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태형제도가 있는 나라 싱가포르

화장실이나 거리에서 침을 뱉는 것은 물론 화장실에서 물을 내리지 않으면 벌금, 실내에서 담배 피우면 벌금, 치료용이 아닌 경우 껌을 씹으면 벌금, 공원에서 개가 똥을 싸면 벌금. 다른 사람에게 혐오감을 주는 옷차림 벌금 등 우리나라 같으면 경범죄로 규정하거나 사실상 별 것도 아닌(?) ^^ 것을 무거운 벌금을 부과하고 있고, 부모에게 효도를 하지 않으면 벌금 등은 외국인으로써는 이해하기 어려운 일입니다. 문명국가에서는 침 뱉기, 쓰레기 아무 곳에나 버리기 등 기초질서를 위반하는 것에 대해 개인의 소양이나 양심에 맞길 뿐 그것을 가지고 처벌하거나 벌금을 받거나 하지는 않습니다. 여행을 떠나기 전부터 우리 담당자가 몇 번 전화를 합니다. 껌 가지고 가시지 마세요. 담배나 술 가지고 가시면 벌금 물어요……

아니 우리가 휴가를 가는 거지 잔소리 들으러 가는 건가. 난 남의 말을 듣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고 그 듣는 말에서 재미와 이야깃거리를 찾는 사람이지만 쓸데없는 군말을 듣는 것은 질색입니다. 우리 딸들이 초등학교 다닐 때 어떤 방송국에서 하는 문화탐방 프로그램에 참여한 적이 있어서 갔을 때도 들었던 소리를 아직도 예외 없이 하고 있는 것에 속으로 그 나라는 벌금 받는 것에 재미를 느끼나? 그런 생각도 들 정도로 뭔가 제한이 많은 것을 듣는 일은 유쾌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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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독 싱가포르 에서는 벌금제도가 유명한 이유는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예외 없이 법을 적용하는데 있습니다. 이 사람은 국회의원 아들이니까 봐주고 저 사람은 전직 누구니까…..이렇게 저렇게 봐주는 법이 없답니다. 우리 딸들이 초등학생일 때 싱가포르를 방문했을 때는 필리핀 가정부가 싱가포르인 주인집 아기를 죽게 한 사건이 있어서 몹시 시끄러웠습니다. 싱가포르와 필리핀 양국의 갈등이 심화 되는 가운데 결국 필리핀 가정부를 사형시키자 필리핀 정부에서 항의를 하고 필리핀인들을 다 귀국시키는 사건이 있었지만 싱가포를 정부에서는 굽히지 않았습니다. 요즘도 일 년에 사형을 100명 이상 시킨다고 하니 실로 무서운 나라입니다. 강간이나 살인 마약사범 은 가차 없이 사형이랍니다. 필리핀 가정부가 고의로 아기를 사망케 했다고 해도 사형은 너무 가혹하다고 국제사회에서 다 들고 나서 선처를 호소했지만 소용이 없었습니다.

그러면 필리핀 국력이 약해서 그런가 하지만 미국에 대해서도 예외가 없었습니다. 미국 상원의원 아들인 10대 청소년이 싱가포르에 놀러왔다가 무슨 이유에서인지 스프레이로 남의 차에 낙서를 해서 논란이 되었는데 우리나라 옛날 사극에서나 볼 수 있는 태형이 선고 되었습니다. 스프레이로 남의 차에 낙서한 미국 소년에게 태형 4대가 언도 되어 미국 대통령이 탄원하고 아무리 압력을 넣고 선처를 호소해도 소용이 없었다고 합니다. 다른 나라 같으면 보상을 받는 차원에서 웬만하면 눈감아줄만한 사안임에도 불구하고 국제적인 비난이 들끓어도 굽히지 않고 태형을 실행했습니다.


