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긋방긋 웃는 아기 꽃보다 예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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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아~ 부르면
건이가 부른 사람을 쳐다보며 눈을 맞추고 방긋방긋 웃습니다.
우리나라 언어는 의태어가 무척 발달되어 있는데 방긋방긋 웃는다는
표현이 얼마나 적절하게 어울리는지 모릅니다.
꽃이 방긋 웃는다고 하지만 아기가 방긋 웃는 것은 어찌나 예쁜지
꽃에 비할 바가 아닙니다.
아직 젖니도 나지 않은 분홍입술을 활짝 열어 웃는 모습은
천사의 미소이고 천사의 모습입니다.

건이 할아버지는 감정표현을 잘 안하는 사람인데도
"건이가 보배다."
"건이는 아무리 안고 있어도 팔이 안 아프다."
이런 말로 손자에 대한 애정을 최대한 표현하기도 합니다.
어린이는 나라의 보배라는 말을 듣고 살아왔으면서도
새삼스럽게 손자가 보배라는 것을 절절하게 아는 것입니다.

왜 보배일까요?
어쩌면 이렇게 사람의 마음을 빼앗는 것일까요?
하는 짓이라고는 제 어미젖을 먹고 쉬하고 응가하고 울고 웃는 것 밖에 없는데
뭐가 그렇게 예쁘고 사랑스러운지 말로는 설명할 길이 없습니다.
아~ 건이에게도 그동안 조금 변화가 있었네요.
백일이 지나자 요즘 들어 자주 뒤집기를 합니다.
눕혀 놓으면 금세 뒤집기를 해서 팔꿈치로 윗몸을 받치고 한참씩 엎드려 놉니다.
손가락을 빨기도 하고 어느 땐 주먹을 다 빨기도 합니다.
손가락으로 자기 허벅지를 슬슬 긁기도 합니다.
손끝이 닿는 곳은 조그만 손으로 삭삭 긁어 보는데 무슨 느낌이 있나 봅니다.
수박을 먹다가 한쪽을 입에 대 주었더니 쪽쪽 소리가 나게 빨아 먹습니다.
단맛이 있어서 그러는지 많이 빨았기에 입에서 뺏더니 입을 내밀고
수박을 따라 몸이 움직여 옵니다.
더 먹겠다는 의사표현을 하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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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서 뭐라고 소리 내어 웅얼거리기도 합니다.
건이가 웅얼거리는 소리를 건이 아빠에게 전화로 들려주었더니
건이와 함께 자고 아침에 출근했는데도 마음이 짠하다고 합니다.
아이가 벌써 그리운 거지요.
아내와 아기가 없는 잠실 집은 사막 같고
멀리 남극에 혼자 떠나와 있는 것 같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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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이 엄마도 어느새 아이를 키우는 엄마의 자세가 몸에 배었습니다.
아기에게 열감이 있나 머리에 손을 대어 보기도 하고
응가를 하고 나면 매번 맑은 물로 깨끗이 엉덩이를 씻깁니다.
건이야! 건이야! 하면서 수시로 이름을 불러주고
건이가 웅얼거리는 소리를 내도 반응을 보입니다.
으~응 그랬어? 그랬구나! 알겠어~ 이러며 이야기를 주고받습니다.
건이는 함께 반응해 주는 사람이 있어 더욱 활기 있는 모습이고
아주 작은 몸짓에도 감동해 주는 사람들이 있어서 아이는 성장하는 것 같습니다.
사실 감동이 아니라 건이의 표정하나에도 거짓말 더하지 않고 온 식구가 열광을 합니다.
작은 딸이 건이에게 까~꿍 하고 어르면 건이가 까르르 웃는데
우리는 그 웃음에서 더 큰 웃음을 얻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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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이가 건이 아빠를 전부 닮았는지 알았는데
우리도치들 어릴 때 사진을 꺼내놓고 보니 건이랑 똑 같이 생겼습니다.
도치들 사진과 건이를 비교해 보면서 더욱 감동을 받는 사람은 접니다.
나도 큰딸을 저러면서 길렀는데 저도 엄마가 되어 아기를 기르는 모습이 대견하고

아기의 엄마로 사는 모습이 행복하고 예쁘기만 합니다.
건이가 며칠 집에 와 있어서 온 집안이 환하게 꽃이 피어난 듯 합니다.

아기는 방긋방긋 우리에게 웃어 줍니다.

순이

3 Comments

  1. 김진아

    2011-08-11 at 12:43

    방긋방긋…^^

    그럼요. ‘아가는 보배이고 말고요.’

       

  2. 말그미

    2011-08-14 at 12:20

    아기 건이가 많이 컸네요, 순이님.
    꽃 보다 이쁘고 말고요.
    어떻게 꽃에다 비유를 할까요?

    우리 아기 수민이는 이제 한 달이 되었답니다.
    잠 버릇이 어떻게 고약한지 어젠 땀을 빼고 왔답니다. ㅎㅎ   

  3. 벤조

    2011-08-20 at 05:52

    이 제목 좀 보세요, 파워블로거 순이님이
    ‘방긋방긋 웃는 아기 꽃보다 예뻐요.’
    너무 이뻐서 이 말 밖에는 생각이 안 나시죠?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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