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노이에서 가장 많이 본 풍경이 오토바이를 탄 사람들이었습니다.
러시아워시간엔 6차선 도로에 오토바이 행렬이 가득 차 있어서
무슨 오토바이 군중집회를 하나할 정도로 위협적인 모습입니다.
모두가 한 방향을 바라보고 수 백 대의 오토바이가 몰려 있는 것을 상상해 보세요.
누구나 할 것 없이 머리엔 헬멧을 쓰고 마스크를 하고 오토바이를 탑니다.
최근에 헬멧은 강제 조항으로 되어서 헬멧을 안 쓰면 벌금형에 처해지는
규정이 발효되었답니다.
헬멧에 마스크를 쓴 집단을 바라보면 전투적이기까지 합니다.
마스크의 모양도 가지각색인데 손수건을 접어서 귀 뒤로 맨 사람도 있고
타올 같은 것으로 입을 막고 다니기도 하는데 우리나라의 아줌마들이
등산이나 산책을 할 때 쓰는 마스크가 그 나라에서는 아주 유용할 것 같았습니다.
누군가 마스크를 베트남에 수출하게 되면 큰돈을 벌 수 있을 것 같은 데
관심 있는 분은 연구해 보시기 바랍니다.
여자들이 오토바이 타는 모습은 얼마나 세련되었는지 모릅니다.
숙녀가 하이힐을 신고 날씬한 다리를 기억자로 꺾어서 발판에 놓고
허리를 꼿꼿하게 세우고 헬멧 아래로 검고 긴 머리가 바람에 날리는 모습은
여자가 바라보기에도 선정적으로 보입니다.
오토바이 타는 모습이 섹시하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
파인애플 모양이 수류탄 같이 생겼습니다.
모양만 그런 것이 아니라 크기도 꼭 수류탄만 했습니다.
우리가 탄 투어버스가 어딘가 가고 있다가 차를 세우기에 내렸더니
길가에서 과일을 파는 노점이 주~욱 늘어서 있습니다.
가게마다 어린 소녀들이 즉석에서 파인애플을 깎아 팔고 있습니다.
소녀들의 옷차림은 과일가게에는 과분한 패션모델 같습니다.
일종의 미인계를 써서 호객행위를 하고 있습니다.
운전기사가 길을 가다가 가장 맘에 드는 아가씨가 있는 곳에
차를 세운다고 하니 그럴 수밖에 없나봅니다.
사진 속에 나온 소녀의 옷차림이 멋있지요?
큼직한 칼을 가지고 쓱쓱 몇 번 베면 딱딱한 껍질이 벗겨지고
노란 파인애플이 나오는데 크기가 내 주먹보다 작습니다.
작지만 파인애플 향도 기가 막히고 맛도 좋았습니다.
소녀가 파인애플을 깎는 모습도 신기했습니다.
이런 것도 여행의 작은 맛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분들은 웨딩 촬영을 하고 있습니다.)
연인들이 오토바이를 탄 모습은 설명하지 않아도 다 머릿속에
떠오르는 풍경이 있지 않나요?
핸들을 잡은 남자의 등 뒤에 예쁜 숙녀가 매미처럼 붙어있는 모습!
당연히 사랑이 싹트지 않겠어요?
그들은 오토바이 위에서 사랑의 감정을 키워가는 것 같았습니다.
무엇보다 인생에 아름다운 시기가 청춘인 것 맞습니다.
그렇게 해서 결혼을 하고 자녀를 낳고 ….
베트남에서는 우리나라 70년대에 했던 산아제한을 시행하고 있었습니다.
둘만 낳아 잘 기르자가 아니고 한 자녀 낳기 운동을 하고 있답니다.
전후세대인 젊은이들의 일자리와 주거문제가 국가의 가장 큰 과제랍니다.
베트남과 우리나라와의 관계는 우호적이어서
한강의 기적을 모방하여 홍강의 기적을 이뤄내려고 벤치마킹을 하고 있다고 하고
홍강 유역의 개발과 하노이 도시개발권을 우리나라에서 관여하고 있다는 얘기도 들었습니다.
뚱뚱한 사람들이 거의 보이지 않고 다들 날씬했습니다.
삼모작을 하는 풀기 없는 쌀을 먹어서 그런지 모르겠습니다.
밥은 우리나라에서 싸래기 라고 부르는 것으로 해 놓은 것처럼
불면 후르르 날아갈 듯 찰기라곤 없었습니다.
우리나라도 비만때문에 문제가 많은데 안락미를 먹는 것도 비만예방에 도움이 되지 않을가
엉뚱한 생각을 해 봤습니다. ^^
순이
Lisa♡
2008-11-15 at 14:19
저 파인애플은 미국서 수입해서 뚜껑만 따면
살살 녹는 아이스크림으로 만들어서 팔지요.
파인애플 모양은 그대로 하구요…우리나라에서도
하면 잘 팔릴까요?
아오자이가 뚱뚱하면 안되는 건 아닐까요?
심뱅이
2008-11-15 at 14:47
한국 등산객이 사용하는 마스크를 하고 하노이 시내를 활보하고 다녔더니 신기한듯 쳐다보곤 했어요 그때가 2005년 인데 마스크 수출하면 돈 벌겠구나하는 생각을 그때 저도 했었거든요 글을 읽어보니 하롱베이의 추억이 그립군요 바다 한가운데 갑판위에서 세계 각지의 젊은이들과 나이도 잊고 밤하늘 별이질때까지 맥주 파티를 했던일…3층 갑판위에서 첨벙 ! 뛰어들어 바다수영을 즐겼던일…요트와 카누를 탓던일…..여행을 계획중에 갑자기 돌아가신 엄마생각에 눈물이 마를날이 없었던 여행이었건만 이제보니 모든게 소중한 추억이 되었네요
데레사
2008-11-16 at 01:15
순이님.
하노이에서 오토바이가 무질서 하게 달리는것을 보면
저렇게 타도 사고가 안날까 하는 생각을 많이 했지요.
그리고 마스크를 많이 쓰고 다니길래 이웃사람들에게 마스크
한개씩 선물로 사와서 돌렸지요.
시장통도 인력거 타고 돌았지요?
여행기 읽으며 편안한 휴일 보냅니다.
미친공주
2008-11-17 at 00:09
재미있게 봤습니다. 주변국가는 제법 돌아봤는데 베트남을 못가봤어요. ^^ 순이님의 글을 보니 더 가보고 싶어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