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라노 김인혜 선생님을 사랑합니다.

아람누리나 세종문화회관 로비에서 김인혜 선생님을 뵌 적이 있습니다.
공연을 마치고 제자들과 지인들에게 둘러싸여 꽃다발을 가슴에 안고
환하게 웃으며 사진을 찍는 모습을 먼발치에서 바라보곤 했습니다.
사진을 함께 찍자고 제자들이 팔짱을 끼며 달려들면 그 틈에 끼이지 못하고 떨어져 있는
수줍은 제자에게 "너도 와라~ 너도 오고~" 하면서 어미닭이 병아리를 모으듯이
제자를 불러 모아 사진을 찍는 것을 여러 번 봤습니다.
나는 그 모습이 보기 좋아서 멀리서 각도에 맞지도 않는 사진을
여러 컷 찍기도 했습니다.
김인혜 선생님은 나를 전혀 모릅니다.
수많은 관객 중에 한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나는 소프라노 김인혜 선생님을 개인적으로 알아서 좋아하는 것이 아니라
음악 애호가로서 사랑하는 것입니다.

만약 시계를 돌릴 수 있다면 김인혜 선생님은
2월 한 달을 몽땅 지우고 싶을 정도로 잔인하고 괴로운 시간이셨습니다.
평생 받았던 꽃다발과 찬사와 박수를 영광이라고 한다면
이월 한 달은 그 영광을 다 까먹고도 모자랄 정도로 고통스러웠을 나날입니다.
해명을 하면 좀 이해가 될까 해서 언론 인터뷰에 응했지만 더 큰 비난이 쏟아집니다.
인터뷰를 통해 밝혔던 대로 스승에게 그리 배웠다고 했더니
동기 분들이 “스승 이정희 교수는 우리를 그런 식으로 가르치지 않았다”
고 입장을 밝히는 사태가 벌어지자 스승까지 매도한 파렴치한 제자가 되었습니다.
아무도 내 편이 되어주는 사람이 없는 철저한 나락으로 떨어졌다는 생각이 드실 겁니다.

언론과 인터넷이 한사람을 향해 이렇게 무섭게 달려드는 일은 드믄 일입니다.
돈과 권력과 폭력을 버무린 철저한 비난과 "난도질"이었습니다.
한 가지 빠진 게 있다면 이번 일은 불륜을 더할 수없어서(?) 더 드라이 하고 삭막했다는 것입니다.
지난번 학력위조로 사회의 큰 회오리를 일으켰던 분은 가짜 합성 누드사진과
가짜 연애편지까지 인터넷에 떠돌아 한 인간을 처절하게 파괴했습니다.
만약 그것까지 가미 되었다면 아마 인터넷이 폭발을 했을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 않아서 뭇매를 가하는 조건이 좀 아쉬웠을 수도 있겠습니다.
시모님의 팔순에 제자들이 모여 축가를 부른 것이 말썽이 되고
아드님이 어머니를 위한 글을 올린 것을 보면 오히려
가정적이고 착한 며느리고 좋은 어머니인 인간적인 면이 드러나기도 했습니다.

시모님 팔순에 제자들이 참석하여 노래 부른 일
제자를 폭행(?) 한 일
고가의 선물을 받은 일
티켓을 강매한 일 등등에 관하여
김인혜 선생님이 변명 하고 싶은 이야기가 왜 없겠습니까만 참으셔야 합니다.
지금 변명 같은 것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그냥 다 시인하고 시간이 지나가야 합니다.
사람들은 결국 자기가 믿고 싶은 것만 믿기 때문에 여하한 이유도 변명도 소용이 없습니다.
옛 어른들이 "시간이 약이다." 라고 하신 말씀은 진리입니다.
지금 맞서 대응을 하면 상처만 더 깊어질 뿐 아무런 유익이 없습니다.
변명이나 핑계치 않는 것이 오히려 상처 회복에 좋습니다.
선생님이 아침마당으로 예능프로그램으로 공연으로 정신없이 다니실 때
조금은 아슬아슬한 느낌이 없지 않았습니다.
성악가는 무대에서 노래로 평가 받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선생님이 이번 일을 통해 음대에서 관행으로 행해졌던 많은 일들이
시정되고 정화되기 위한 진통이었을 수 있고 선생님이 희생의 제물이 되었다고
생각하면 그렇게 못 견딜 일도 아닙니다.
어차피 한 번은 터져야 할 곪은 일들이었기 때문입니다.

