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많은 과부는 국가가 관리한다? (메리 위도우)

즐거운 미망인이라면 조금 이치에 닫지는 않는 말이지요?

어떻게 남편을 잃은 미망인이 즐거울 수 있겠어요?

미망인이 즐거울 수 있으려면 몇 가지 선제 조건이 충족되어야 합니다.

우선은 미망인이 남편과의 이별이 그다지 슬프지 않아야 합니다.

죽도록 사랑한 남편을 먼저 하늘나라로 보내고 즐거워 할 수는 없는 일이거든요.

그리고 유산이 많아야 즐거울 수 있겠지요.

그런 행운을 차지한 한나는 즐겁고 주목받는 미망인이 되었습니다.

장소는 환락의 도시 파리에서 시작합니다.

파리에 있는 폰테베드로 대사관 장면입니다.

폰테베드로 라는 나라는 발칸반도의 알바니아 북쪽에 있는 작은 나라라고 하지만

사실은 메리 위도우에 나오는 가상의 국가입니다.

당시 경제적으로 대단히 어려운 형편이어서 오스트리아로부터 빌린

외채를 갚지 못해서 국가부도를 내야할 입장입니다.

하지만 국가체면은 있어서 폰테베드로 대공의 생일을 축하하는 무도회를

대사관에서 개최하게 되었습니다.

대사인 제타 남작은 이날의 무도회에 한나를 특별히 초청합니다.

한나는 얼마 전에 결혼하였으나 부유한 남편이 갑자기 세상을 떠나는 바람에

많은 유산을 받은 행운의 여인입니다.

한나의 재산이 폰테베드로에서 빠져 나가면 국가파산이 일어날 정도이기 때문에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으려면 한나가 폰테베드로 사람과 필히 결혼해야 합니다.

제타 대사는 대사관 직원인 다닐로를 염두에 두고 있습니다.

다닐로는 귀족이었고 한나는 평민이라 서로 좋아했지만 결혼하지 못한

과거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한나와 다닐로가 대사관 무도회에서 만나 일이 순조롭게 되기를 바랐습니다.

메리1.jpg메리_위도우2.jpg

다시 만나게 된 한나와 다닐로는 서로 묘한 입장입니다.

다닐로와 한나가 폰테베드로에 있을 때 서로 장래를 굳게 약속한 사이였지만

다닐로의 삼촌인 대공이 한나와의 결혼을 극력 반대하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헤어져야했습니다.

대공은 한나가 가진 게 아무것도 없다면서 결혼을 반대했습니다.

과거에 한나는 가난한 소작인의 딸이었지만

지금은 폰테베드로에서 가장 부자가 되었습니다.

다닐로와 헤어진 후 아버지의 빚을 갚기 위해 부자 은행가와 결혼하였는데

결혼 직후에 세상을 떠나는 바람에 갑자기 상속을 받아 부자가 된 것입니다.

세월이 흘러 두 사람은 파리의 고국 대사관에서 만나게 되었습니다.

다닐로는 아직도 한나를 사랑하지만 그렇다고 한나에게 다시 구혼할 생각은

할 수가 없습니다.

왜냐하면 한나가 부자가 되었기 때문에 돈을 보고 결혼하려 한다고

사람들이 생각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한나는 한나대로 다닐로가 진정한 마음으로 다가오기 전에는

결혼을 고려할 생각이 없습니다.

서로의 자존심 때문에 사랑을 맺지 못하고 오해 만 깊어지다가

결국에는 맺어지는 해피 앤딩입니다.

화려한 춤이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정신없이 화려하게 펼쳐지기 때문에

미망인의 이야기라는 사실은 잊어버리고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게 됩니다.

폰테베르디 대사인 늙은 남작의 젊은 프랑스 아내의 바람기로

사건을 만들어가고 풀어 가는데 묘한 재미가 있습니다.

한나와 다닐로의 “사랑의 테마”는 우리나라 민요 중에

풍년이 왔네~~~ 풍~년이 왔네~~~라는 가락과 흡사하고

폰테베르디 민속춤은 우리나라 민속춤과도 비슷해 보였습니다.

남자들의 옷차림이 우리나라 바지저고리 같은 모양이었습니다.

한사람의 재산이 해외로 빠져나가면 국가의 재정이 파탄 날 정도로

개인의 부가 막강했었는지 국가가 워낙 작아서 그런 것인지 모르지만

미망인이 외국인과 결혼해서 재산을 외국으로 가져가지 못하게 하기위해

국가가 나서서 관리를 하는 것이 좀 웃깁니다.

대사관으로 전통 문을 보내는 것부터가 재미있는 발상이지요.

개인의 신상을 국가에서 관리할 정도로 국가의 정보력이 대단했을까요?

1900년이 배경으로 1905년에 초연된 작품인데 실제로 유럽 문화가

먹고 마시고 춤추는데 몰두하고 있던 시기이기도 합니다.

"재앙이 근처에 도달했으면서도 포기하지 않는 극장에서의 백일몽"이라고

한 오페라 저술가가 이야기 했을 정도로 제1차 세계대전 직전의 시기입니다.

같이 강의를 들은,

두 밤만 자면 60대가 되는 어떤 분은 "늙은 남자"라고 하는

선생님의 해설에 상처를 받았다고 하시는 군요.

60대가 되면 늙은 남자에 속하게 되는데 그 말이 무지 서운하다는 말씀입니다.

늙은 남자라는 말이 서운하게 들리는 것을 보니 우리의 나이가 예사롭지

않은 나이가 되었습니다.

그래도 여전히 책이나 영화, 음악과 발레에 마음을 빼앗기고

멋진 남자를 또 여자를 보면 마음이 설레고 사랑의 감정은 여전한데

늙어가고 노인이 되어 간다는 현실이 조금 슬프기는 합니다.

이렇게 해서 세종 아카데미 2010년 오페라 수업이 종강을 했습니다.

남들이 지루해 할 정도로 꾸준한 나의 성격상 취미로 하는 오페라강의도

결석을 한 번도 하지 않아서 상을 받았습니다.

40명 정도 되는 수강생 중 혼자 개근을 했더라구요.

문제는 내가 너무 안 바쁜 아줌마, 즉 별 볼일 없는 아줌마로

남들이 생각합니다. 그런데 사실 나도 몸이 곤하거나 다른 일이 있으면

결석하고 싶은 생각이 왜 없겠습니까만 그래도 시작한 일은 끝을 보는

내 의지가 용납을 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실제 별 볼일 없는 사람이기는 하지만 나름 바쁘기도 합니다.

순이 글 읽느라고 한 해 수고 많으셨습니다.

또한 감사드립니다.

순이

1 Comment

  1. 리나아

    2011-01-02 at 16:52

    재미있네요..
    돈이 안 빠져나가게…도 필요한 발상같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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