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동네 여기- 고전음악감상실 ‘돌체’

클래식 마니아들의 공간 ‘토요 음악회’매력 속으로

우리 동네 여기- 고전음악감상실 ‘돌체’

▲ 고전음악감상실 ‘돌체’는 지인과 어울려 커피 한 잔 즐기며, 주말엔 격식 없이 콘서트를 즐길 수 있는 명소다.

적게는 200~300명, 많게는 1000여 명을 너끈히 수용하는 콘서트홀. 잘 갖춰진 음향시설에 스케일도 좋지만 좀더 가까이서 연주자의 호흡을 느낄 수 있는 인간미 있는 공연을 원하는 사람이라면 장항동 저동초등학교 건너편에 있는 ‘돌체’를 찾아볼 일이다. 특히 소싯적 고전음악감상실을 찾아 소파 깊숙이 몸을 묻고 클래식 선율에 침잠했던 기억이 있는 4050세대라면 강추! 살롱형 콘서트홀 더하기 고전음악감상실, 여기에 클래식 강좌까지 열리는 돌체는 작지만 큰 울림이 있는 문화 명소로 손색없다.

추억 속 ‘돌체’의 부활

건물 지하에 자리잡은 돌체에 들어서면 전면에 자리잡은 대형 스피커와 앰프, 진공관 등이 사뭇 분위기를 압도한다. 그랜드피아노 양편에 육중한 몸매를 자랑하는 알텍 640e와 인피니티 스피커…, 공연장에서나 볼 수 있는 무대설비까지 갖췄다. 지하의 울림을 빨아들이기 위해 무대 천정을 높였는가 하면 벽면을 MDF로 시공한 것 등은 이곳 주인장의 클래식 수준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요즘 세대들은 컴퓨터·핸드폰·MP3 같은 개인 오디오기기로 음악을 듣습니다만, 우리 때만 해도 음악 들을 곳을 찾아 다녔죠. 돌체는 10년 전 제 또래 클래식 마니아들을 위한 쉼터로 태어났고 지금까지 건재하고 있습니다.”

대학시절 돌체·르네상스 같은 음악감상실을 들락거렸던 클래식 마니아 김종수(53)씨. 인테리어 사업가였던 그가 1998년 사업장을 일산으로 옮기면서 자신이 쉴 공간을 마련하고 ‘돌체’라 이름 붙였다. 향수 속의 돌체를 되살려놓은 셈.

연주자들의 실험무대 된 ‘토요 음악회’

LP 1만여 장, CD 5000장이 들어찬 DJ박스에선 때론 웅장하고 때론 감미로운 음악이 끊이질 않는다. 커피 한 잔과 함께 클래식 선율에 빠지기엔 더할 나위 없는 공간. 하지만 돌체는 음악감상실뿐 아니라 연주무대로 더 유명하다. 토요일 오후 8시면 잠시 오디오 스위치를 멈추고 차려지는 라이브 음악회가 바로 그것.

‘돌체 토요음악회’에는 음악 감상실에서 열리는 전문 음악회라는 독특한 컨셉트와 분위기가 알려지면서 다양한 분야의 연주자들이 모여든다. 피아니스트인 김용배 예술의전당 사장, 바이올리니스트 이성주·양고운, 첼리스트 홍성은, 실내악단 콰르텟 21, 소프라노 임미선·유승희 등 내로라 하는 국내 정상급 연주자와 단체들이 기꺼이 돌체의 관객을 만났다. 피아니스트 김선욱, 바이올리니스트 우예주, 권혁주 등 최근 주목 받고 있는 신예들도 돌체 토요음악회를 거쳤다. 돌체 토요음악회를 거쳐간 연주자가 무려 1700여 명. 10년째 단 한 주도 거르지 않았다. 11월 24일에 열린 피아니스트 허원숙의 리사이틀이 564회. 내년 1월 일정까지 잡혀 있을 정도다.

“연주자들 사이에서 돌체 무대에 안 서봤다 하면 오히려 이상한 사람 취급 받습니다. 그만큼 돌체는 연주자들에겐 열린 무대죠. 관객들은 또 어떤가요? 연주자의 호흡을 가까이서 느끼고 손놀림까지 관찰하는 기쁨, 딴 곳에선 좀처럼 찾을 수 없죠.” 10년 전 돌체 무대에 섰던 피아니스트 출신 정은경(40·일산서구 주엽동)씨. 요즘은 피아노학원 학생들과 함께 토요음악회를 찾는단다.

연주회가 끝나면 삼삼오오 무릎 맞대고 연주 총평을 나누는 뒤풀이 모습은 돌체에선 이젠 흔한 풍경. “돌체를 제집처럼 드나드는 마니아가 여럿 있죠. 전문가 뺨치는 그들의 냉철한 비평은 연주자들의 기량을 한껏 부추겨 주는 자양분이 되는 것 같아요.”주말이면 으레 돌체로 가는 차편을 챙긴다는 한혜숙(57·종로구 평창동)씨 역시 둘째 가라면 서러운 돌체 원년멤버다.

클래식 마니아의, 클래식 마니아들을 위한 공간

▲ ‘돌체’의 터줏대감 김종수 사장.

김종수 사장은 “지금껏 돌체가 건재할 수 있었던 것을 마니아들의 공”으로 돌린다. 모차르트의 대가로 통하는 이종윤씨, 베토벤과 바하에 정통한 박수상씨, ‘이바로티’라는 별칭을 얻을 만큼 성악에 대한 냉철한 비평으로 유명한 이준일씨, 2년째 음악강좌를 운영하고 있는 박승기 칼럼니스트 등이 그들이다.

콘서트홀로써, 음악감상실로써 돌체의 공간은 격식 없다. 중앙 홀에 마련된 의자에 앉을 수도 있지만 커피 한 잔을 앞에 두고 지인들과 둘러 앉아 음악을 즐길 수도 있다. 평일엔 5000원에 커피나 녹차를 마음껏 즐기며 클래식 삼매경에 빠질 수 있고, 1만 원만 내면 음악회에 초대 받을 수 있다. 매월 첫째·셋째 주 토요일 오후 2시엔 클래식 음악강좌가 열린다. 클래식에 대한 지혜를 넓히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참가해볼 만하다. 3개월 과정, 7만 원.

지난해 11월 1일 돌체는 온라인(http://caf .daum.net/dolceclassic, 현재 회원 720여 명)에도 집을 지었다. 이곳을 방문하면 멘트 없이 24시간 진행되는 라디오방송을 들을 수 있고 다양한 평론가들의 글을 읽으며 클래식 교양을 넓힐 수도 있다.

Plus Info

운영시간: 월~토요일 정오~오후 11시, 일요일 오후 2시~오후 11시

위치: 정발산 저동초등학교 건너편, 일산경찰서에서 밤가시초가 방향으로 700m

입장료: 월~일요일 차+음악감상 5000원, 주말음악회 -1만원

문의: (031) 902-4953, 카페(caf .daum.net/dolceclassic)

행복플러스
글=문금옥 기자
사진=김황중 객원기자

1 Comment

  1. 지나

    2009-08-24 at 12:44

    순이님…반갑습니다,

    인사가 많이 늦었습니다,

    순이님의 이글을 저의 블로그에 스크랩해 갔습니다, 안치환의 노래와 함께…

    고맙습니다

    지나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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