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르디 오페라 "운명의 힘"에서
한마디 저주가 끝없는 파멸을 부르는 것을 봅니다.
딸을 대리고 도망하려는 남자를(알바로) 죽이려고 하다가
오발된 총에 맞아 아버지가 죽으면서 "가문의 명예를 더럽혔다"고 하여
딸에게 저주를 하고 죽습니다.
고의는 아니지만 아버지를 죽게 만든 딸과(레오노라) 남자는 도망자 신세가 되고
아버지를 죽인 여동생과 남자를 찾아 원수를 갚겠다고 뒤쫓는 남자(카를로)의
이야기가 어둡고 비극적으로 그려진 오페라입니다,
"운명의 힘" 중에서 서곡이 가장 유명한데 이 서곡은
드라마나 영화에서 아주 많이 들을 수 있는 곡입니다.
주로 비극적인 장면에 많이 삽입이 되어 약간의 공포감을 조성하기도 하는
익숙한 음악입니다
금관악기가 빠른 템포로 힘차게 연주한 후에
현악기에 의해 주제가 내용을 설명하듯 연주를 합니다.
그 음악은 레오노라의 극복할 수 없는 운명의 힘을 표현한 것으로
공연하는 내내 배경음악으로 자주 연주됩니다.
이 서곡은 유명하기 때문에 독립적으로도 많이 연주되는 곡입니다.
알바로(테너)는 인디언 왕족과 백인의 혼혈로 태어난 것부터가
운명이 순탄치 않을 것을 예고합니다.
극도로 험난하게 살아가는데 그런 연유 때문인지
이 오페라 대본의 원작 제목이 "돈 알바로 혹은 운명의 힘"입니다.
돈 알바로의 인생유전을 그린 오페라라고 보입니다.
모진 운명을 견디지 못하고 결국엔 속세의 삶을 포기하고 수도원으로 들어가지만
그곳까지 복수를 하려고 쫓아온 레오노라의 오빠 카를로와 결투를 하고
절벽에서 뛰어내리는 것으로 인생을 마감합니다.
레오노라(소프라노)는 아버지를 죽게 만든 자신을 책망하며 수도원으로 들어갑니다.
일반 수도원과 다른 산속 동굴에 기거하면서 세상을 등지고
사람의 접촉을 끊고 오직 기도만 하면서 살아가는 것입니다.
그녀에게도 운명은 너무 가혹해서 권총의 오발로 인해 아버지가 죽고
친오빠 카를로에게 쫓깁니다. 그녀는 수도원에 들어가 세상과의 연을 끊지만.
알바로를 항상 그리워합니다. 결국 우연히 알바로를 만나게 되나
오빠인 카를로에게 죽임을 당합니다.
카를로(바리톤)는 이 오페라에서 가장 집념이 강한 주역입니다.
아버지를 살해한 여동생에게 아버지의 복수를 할 것을 다짐하고
이 둘을 죽을 때까지 따라다니지만 자신이 죽게 되면서 다함께
죽음을 맞게 됩니다.
수도원의 은신처에 숨어있는 레오노라와 알바로가 극적으로 재회한 기쁨도 잠간!
오빠를 발견하고 자신에게 달려온 여동생 레오노라를 죽이며 자신 역시 생을 마감합니다.
그의 고지식하다고 할까? 강직한 성품에서 우러나오는 복수심이 그를 파멸시키는
운명으로 작용하였습니다.
아버지가 죽으면서 딸에게 한 저주로 인해
사랑하는 딸과 그녀를 사랑한 남자 그리고 아들까지 다 죽음으로서 끝나는
너무도 비극적인 이야기입니다.
이것을 보면서 제목은 운명의 힘이지만 나름 저주의 힘이 작용하는 것을
알 수가 있습니다.
인생은 늘 조그만 사연이 겹치고 겹쳐서 필연이 되고 운명이 되지만
악연을 피해갈 수 있는 가능성이 높은데도 아주 적은 나쁜 확률에
맞아 들어가는 것입니다.
교통사고도 0.5초만 늦거나 빨라도 일어나지 않을 수 있는 일입니다.
행운이라는 것은 악운과 맞닥뜨리지 않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어느 분이 간증을 한 것을 들어보니 미국 911테러가 났을 때 아침에 먹은
오렌지 주스가 탈이 나서 화장실을 가느라 출근이 늦어지는 바람에
죽지 않고 살 수 있었다고 하더군요.
그런 배탈은 정말 우연하게 난 일이지만 목숨을 건지는 행운이었습니다.
딸을 사랑한 남자가 신분이 비슷한 귀족이었거나 아버지의 죽음을
복수하기 위해 너무 집착하는 아들이 아니었으면 이야기는 달라집니다.
모진 운명을 피해 은둔 생활을 하는 알바로를 5년 동안이나 추적하여 찾아 가는 일이나
수도한 알바로가 모든 모욕을 참으며 결투를 피하고자 하는데
따귀를 때리고 심한 모욕감을 주면서까지 기어코 끝장을 내려고 하는
집념은 차라리 비겁한 것만 못한 것이 아닐까요?
"모든 것을 용서하고 자비심을 가지라"고 애원을 하는데도 들어주지 않습니다.
레오노라는 오빠인 카를로스와 그녀의 연인 알바로가 결투를 하는 것도 모르고,
동굴에서 기거를 하면서 기도에 정진하지만 정신적 고통에 시달리다 못해 병들어
귀신같은 모습으로 부르는 유명한 아리아「신이여, 평화를 주시옵소서.」를 부르는 장면은
정말 애끓는 모습이었습니다.
알바로와 카를로가 결투를 한 장소가 하필이면
레오노라가 5년간 은둔한 장소 근처가 아니었으면 세 명이 다 죽지는 않습니다.
관계된 모든 사람이 죽음으로 막을 내리는 무거운 주제의 오페라를 보면서
살면서 남에게 저주의 말은 절대 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입으로 하는 저주의 말이 얼마나 끔찍한 결과를 초래하는지 모릅니다.
남에게 늘 평화의 말 축복의 말을 하도록 노력해야 하겠습니다.
순이
데레사
2009-10-22 at 08:37
오페라를 본지도 꽤 오래 되었어요. 언젠가 국립극장에서 아이다를
본후로….ㅎㅎㅎ
제가 이렇게 삽니다.
순이님. 감기걸리지 말고 건강하세요.
리나아
2009-10-22 at 15:04
늘..
남에게
평화의 말이나 축복의 말을 하도록
노력해야겠다고….저도 가능하면 그래볼까 봐요..
근데 정말 그렇게 할일만 있다면 참 좋겠네요만…
소리울
2009-10-23 at 01:50
남에게 생명을 주는 말하기.제가 올해에 세운 목표인데
참으로 어렵습니다. 전화기 안 고쳐주는 회사에 폭탄을 터트리고 싶다고도 말했으니까.
참으로 또 반성을 합니다. 순이님은 늘 제게 생명을 주는 말씀을 하시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