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 FM 개국 30주년 기념 음악회>
4월 2일 오후 7시 KBS 홀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전곡 연주
클림튼의 “키스”라는 작품이 아무리 좋고 훌륭하다고 해도
그걸 다른 화가가 다시 그릴 수는 없겠지요?
모든 문학이나 미술 사진 등은 재해석이 존재하지 못하는 것에 비해
음악은 확실히 모든 예술이 동경할 만합니다.
다른 장르의 예술은 비슷하게만 해도 모방이라고 비난을 받는데
음악은 악보만 있으면 그걸 보고 연주하는 사람들이
저마다 독특하고 새롭고 더 아름답고 훌륭하게 연주하려고 합니다.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5번 황제만 해도 많은 분들이 연주하고
새롭게 하고 해석을 달리하고 연주기법이 달라도
베토벤이 쓴 악보는 원형이 손상되지 않고 더욱 아름답게 빛나게 됩니다.
그것을 연주하는 사람에 따라 몇 세기를 걸쳐서 유장하게
베토벤의 음악은 흘러가고 있습니다.
그러니 "모든 예술은 음악을 동경 한다"는 쇼펜하우어의 말처럼
음악이 모든 예술의 장르 중에서도 동경의 대상입니다.
음악은 문학과 미술 등의 타 예술 영역들이 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직관이라는 통로를 통해 인간의 영혼에 직접 호소하지만
눈을 통해 들어오는 시각예술보다 음을 통해 귀로 들어오는 음악은
영혼의 더욱 깊숙한 곳을 울리는 것 같습니다.
그림을 오래 들여다 본 적도 시를 오래 음미한 적은 없는데
4시간을 음악 연주회장에 앉아 있어 보기도 처음입니다.
대게는 저녁 8시쯤 연주회가 시작해서 중간휴식시간을 가져도
10 시 정도면 끝나지만 이번 연주회는 특이하게 길었습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베토벤 다섯 개 피아노 협주곡의 연주 시간만
세 시간이 넘게 걸리는데 김주영 선생의 해설과 황수정아나운서의 안내 멘트
중간 휴식시간 2번 이러다 보니 오후 7시에 시작한 연주가 11시가 다 되어서야 끝이 났습니다.
하루 저녁에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5개 전곡 연주를 한다는 일은 상당히 드믄 일입니다.
CD로 음악을 들어도 세 시간을 연속해서 듣기는 어렵습니다.
몰두하기도 어렵고 그런 시간을 얻기도 힘들고 지루하거든요.
그런데 의자에 4시간 정도 앉아 있으면 지루하고 졸리기도 할 것 같지만
다섯 명의 연주자의 연주가 저마다 특출하고 흡입력이 있고
대단한 에너지를 가지고 청중을 압도해서 조금도 어려움 없이 행복한 시간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프로그램을 받기 전에도 5번 황제는 한동일 선생님이 할 것이라 예상을 했습니다.
예상대로 한동일 선생님이 연주하는 황제는 정말 피아노의 황제 다운 연주였습니다.
우리나라 피아노의 제1 세대에 속하는 한동일 선생님은 나이 들어도 점점 멋있어 집니다.
연주를 마치자 관객들이 무대를 향해 던진 꽃을 하나하나 주워서
오케스트라 단원에게 주는 모습은 정말 보기 좋았습니다.
김정원(34)허승연(43) 이경숙(64)·신수정(67) 한동일(68)
베토벤이라고 하면
열정 불멸 황제 영웅 운명 같은 단어가 자연스럽게 연상됩니다.
베토벤은 음악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불멸의 연인이기도 하고 불멸의 예술가입니다.
세월이 갈수록 그의 음악은 더욱 빛날 것으로 보입니다.
순이
데레사
2009-04-03 at 08:08
한동일씨 얼굴 참 오랜만에 봅니다.
그분이 이제는 우리나라에 사실까요?
순이님.
좋은 공연 다녀오셨네요.
Lisa♡
2009-04-03 at 09:49
ㅎㅎㅎㅎ—-
불멸, 베토벤.
사실 저는 작곡가들 중에 베토벤을 제일 봏아합니다.
김진아
2009-04-03 at 12:27
개인적으론..한동일 선생님의 연주가..전 좋았습니다.
^^
Lisa♡
2009-04-04 at 01:57
진아님.
곡도 친숙하기도 하니 그럴 겁니다.
그리고 가장 하일라이트였어요.
이경남
2009-04-08 at 16:32
내가 젊었을 때 서울 명동 시공관에서 당시 해군정훈음악대 교향악단의
연주로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5번 연주가 있었는데 지휘는 객원 지휘자
안병소 씨, 피아노 독주는 의사 출신 피아니스트 정진우 씨였습니다.
해군정훈음악대 교향악단은 후에 서울 시향이 되었고 상임 지휘자는
김생려 씨였습니다. 당시 어린 피아니스트 한동일 군의 부친이 교향악단의
인스펙터로 팀파니를 쳤습니다.
금석지감이 있는 이야기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