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이 함께하는 추억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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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년 전 도치들이 초등학교 다닐 때 온 가족이 동남아를 다녀왔습니다.
모 방송국에서 하는 "동남아 문화탐방"이라는 프로그램에 참여해서입니다.
도치아빠는 해외출장이 잦은 사람이라 그다지 흥미로워하지 않았지만
우리나라에 여행자유화가 된지 얼마 안 된 시기라 중동에 가서 살 때 말고는
처음으로 온가족이 해외여행을 간 것입니다.
그것도 도치들에게 "교육" 내지는 "견학" 이라는 이유를 달아서 떠난 여행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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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극적이고 명랑한 도치들은 가는 곳마다 많은 사람들에게 인기를 끌었습니다.
민속공연 후에 출연자가 손을 잡아끌면 스스럼없이 무대에 나가 춤을 따라하고
낙하산도 타고 원숭이와 악수도 하고 코끼리를 타는 것도 무서워하지 않았습니다.
어른들 숲에 조그만 아이가 피곤하다거나 칭얼거리지 않고 따라다닌다고
일행들이 무척 귀여워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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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을 갈아 마셔도, 음식이 입에 맞지 않아도, 아무 소리 없이 잘 먹고
구경 잘하고 따라다녀서 기특하다고 생각하며 바라다보던 딸들이
이제는 상황이 역전되어 내가 보호받는 입장이 되었습니다.
계란한판 숙녀가 된. 아니 결혼을 빨리 했으면 애기엄마가 되어있을 딸들이
이제는 거꾸로 저를 챙기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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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향이 바뀌었지만 싱가폴 보타닉 가든입니다. 꼬맹이들이 자라서 숙녀가 되었습니다.


"엄마! 안 피곤해?"
"엄마! 다리 아프지?"
"엄마! 망고 드실래요?"
나이 먹어가는 걸 반갑다고 해야 하는지 슬퍼해야 하는지? ^^
내 눈엔 아직 애기 같은 도치들이 거슬러 걱정하는 것이 반갑지만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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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를 상징하는 머라이언 상입니다.
17년 전과 지금과는 배경이 달라졌습니다.
주위에 나무 몇 그루만 있던 풍경이 고층빌딩으로 병풍 두른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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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은 혈연이라는 것에 기인하지만 추억을 공유한 사람끼리 가지는
이야기가 있어서 더욱 가까운 것 아니겠습니까?

여기쯤에서 우리 아이스크림 사먹었지?
보타닉 가든 안에 있는 저 화장실에 간 기억난다.
마술쇼 무섭다고 엄마 그때도 못 봤지?
늦잠자다가 조식 시간 놓치고 먹을 것 찾아다니기도 했었는데….
이러며 가는 곳 마다 추억을 더듬었습니다.

사진기 렌즈를 권총 보듯 하는 어떤 아저씨는 사진을 찍는 것을 싫어합니다.
자동차 안전거리를 유지하듯 아니 권총 사격거리를 벗어나듯 사진기의 앵글 밖으로
늘 벗어나 있고 사진을 찍지 않습니다.
직업상 그러기 원해서 사진 찍기를 강요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사진이 없기도 하고 있어도 올리지 못합니다.

아이들이 중학생이 된 후에는 온 가족이 가는 여행을 못했습니다.

방학도 없이 보충수업 같은 것을 하니까 시간이 없었고

공부하느라 외국에 나가 살았고 그러느라 온 식구가 뭉친 것은 17년 만입니다.

이제 큰 도치로 부터 결혼해 나가면 이런 기회가 또 올까 싶지 않아서

무리하게 휴가를 맞춰 떠난 여행인데 아주 만족스러운 시간이 되었습니다.

내년에는 사위를 한명이나 두명더하여 가게 되기를 기대합니다. ^^

순이

3 Comments

  1. 데레사

    2009-08-08 at 07:09

    순이님.
    내년에는 꼭 사위를 한명이나 두명 더 데리고 다녀오세요.
    아이들이 자라면서 이제는 거꾸로 엄마를 챙기기 시작하면 반갑기도
    하지만 귀찮기도 하지요.
    그러나 세월은 흐르게 마련이고….ㅎㅎ

    행복하세요.
       

  2. 한들 가든

    2009-08-08 at 07:57

    도치야~도치야~~ ㅎㅎ

       

  3. Lisa♡

    2009-08-08 at 08:31

    비교해서 보니 재미있네요.

    감회가 새롭겠습니다.

    엄마를 챙겨줄 정도로 컸구요.

    보기 좋습니다.

    어서 둥지를 틀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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