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서 배를 타고 바다를 건너 일본을 다녀왔습니다.
난생 처음 그렇게 큰 배를 타 봤습니다.
어머니를 모시고 어머니의 세 딸과 조카 두 명, 일행이 6명입니다.
서울역에서 ktx로 부산까지 가서 배로 일본 후꾸오카로 이동하는 여정이라
시간이 많이 걸립니다만 비행기로 단번에 가는 여행보다 가족 간에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시간이 많아서 즐거움을 더했습니다.
자매간이라고 해도 서로의 일이 있고 가정이 있으니
아무리 자주 만나도 밀린 이야기가 많을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는 4자매인데 막내 여동생은 공연이 겹쳐서 함께하지 못했습니다.
막내는 해외 공연이 잦은 사람이라 최근에도 중국 이집트 싱가포르 등지를 다녀와서
휴가 여행에 대한 기대는 그다지 큰 사람은 아니지만
어머니 모시고 자매가 함께 가는 것만 하냐고 너무 아쉬워했습니다.
부산항에서 배를 타고 출발하기 전 바라본 부산의 모습이 대단했습니다.
광고 간판처럼 보이는 롯데 호텔인지 쇼핑몰인지 모르겠는데 대단히 크고 화려했습니다.
바다에서 바라 본 하늘에는 눈썹 같은 하현달이 떠 있었습니다.
배가 얼마나큰지 설명을 하고 싶으나 내가 알고 있는 톤에 느낌은 0.1톤을 넘지 못합니다.
0.1톤의 기준도 어떤 기준이 있는가 하면 몸무게가 거의 0.1톤에 육박한다는 사람을 본 기억을 더듬어서
내 몸무게가 0.1톤의 반이 넘는다는 정도의 감을 잡을 뿐입니다.
그러니 배 안에 침대는 물론 목욕탕 즉 대욕장이 있고 식당과 오락실
가라오케 매점 등등 호텔수준의 시설을 갖추고 수천 사람이 타는 배가
과연 몇 톤인가를 설명할 기본적인 소양이 없습니다.
대강 부산에서 일본을 다니는 배는 아파트 서너 동을 합쳐 놓은 것 만해 보입니다.
배 선수에서 선미가 한눈에 다 들어오지를 않습니다.
자동차나 비행기에 비해 배 멀미가 심하다고 해서 식구들 수대로 멀미약을
챙기긴 했는데 아무도 멀미약을 찾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혹시 멀미를 호소하는 사람이 있으면 멀미약을 줄까하고 살펴봤지만
많은 여행객중 아무도 멀미에 대한 고통을 호소하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약 박스가 조금 구겨지긴 했지만 고스란히 가지고 와서 다시 팔 수 있게 되었습니다. ^^
조밀한 침대에 누워 자는 것이 조금 불편하고
머리를 베개에 대면 약간의 소음과 진동이 느껴지긴 했지만
잠자는 데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습니다.
저 바다에 누워~~~~ 무슨 노래 같습니까?
바다위에 떠서 자는 느낌이 어떨까 늘 상상을 했는데
육지에서 잠을 자는 것과 별 차이가 없었습니다.
초저녁에 할일도 없고 하여 일찍 잠이 들었더니 노인처럼 일찍 잠에서 깨어난 탓에
침대에서 살그머니 빠져나와 뱃전으로 나갔습니다.
비행기가 착륙허가를 받아야 하는 것처럼 배도 접안 허가를 받아야
항구에 들어갈 수 있는지 후쿠오카 항구를 바라보고 오래 멈추어 있었습니다.
일본 후쿠오카항구는 우리의 부산 항구와 별로 다를 것이 없었습니다.
배안에서 세수를 하고 아침을 먹고 하선을 했습니다.
………………..
여행 후기를 쓰는 방법이 달라서 읽는데 재미가 없으실 것 같습니다.
언제 어디를 가고 뭘 보고 이런 내용으로 쓰지 않고
저는 여행지에서 받았던 느낌을 적게 됩니다.
이번엔 사진을 좀 첨가하려고 합니다.
사진도 잘 찍지 못하고 구도도 엉망입니다.
순이
김진아
2010-08-10 at 08:43
느낌 그대로 전달되어 오는 걸요..
다음이 기대됩니다. ^^
부럽습니다.. 어머님 모시고 함께 하시는 시간이…제겐요..
데레사
2010-08-10 at 11:16
저도 배타고 제주도와 후꾸오까 그리고 나가사끼를 여행한적이
있어요. 우리는 배에다 숙소를 정하고 상륙해서 구경만 하고는
도로 배로 들어가서 잤는데요.
사진 잘 찍을 필요 없어요. 저는 그저 되는대로 눌러서 그중에서
마음에 드는걸로 뽑아서 당당하게 사용하고 있거든요. ㅎㅎ
잘 다녀오세요.
오드리
2010-08-10 at 14:35
1톤이면 1000kg인데 순이님 농담하신거지요?
SunLim
2010-08-10 at 17:16
노모님 모시고 좋은 여행길 떠나셨네요.
부산에서 일본까지 가는 뱃길이 퍽 의미가 있을것 같습니다.
좋은 여행되시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