재 미국 코네티컷 주립대학 교수로
테크닉도 완벽하고 서정적이면서 우아한 연주를 하는 것으로 평이나 있다고 하는데
정말 그렇더군요.
Beethoven의 첼로소나타는 저음이면서도 힘 있는 첼로연주의 맛을 느끼기에 충분했습니다.
피아니스트와 조화롭게 어울리는 첼로 음은 아늑한 공간인 돌체에 모인 사람들에게
감격과 기쁨과 평안을 주기에 충분했습니다.
피아노 연주를 하신 박종하님의 연주도 아주 훌륭했습니다.
A Ginastera의 Pampeana는 제목도 처음 들어보는 곡이였습니다.
팜파스는 대서양에서 아르헨티나 중부를 가로질러 안데스 기슭까지
서쪽으로 펼쳐진 광대한 평원을 말하고 Pampeana는 그곳에 사는 원주민을
말하는데 신 화백님 말씀처럼 화끈한 곡입니다.
신 화백님께서 화끈하다고 말씀 하시는 것은
연주곡이 몸이 후끈 달아오를 정도로 정열적이거나
연주하는 모습이 적극적이고 시원시원할 때 하시는 말씀입니다.
연주가 화끈하면 신 화백님께서 돌아서 들어가는 연주자의 등 뒤를 따라가며 박수를 치십니다.
노 화백님의 그 열정적인 모습에서 감동을 받습니다.

이제 두 번 남은 돌체 500회 기념 연주회에 참석하셔서
살롱음악의 진수를 맛 보시길 권합니다.
우예주양은 어린 나이에 뉴욕 카네기 홀에서 연주를 할 정도로 신동이고

이 시대에 가장 촉망받는 바이올리니스트 중 한 사람입니다.

12월 9일과 10일에 있을 연주회에 참석하셔서

음악이 주는 위무에 푹 빠져 보시길 바랍니다.

2 Comments

  1. xue

    2006-12-08 at 01:36

    가보고싶은곳이네요.

    커다란 음악회보다 이런 자그마한 곳에서

    같이 호흡하며 느끼는 아늑하고 정서적인곳이 좋아요.    

  2. 래퍼

    2006-12-09 at 06:09

    가게를 비우면 안되겠느냐고..
    애꿎은 마음만 태우고 있어요..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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