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를 많이 낳겠다는 예비신랑 (하이든의 천지창조)

하이든의 <천지창조>는

천지 만물을 창조하신 하나님을 찬미하는 것으로 전곡은 모두 3부로 되어 있는데,
대 편성 오케스트라와 더불어 합창단이 대천사 가브리엘(소프라노),
우리엘(테너), 라파엘(베이스)과 함께 어울려 천지창조 과정을 노래합니다.

하이든의 천지창조는 헨델의 메시아와 쌍벽을 이루는 종교음악으로
우리에겐 헨델의 메시아가 더 많이 알려져 있습니다.
크리스마스 시즌이 되면 어린이가 있는 집에서는 차이코프스키의 "호두까기 인형"같은
발레를 한편 보기도 하지만 클래식 팬들은 의례적으로 메시아 공연에 참석하게 됩니다.
헨델의 오라토리오 메시아는 매년 12월이면 전 세계적으로 많이 공연되는
연말 전용 송년 음악입니다.
메시아는 히브리어로 "기름 부음을 받은 자", 또는 "구원자"를 뜻하며,
오라토리오란 종교적 가사를 바탕으로 한 서사적인 대규모 종교 음악입니다.
천지창조는 메시아 보다 조금 덜 연주되는데
어느 땐 헨델의 메시아나 하이든의 천지창조가 같은 곡으로 느껴지기도 합니다.
하이든의 대위법이니 하는 전문적인 음악에 관한 사항은 전문가에게 맞기고
천지창조를 들으면서 내 나름대로 떠오른 생각이 있어서 적어봅니다.

성경 창세기 1장에 하나님이 천지 창조를 하는 과정이 나옵니다.
첫째 날은 "빛이 있으라! " 는 말씀과 더불어 혼돈에서 질서가 시작됩니다.
둘째 날은 "물 가운데 창공이 있으라. 그것으로 물과 물을 가르라"
셋째 날은 하늘아래 물이여 한곳에 모여 마른 흙이 나타나게 하라"그리고
"땅으로 하여금 초록 풀들 씨앗을 만드는 목초들 열매를 만드는 과일 나무들을 내게 하라."고

해서 생명이 탄생합니다.

이러다가 여섯째 날에 신의 형상대로 아담을 만듭니다.
아담의 갈비뼈를 취하여 이브를 만드시고 아담과 이브로 하여금 만물의 주인이 되게 합니다.
생육하고 번성하는 것이 인류에 내린 축복입니다.
그러면서 하나님 보시기에 좋았더라고 스스로 감탄하십니다.
모든 세상만물을 만들어 놓고 사람을 만물 주인이 되게 하신 것이
하나님 보시기에 보기 좋았던 것입니다.

내가 결혼할 즈음에는 정부에서 강력한 산아제한 정책을 펴서
되도록이면 자녀를 못 낳게 했습니다.
길을 지나가다가도 보건소 직원에게 붙잡히면 피임 방법에 대해
강제로 들어야 했고 단산을 하면 혜택을 주기도 했습니다.
남자들이 예비군 훈련을 가게 되면 정관수술을 해 주고 그 주차 예비군 훈련을
면제해 주기도 했습니다.
그 바람에 아이를 한명만 낳고 안 낳은 내 친구들도 여럿 있습니다.
사람의 이목이 번답한 곳에는 인구시계탑을 만들어 우리나라 인구가
4천 5백만을 통과 했느니 오천만이니 하면서 지구가 금방 인구폭발로 종말이 올 듯한
위기감을 조성하면서 산아제한을 심하게 강요했습니다.
그렇게 태어난 아이들이 자라서 결혼하여 자녀를 낳아야 될 때가 되자
아이를 낳지 않으려고 하는 바람에 인구가 줄어 걱정을 하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결혼해서 자녀를 무조건 많이 낳는 것이 애국인 상황이 된 것입니다.
자녀를 낳으면 많은 혜택을 주면서까지 다산을 장려하고 있는 것을 볼 때
격세지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런 시대적인 영향을 받아서 그런지
4월 결혼식을 앞두고 있는 우리 사위될 사람의 꿈이 자녀를 많이 낳는 것이랍니다.
우리 딸은 동의하지 않는 것 같은데 자녀를 네 명쯤 낳아서 기르고 싶다고 합니다.
옛날식으로 말하면 저 먹을 것은 저가 타고 나온다."라고 하겠지만
자녀를 낳는 일도 힘들고 낳은 자녀를 잘 기르는 일도 요즘 얼마나 어렵습니까?
먹이고 입히고 공부시키고 하는 것이 결코 만만하지 않습니다.

그래도
내가 세상에 살면서 가장 잘 한일을 꼽으라면 두 딸을 낳아서 기른 일이고
서운한 일을 꼽으라면 자녀를 더 낳지 않은 일입니다.
아무리 세상에 재미난 일이 많다고 해도 내 자녀가 자라는 일을 보는 것만큼
행복하고 즐거운 일이 어디 있겠습니까?
아이가 태어나서 옹알이를 하고 엄마 아빠를 발음하고 걸음마를 하고
유치원을 가고 하는 일들이 숨이 꼴깍 넘어갈 정도로 그 순간마다 행복했었기 때문에
자녀를 낳아서 기르는 행복을 꿈꾸는 우리 사윗감의 이야기가
청년으로서는 평범하지만 가장 원대한 꿈이라고 보여 집니다.

우리 도치를 혼자 놓고 볼 때 보다 사윗감과 딸을 같이 앉혀놓고 보면
바라보는 기분이 훨씬 흐뭇하고 좋습니다.
하나님이 에덴동산에서 아담과 이브를 놓고 볼 때 좋으셨던 그런 기분을 느낄 수 있습니다.
더하여 자녀까지 낳아서 함께 가정을 가꾸고 사는 모습을 보면 더 좋겠지요?
하나님이 이루고자 하셨던 생육하고 번성하는 일
그것이 결혼하는 일이고 자녀를 낳아 기르는 일일 것 같습니다.
하나님 보시기 좋았더라! 하는 음성이 내 마음에도 들리는 듯합니다.

오늘 저녁엔 하이든의 천지창조를 들으면서 내 마음을 위무해 보고자 합니다.

큰딸아이의 결혼식이 다가오자 자잘하게 신경 써야 할일도 많고

신경이 쓰이는 일도 많습니다.

순이

1 Comment

  1. 토종

    2010-03-08 at 02:50

    박정희 대통령이 잘한거 많은데
    유독 산아제한은 너무도 잘못 한것 같습니다.

    정책 입안자듣이 명심 할것은 생명을 인위적으로 조작하면
    큰 손실이 온다는걸 반세기를 통해 알게 됩니다.

    너희 자손이 모래알처럼~
    아브라함 에게 아마도 귀에다 데고 솟삭이듯 말씀 하셨을 이야기.

    공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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