감당할 만 한 시험이기에 김인혜 선생님이 타켓이 되었을 수도 있습니다.
사람의 경영은 마음을 어떻게 움직이느냐에 달여 있습니다.
특히 높은 지위에 있는 이들이나 사회적 영향력이 있는 사람들을
어떻게 움직이느냐는 것은 출세와 이권에 직격된 문제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소위 힘이 있는 사람들에게
줄을 대려고 합니다.
줄을 잘 서는 것이 성공이라는 공식을 믿고 있는 사람들이 적지 않습니다.
그래서 제자들이 김인혜 선생님의 마음에 들도록 하려고 애를 썼을 수도 있습니다.
그런 영향으로 김인혜 교수님이 잠깐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교만했을 수도 있습니다.

이제 낮은 자리로 내려왔습니다.
아니 벼랑 끝에서 알 수 없는 곳까지 떠밀려 아득히 떨어졌습니다.
그러나 벼랑 끝에 서 있을 때 아슬아슬 한 것이지 이미 추락을 한 이상 더 위험한 것은
없습니다.
이미 끝없는 나락으로 떨어진 이상 막연한 두려움은 사라지지 않았을까요?
밀려 떨어져 만신창이가 되었지만 이제는 회복하는 일만 남았습니다.
사회적 명망 서울대 교수 그런 것을 다 내려놓고
이제 자연인으로 진정한 찬양을 부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런 일이 아니었다면 자신을 겸손한 자리까지 내려놓을 수 없었을 겁니다.

겸손의 자리로 옮기시려고 한 그 크신 분의 뜻으로도 보여 집니다.
이제 진정한 찬양이 울려 나올 때입니다.

힘을 내셔야 합니다.

음악가는 음악으로 평가 받습니다.
지금까지 따라다녔던 영광들이 반대로 손가락질이 되어 만신창이가 된 지금
높으신 분의 은혜를 구해야 할 때인 것 같습니다.
낮은 자리를 지키고 겸손한 자리에서 창조주께 찬양을 하면 회복되리라 봅니다.
서정적이고 강한 소프라노의 활기찬 목소리를 들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소프라노 김인혜 선생님 사랑합니다.

순이

6 Comments

  1. 참나무.

    2011-03-08 at 03:32

    참 용기있으신 순이 님
    김인혜씨가 이 포스팅을 좀 읽었으면 좋겠어요
       

  2. crosby

    2011-03-08 at 03:47

    음악가는 음악으로 평가받는다?
    노래만 잘하면 나머지 잘못은 모든게 용서됩니까?
    당신이 김교수를 사랑하건 말건 알바 아니지만,
    그녀로 인해 수많은 사람들이 받은 상처와 눈물은 무시해도 됩니까?   

  3. 푸나무

    2011-03-08 at 05:07

    전에 진짜 찬양 잘하던 분이 목이 아파서 찬양을 못했어요.
    목이 낫고 나서 노래를 하는데
    이젠 찬양속에 저절로
    겸손과 감사가 들어간다고 하더군요.

    오늘 오후 약속이 생겨 머시바느질 못가요.
    다음에 시간 같이 맞춰보십시다.
       

  4. 조일연

    2011-03-08 at 05:38

    순이님, 입에서 나온다고 다 말이 되는 것은 아니지요.
    교묘한 글이 진실을 만들어내지는 못합니다.
    세상에 옳고 그른 것은 존재하는 법이예요.
    그저 노래 한 가지 잘하는 꾼을 너무 미화시키지 말기 바랍니다.    

  5. 김태영

    2011-03-08 at 07:08

    벼는 익 을수록 머리를 숙여가더군요,알량한 재주 하나로 이름이 났다고 교만을 떨면 반듯이 따르는 그반대 급부가 따른다는 이치를 미처 몰랐더군.그래 순이씨 마음 껏 김인혜를 사랑 하세요, 그야 자유니까.
    그러나 김인혜와 같이 도매금으로 매도 될수 있다는 사실은 감내 해야 될 걸요.   

  6. 한영태

    2011-03-08 at 09:33

    이분의 사고방식이 좀이상하네 이런분의 블로그를 차단시켜야 되지않나?전형적인 보수꼴통들의 지네끼리만 출세하는 사회를 만들자는데 기분이 개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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