태형은 가죽으로 된 매를 가지고 엉덩이를 때리는데 싱가포르에서 가장 무서운 것은 벌금보다 태형으로 4대를 맞는다면 수개월을 아무 일도 할 수 없을 정도라고 합니다. 그 소년이 궁둥이를 맞은 것은 미국이 전체가 궁둥이를 맞는 것만큼이나 미국의 자존심을 여지없이 상하게 했습니다. 궁둥이를 맞는 다는 것이 사실 얼마나 수치스러운 일입니까? 그것도 세계의 이목이 쏠린 가운데 자국민이 남의 나라에 가서 그것도 조그만 도시국가에 가서 궁둥이를 맞다니 기가 막힐 일이 아니었겠습니까. 어찌 보면 융통성이 없어 보이기도 합니다만 법 적용에 예외가 없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평등하다는 것은 대단합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대강 대강하는 습관이 있기 때문에 출입국 과정에서 곤란을 겪는 일이 많다고 합니다. 담배는 한 곽 만 소지해도 벌금이 200달라! 어느 분은 선물용으로 세 보루를 가지고 말레이시아에서 싱가포르로 입국하다가 출입국에서 적발되어 벌금 6000달러를 내야 했답니다. 화가 난 우리의 아저씨! "내가 지금 피울 것도 아니고 포장을 뜯은 것도 아니고 보루 채 가지고 있다가 한국에 가서 친구들에게 선물로 줄 건데 뭐 이런 법이 있냐?"며 소리소리 질렀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통용되는 방법입니다. 여북하면 목소리 큰 사람이 이긴다고 했겠습니까? 그러나 그곳은 남의 나라였습니다. 벌금을 내라고 하니 못 내겠다고 버티고 더욱 소리를 지르자 공무 집행 방해죄 아니면 괘씸죄 까지 가중되어 12000달러를 내야 했답니다. 억울해진 우리의 한국아저씨! "돈 없다 배 째라" 버티니까 경찰이 양쪽 겨드랑이를 딱 끼고 끌고 가는데 그때서야 장난이 아닌 것을 안 아저씨! 일행들의 카드까지 빌려서 12000불을 결제하고서야 놓여났다는 군요. (담배 세 보루 엄청 비싸지요?) 가이드가 전하는 실제 상황입니다. 로마에 가서는 로마법을 따르는 것이 맞는 것이겠지요. 그래도 슬슬 짜증이 나는 겁니다. 벌금천국 싱가포르에 잘못하면 벌금을 내는 것을 배우러온 것도 아닌데 이런 잔소리(?)만 계속 듣는 것은 기분이 나빴습니다.


인도네시아 바탐으로 건너갔습니다. 번화한 싱가포르를 불과 한 시간도 안 되게 물길을 배로 건넜는데 초라한 부두를 통해 바탐으로 들어가면서 국경을 통과하는 의례는 다 했습니다. 짐 검사도 하고 여권검사도 하고 출입국카드도 써서 내고… 마중을 나온 현지인 유동근씨는 제법 한국말을 잘했습니다. 가이드 생활 6년째라고 하고 나이는 46살이라는데 우리나라 60대 아저씨보다 더 나이 들어 보였습니다. 누구에게 배웠는지 말이 순하고 재미있습니다. 한글을 쓸 수는 없고 말만 배웠다고 하는데 자기나라 경찰이 지나가자 "경찰 무서워."이러며 눈을 찡그리며 몸서리치는 시늉을 합니다. 내가 가이드 앞에 앉아있었기에 "경찰이 왜 무섭냐?"고 물었더니 “트집을 잡아 돈을 뜯어내려고 해서” 되도록 공무원들과 눈을 안 맞추고 피해 다닌답니다. 인도네시아에서는 3년마다 주민등록증을 갱신하는데 그런 것이 없으면 가이드를 못하고 여러 가지 어려움이 많다는 군요. 한번은 유동근씨가 가이드 자격증을 잃어버려서 새로 하는데 공무원이 돈을 요구하는데 못 줬더니 한 달이 지나도 새로운 증명서가 나오지 않더랍니다. 일은 해야 하고 마음은 급하고 해서 다시 가서 2만원을 주었더니 그 자리에서 만들어 주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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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일련의 과정을 설명하는데 재미있게 말하려고 해서 그러는지 담당 공무원을 찾아가 한손에 뇌물을 건네주었더니 타자치는 솜씨가 빨라지고 다른 사람이 무슨 서류를 부탁하니까 턱을 움직여서 거기 놓고 가라고 하더라며 흉내를 내어 가면서“여기 공무원 너무 나쁘다”를 연발합니다. 대략 인도네시아 공무원 월급이 한 달에 삼십 만 원 정도 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주민증 하나 새로 발급해 주는데 이 만 원을 받는다면 공무원은 금방 부자가 될 것이고 가난한 주민은 더욱 가난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공무원 잘살아. 우리 잘 못살아, 여기는 돈만 있으면 되 섬 하나 사서 사장님이 대통령해! 나는 비서 하고 싶어!” 이런말을 하며 가이드도 웃고 우리도 웃었지만 가이드는 금방 고개가 힘없이 꺾어지며 쓸쓸한 표정이 되었습니다.


