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남자의 두가지 소망 (한 남자 두 집)

모모짱이라는 닉네임으로 인터넷 상에서 유명한 분이 있습니다.

이분은 장고라는 남편과 결혼하여 홀 시아버님을 오래 정성껏 모셨고
시동생 시누이를 결혼시키고 두 아들을 낳아서 기르고
조상 제사를 정성껏 모시는 등 우리시대의 맏며느리 역할에서
한 치의 어긋남도 없이 자신의 자리를 지키며 살았습니다.
어쩌면 진부하기 까지 한 그녀의 삶이었습니다.
장고라 불리는 남편은 평생 실패라는 것을 모르는 성공한 직업인이고
좋은 외모와 언변과 카리스마를 지닌 남자였습니다.
이 남자의 두 가지 소망은
"살고 싶은 집을 지어서 사는 것"과
"살고 싶은 여자와 사는 것"입니다.

집안의 대소사를 챙기고 자녀를 양육하고 남편을 내조하고 살면서 대학에서
국문학을 전공한 소설가의 꿈을 접고 남편의 그늘에서 안주해 살았습니다.
남자는 하늘이라는 현 60대 여인들이 가지는 사고로 남편을 바라보기에
별 불만도 없이 살아갈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남편이 자신 말고도 “여보”라고 부르는 여자가 25년 전 부터 있었다는 사실이
우연한 기회에 밝혀집니다.
능력 있는(?) 남자는 25년 동안이나 아내 몰래 다른 여자를 사랑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본처에게는 조강지처의 삶을 살아가게 하고
시앗과는 오직 사랑만을 나눌 수 있는 편리한 그 남자만의 사랑 법이었습니다.

그것을 안 저자는 혹독한 갈등을 겪으면서 그들의 사랑을 지켜볼 수밖에 없습니다.
부부간에 합법적으로 나눌 수 있는 육체적인 사랑은 그녀에게 가서 나누고
본처에게는 밥과 반찬이나 챙기고 남편의 술주정이나 받아주고
술이 취하면 시앗의 흉을 보거나 칭찬을 하거나 술의 힘을 빌어
그녀의 이름을 불러 대든가 하는 것들을 참아내야 했습니다.
시앗이 몸살이 나서 아프다면 구급차를 불러 병원응급실로 달려가고
아내가 중증 근 무력증으로 흉선 절개수술을 받아야 하는 큰 질병에는
"친정 식구를 부르라"고 못 본 척 합니다.
그 남자도 약을 먹는데 약 먹는 시간을 시계를 쳐다보면서 지키고 있다가
챙겨 달라고 합니다.
자기애가 극도로 심한 사람으로 보여 집니다.

저자는 남편의 그런 학대를 견디다 못해 돌파구를 인터넷으로 삼았습니다.
시앗을 보면 돌부처도 돌아앉는다고 하는데
뻔뻔하게 두 집을 오가면서도 당당한 그 남자를 참아내기 어려울 수밖에 없습니다.
남편의 난폭한 성품에 대항을 할 수 없으니까 인터넷 한 사이트에
자신의 심경을 담담하게 적어갔습니다.
그 글을 읽은 많은 사람들이 그녀의 다음 글을 기다렸고 울분을 토했습니다.
자동차 키에 본집과 시앗의 집 열쇠를 자연스럽게 가지고 다니고
시앗에게 가져다 줄 반찬을 해 줄 것을 요구했습니다.
둘이 여행을 가는데 가방을 챙겨 달래기도 하고
세련되지 못한 아내를 원색적으로 비난하기도 합니다.
그런 그 남자의 언행이 그냥 인터넷으로 퍼져갔습니다.
그 글을 읽는 사람들은 요즘도 그런 사람이 있나 의아했고 분개했습니다.
그런 재미난(?) 이야기를 인터넷 상에서만 읽히는 것을 아까워한 출판사에서
"시앗" 이라는 이름으로 책이 발간되었습니다.
익명으로 한 사이트에 글이 올라가는 것과 책으로 나온 것은 반응이 달랐습니다.
그걸 시집식구들이 알게 되어 시집식구들의 비난을 심하게 받았습니다.

