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들어가서 손자 건이를 바라보는 것이 즐거움입니다.
자는 건이 깨워서 사진 찍는 것도 요즘 들어 취미가 되었습니다.
건이 엄마가 “건이는 할머니 전속 모델”이라고 말합니다.
카메라가 별로인지 찍는 실력이 없어서인지 혼자보기 아까울 정도로 순식간에
변하는 아이의 표정을 잡아 보려고 해도 놓치기 십상입니다.
조그만 얼굴의 아기의 표정이 얼마나 다양한지 아이만 바라보고 있어도
한 두 시간은 훌쩍 지나갑니다.
건이가 벌써 옹알이 비슷한 소리를 냅니다.
눈을 맞추고 이야기 하면 벙긋 벙긋 웃기도 하고
할머니가 잠도 못 자게 자꾸 흔들면 짜증도 냅니다.
아기의 방글거리는 웃음을 보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느낌이 듭니다.
어릴 때 할머니가 바늘에 실을 꿰어 달라고 하셔서
"할머니 이게 안보여?" 하며 바늘귀를 들어 실을 꿰어 드리면
할머니께서 "수니는 눈 밝아 좋겠다." 그러셨습니다.
그러면 "나는 보이는데 할머니는 왜 안보이지?" 이랬는데
나이가 되어 보면 알게 되는 것 들입니다.
할머니들이 모이면 벌금 내어놓고 손자 자랑한다고 해서
무슨 벌금까지 내어가면 할 이야기가 있을까 했는데
나도 손자가 생기고 보니 자꾸 자랑이 하고 싶어집니다.
잘 먹는 것도 자랑이고 잘 자는 것도 자랑이고 방글거리고 잘 웃는 것도
자랑이 하고 싶으니 이게 할머니 마음이겠지요?
다른 집 아기들도 다 잘 먹고 잘 자고 잘 놀고….
아무 특별할 것도 없는데 그게 그렇게 좋은 겁니다.
친구들 모임에 나가면 할머니가 된 사람들이 많아서
서로 휴대폰 액정을 돌려가며 손자 손녀 자랑을 합니다.
예쁘긴 하지만 뭐 그렇게 자랑할 일인가 조금 번거로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농담으로 "손자 자랑하려면 벌금 내어놓고 하라"고 하더니
이제는 그도 저도 말고 차비 주어서 먼저 보낸다고도 하더군요.
그만큼 본인에게는 큰 기쁨이지만 타인에게는 의미 없는 일인데
저도 몇 번이나 블로그에 손자 사진을 올리고 보니
주책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
순이
데레사
2011-05-15 at 10:27
순이님.
넘 예뻐요.
그런데 옛날에는 돈 내어놓고 자랑하라고 했지만 요즘엔 " 돈 줄테니
그만 가라" 고 합니다. ㅎㅎ
저마다 손주 자랑 해대는 통에 그런 말 까지 생긴거지만 아무리 해도
모자라는게 손주 자랑이지요.
블로그에 올리는건 벌금 없으니 걱정마시고 자주 올리세요. ^^*
사슴의 정원
2011-05-15 at 15:03
사랑스러운 손주 사진 추천드리고 갑니다.
순이님은 손주가 사랑스러운 전속 모델이시고
우리집은 대학생이 둘이라도 아직 공주 역할을 하기 좋아 하는 왕공주가 전속모델입니다.
새로운 한 주를 시작하면서 건강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