사소한(?) 쓰레기 문제나 공무원이 집에까지 들어와 돌아보고 집안에 있는 화분 받침에 물이 고여 있어도 벌금을 물릴 정도로(모기나 해충의 서식처를 제공한 잘못) 사생활을 규제하는 싱가포르하고 돈만 있으면 살기 좋은 인도네시아하고 어디서 살고 싶냐? 성인에게 어울리지 않는 질문을 우리 딸에게해 봤더니 “우리나라에서 살고 싶어! 두 나라 다 정상은 아니야.” 이러는 군요. 이것 하지 마라 저것 하지마라, 이러면 벌금이다 저러면 벌금이다, 이런 나라가 아니라도 성숙한 시민의식으로 살아갈 수 있는 나라면 얼마나 좋을까요? 벌금 천국인 싱가포르도 공무원 천국인 인도네시아도 싫고 우리나라가 살기 좋은 나라입니다.

순이

6 Comments

  1. 데레사

    2009-08-16 at 15:00

    싱가폴 공항 화장실에서는 용변보고 물내리는가 안내리는가
    감시하는 사람도 있던데요.
    사람 사는게 더러는 비뚤어지기도 하고 더러는 좀 더럽기도 하고
    그래야지…..

    나도 우리나라가 젤로 좋아요.   

  2. 채희일

    2009-08-17 at 05:00

    싱가폴의 벌금제도나 태형제도는 우리가 배울점이 있습니다.싱가폴에서 10년을 살다가 터득한 생각 입니다.   

  3. 동짜몽

    2009-08-17 at 05:58

    수박겉핥으니 울나라가 좋아보지죠. 짧은 경험으로 글쓰면 이렇게 됩니다…   

  4. 라이언

    2009-08-17 at 07:16

    싱가폴은 서울보다도 작은 답답한 도시국가이고 개인의자유와 민주주의가없는 독재 국가입니다 .시민이 껌만 씸어도 바로 수갑채워감방에 쳐넣은 인권과 민주주의가 실종된 후진국입니다.단지 일인당 국민소득만 한국보다 좀많다고 잘사는나라인줄아나본데 .참무식한놈들이죠 ㅉㅉ   

  5. 김현숙

    2009-08-17 at 07:43

    태형제도는 우리나라에서 도입했구나…곤장제도를…우리나라도 다시 부활해야한다..덤으로 주리도..   

  6. 운정

    2009-08-18 at 13:03

    싱가폴에서 껌을 씹으면 벌금 내는것은 법이죠,

    우리나라처럼 껌 씹다가 길에 밷어버리면 지나는 행인에게
    불쾌감을 줄 수 있거든요.
    싱가폴의 도로는 껌 자국이 않보입니다.

    우리나라는 언제쯤이면…않보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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