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티의 남편은 백수

헬로키티 하면
어린이서부터 만화를 안 보는 노년층까지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유명한 캐릭터 입니다.

저는 딸을 두 명이나 키웠기 때문에 인형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키티의 나이가 34살이 되었고 작년에 결혼했다는 얘기는 이번에 처음으로 들었습니다.

헬로키티라는 인형은 1974년에 태어났습니다.
일본에서 사회 문제가 되고있는 여러가지 중에 결혼 적령기 라는 개념이 사라지고

결혼은 필수가 아니라 선택의 문제로 자리잡아 가기 때문에 아이들이 태어나지 않아서

국가에 큰 위협이 되고 있는 마당이라

아무리 인형이라지만 나이 먹고 노처녀로 있는 것이 좋지 않다는 여론에 밀려 작년에 결혼을 하긴 했는데

그 남편의 직업을 뭐로 설정할지 몰라 어정쩡하게 그려지고 있답니다.
직업이 불투명 하다고 하는 것을 보니 일본에도 청년백수가 많다는데
키티 남편도 백수인가 봅니다. ^^

kitty.gif

헬로키티는 조그만 의류회사 디자이너가 1974년 가을쯤,

다음해 여름을 겨냥해 손지갑을 만들다가 우연히 그려 넣게 된 것이 헬로키티가 태어난 배경이 되었습니다.
어린이에게 인기가 있는 동물이라고 하면 곰이나 강아지 고양이 등이지만
강아지나 곰은 이미 캐릭터로 등장해 있어서 고양이로 하게 되었다는군요.
그렇게 태어난 헬로키티에 대한 아이디어는 점점 확대되어 사람처럼 말하기도 하고,

아이스크림을 먹기도 하면서 사람들과 더욱 친근해 졌습니다.
조그만 손지갑에 그려지던 이름 없는 작은 고양이는 헬로키티라고 불리게 되고
만화의 소재로 여러 상품의 캐릭터로 우리에게 잘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어느 해에는 키티가 신칸센 열차를 타게 되면 신칸센을 탄 키티 인형이 많이 팔리고
키티가 크리스마스에 선물 받은 강아지가 그해의 주요 상품이 되기도 합니다.
아이디어는 무궁무진하게 진화에 진화를 거듭해서 세계 굴지의 회사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아무리 이야기를 이어간다고 해도
키티를 결혼시키고 남편의 직업을 결정하는 데는 뭔가 어려움이 있었나 봅니다.
잘나가는 샐러리맨을 만들자니 키티의 활약이 줄어들겠고
키티의 부속품이나 장식품 정도의 남편이 필요한데 아무리 만화고 캐릭터라고 하지만
남편의 존재를 무시하기도 어렵고 여러 가지로 불편해진 요즘 스토리인가 봅니다.
인형이 이야기를 가지고 나이를 먹어가는 것이 유리하기도 하고 불리하기도 한 상황이 되었습니다.
디즈니랜드의 캐릭터들은 80년이나 태어날 당시의 모습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어느 땐 지루하기도 하고 인기가 줄어들기도 하지만 무생물답게 변함없는 것은 있습니다.
내가 키티를 소재로 한 스토리 작가라고 하면
키티 남편의 직업을 뭘로 하면 키티의 인기를 상승 시키고, 좋을까 궁리해 봤습니다.
나도 별 뾰족한 것은 생각나지 않지만 아내의 대외 활동을 도울 수 있고
집에서 할 수 있는 일을 하면 좋겠는데 농사짓는 사람도 좋을 것 같습니다.

그래도 어려움은 많습니다.

키티의 이미지가 도회적이고 깜찍하고 소녀적일 때

거기서 파생되는 이미지가 상당한데 갑자기 농촌을 배경으로 하면 그것도 문제가 될 것 같습니다.

키티와 지금의 남편이 연애 할 때는 상당히 좋았습니다.

데니얼인가의 이름을 가지고 있는 키티의 현 남편이 상당한 매력남으로 그려졌었거든요.

결혼은 데니얼에게 무덤이 되었나 봅니다.

그래도 결혼하는 예식장을 키티풍으로 꾸미거나 신랑 신부 인형을 만들어 재미를 보기도 한답니다.

지금 앉아 계신 주위를 돌아보면 혹시 위에 올려드린 사진에서 보이는 캐릭터가
눈에 띌지도 모릅니다.
흔하게 쓰이는 캐릭터라 플라스틱 쓰레기통에도 키티 캐릭터가 붙어있기도하거든요.
저도 점방에 둘러보니 어린이 영양제에 키티 캐릭터가 사용되었습니다.
어린이 약에는 “스폰지 밥” 짱구는 못 말려 의 주인공 "짱구” “케로로” “방귀대장 뿡뿡이”
등등 어김없이 캐릭터가 붙어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헬로키티를 소재로 한 얘기를 하려고 보니 우리집 목욕탕에 있는 치솔컵에서도

헬로키티 그림이 발견되었습니다.

보통의 기업체들이나 관공서 등에서 투자를하여 캐릭터를 개발하기도 하지만
캐릭터를 모방하기도 하고 도용하기도 합니다
기업에서 많은 비용을 지불하면서까지 캐릭터를 모델로 기용하는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캐릭터는 안티가 없어서 생명력이 길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톱스타라 해도 연예인은 안티가 있는 법입니다.
관심을 가지지 않을 뿐이지 캐릭터를 미워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봐서 예쁘면 되는 것이거든요.
(예쁜 것 뿐 아니라 엽기적인 캐릭터도 인기가 있는 경우도 많습니다)
디즈니의 미키마우스는 무려 80년 동안 인기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키티는 스토리를 가지다 보니까 나이를 먹게 되었고
결혼을 시키게 되었는데 어쩌면 더욱 무궁무진하게 이야기를 풀어갈 수도 있어 보이지만
나이 들어가는 캐릭터가 어린이에게 인기가 계속 유지될 런지도 궁금합니다.

요즘 대선에서도 캐릭터는 이용되고 있습니다.

엄지 손가락을 들고 있는 이회창 후보,
미소를 머금은 정동영 후보,
캐릭터라기보다는 캐리커쳐 그림에 더 가까운 문국현 후보,
다소 자신이 가진 이미지보다는 뚱뚱해지신 모습의 이인제 후보등
이번 대통령 선거에도 후보마다 캐릭터를 등장시켜 이미지 업 작용을 이끌고 있습니다.
캐릭터는 대중에게 친근하게 다가설 수 있는 매개체가 되기 때문입니다.

캐릭터는 기본적으로 친근함과 따뜻함, 누구나 쉽게 공감할 수 있는 스토리를 가지고 있습니다.

만화천국의 일본에 가서 본 것은 헬로키티라는 캐릭터의 어마어마 한 가치입니다.

잘 키운 캐릭터 하나가 큰 이익을 내는 수십 만명을 거느린 회사로 발전해 나가는 현실입니다.

그림에 소질이 있는 분들은 케릭터 개발에 관심을 가져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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