그건 그럴 것도 같았습니다.
어찌 되었든 한집에 살고 있으면서 집안의 흉이 널리 퍼지는 것을 좋아할 사람들은 없으니까요.
잘 못 된 것이 바로 잡혀지는 것이 아니라 잘못을 남에게 알린 사람이 비난을 받았습니다.
결국은 나이 예순 셋에 이혼을 합니다.
남자는 당연히 몇 십 년 숨어 사랑을 나누던 여인과 함께 여생을 보낼 수 있게 되었습니다.
경재적인 자립이 미흡한 상태에서 혼자가 된 여인의 앞날은 그렇게 순탄할 것 같지는 않습니다.

▶책 속으로
인수는 두 여자 사이를 왔다 갔다 하면서 나날이 뻔뻔스러워졌다.
두 아파트 열쇠를 공공연히 자동차 열쇠에 매달고 다녔다.
“이건 무슨 열쇠예요?”
“아, 그거? 지연이 아파트 열쇠야.”
때론 거짓말도 필요하다던 인수는 이제 거짓말을 하지 않았다.
“나 지연이랑 여행 다녀올게.”
여행 가방 찾는 걸 도와주지 않는 서영에게 인수는 버럭 화를 내기도 했다.
“당신 이혼 당하고 싶어?”
인수는 그렇게 말했다.
“걔가 어디가 그렇게 좋아요?”
“씹이 좋다! 왜?”
더 이상의 말은 필요 없었다. 말문을 닫을 수밖에 없었다.
서영의 입을 닫게 하는 방법으로 인수는 섹스를 이야기했다. p.71 <그들> 중에서

그런 와중에 자신의 특기를 살려서 "한 남자 두 집" 이라는 사실과 픽션을 섞어서
소설을 발표했습니다.
그다지 세련된 소설은 아니지만 한 여자의 굴곡 된 인생을 읽을 수 있습니다.
이 소설을 읽으면서 느끼는 것은 법으로 인정된 부부이고 자녀를 낳고 산 부부라도
육체적인 접촉 없이는 멀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결혼한 후 자녀를 낳고 산 몇 년 빼 놓고는 남편과의 잠자리가 소원해 졌다고
주인공은 말합니다.
이미 그때 시앗은 존재했었고 사랑은 그녀에게 가서 나누고
사회적인 체면이나 형식을 위해 본가가 필요했던 것입니다.
그 후에 시앗의 존재가 들어나고 부터는 주인공이 남편을 거부합니다.
몇 번 그 남자는 아내에게 돌아오고 싶어 하는 대목도 눈에 띄지만
용납하기에는 그녀의 상처가 너무도 깊고 오래 되었습니다.
부부라면 한 방에서 한 침대에서 자는 잠자리는
부부가 부부이기를 지속하는 아주 중요한 잣대가 되는 것 같습니다.

두집_1~1.JPG

저자의 애매한 태도가 남편과 자신을 괴롭히는원인이된 것도 있습니다.
착하고 순종적이고 정당한 태도를 일관되게 적용했으면 좋은데
남편의 폭언이나 폭력을 피하는 수단으로 순종적인 태도를 취했고
사회적인 관습을 지키려고 착한모습으로 생활했고
아내로서 정당하게 요구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지래 포기하고 살았습니다.

저자는 책을 냄으로서 많은 팬을 얻어서 인생의 허무를 조금은 달랠 수 있게 되었고
남편은 살고 싶었던 여자와 여생을 보낼 수 있게 되었으니
많은 모순을 내포하고 있지만 나름 해피 앤딩이라고 할 수 있는 소설입니다.

순이

2 Comments

  1. 데레사

    2010-08-22 at 09:04

    읽는 제가 속이 막 상합니다.
    요즘 아침에 하는 드라마 엄마도 예쁘다가 생각나네요. 그 연속극속의
    남자도 바람을 피면서도 그렇게 떳떳할수가 없어서 허구인 드라마에도
    막 화가 나던데요.

    그분이 책을 냄으로서 행복해 지기를 바라고 싶습니다.   

  2. jh kim

    2010-08-24 at 03:16

    글쎄요
    어떻게 말해야 옳은 표현이 될는지요
    저는 중학교학생시절 그광경을보고 자랐답니다
    1절만 할랍니다
    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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