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락의 도시 라스베가스에서 돈 버는 방법

세계에서 가장 좋은 호텔은 라스베가스에 몰려있는 것 같았습니다.
대게 호텔에 들어서면 로비와 프론트 데스크가 있게 마련인데
라스베가스에선 슬롯머신이 즐비한 오락장이 먼저 있습니다.
슬롯머신의 숲을 지나가야 호텔 로비가 나오니까.
가이드는 자신이 몰고 온 여행객을 슬롯머신 기계가 가득한 숲에서 기다리게 해 놓고
혼자 어디론가 가서 방 키를 받아서 나누어주었습니다.

방 키를 받을 동안 슬롯머신을 하는 사람들을 살펴보았는데
도박을 하는 사람들이 주로 젊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전혀 그렇지 않았습니다.
휠체어에 앉은 장애인도 있고 머리가 백발인 아주 나이 많으신 노부인도 있고
몸을 지탱하기도 어려워 보이는 구부정한 노인들이 많았습니다.
이분들이 시간이 많아서 놀이삼아 하는 일이라고해도 보기 좋은 모습이 아니었습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처럼 무모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은 재미로 한다고 하지만
그 연세에 슬롯머신에 매달리고 싶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측은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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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화려한 도시이자 도박의 도시인 라스베가스를 향해 가는 동안
도박에 관한 이야기는 자연스러운 것이었습니다.
몇 년 전 탤런트 손지창씨 장모님이 라스베가스에서 젝팟을 터트려서
화제가 된 적이 있었는데 그게 지금까지도 전설처럼 회자되어
사람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는 것 같았습니다.
10불인가 아주 적은 돈으로 슬롯머신을 당겼는데 100억인가에 당첨되었답니다.
그이야기가 행운의 부적처럼 전해지다 보니 나에게도 그 정도 행운은 오지 않을까 해서
사람들이 라스베가스에 오면 슬롯머신을 해 보는 것이 당연한 수순이 되었나 봅니다.
가이드도 적은 액수의 돈을 넣고 해 보라고 권하는 모습입니다.
돈 따는 법을 알려 주겠다며….
주변에 도박하다 망했다는 사람들 이야기는 들어봤어도
도박해서 부자가 되었다는 얘기를 들어보셨나요?
그래도 사람들이 라스베가스로 몰려가는 것을 보면
도박의 중독이나 마력은 대단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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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어쩌다 한번 일어날 수 있는 행운이 나에게도 올 거란 기대를 가지고
많은 사람들이 라스베가스로 몰려드나 봅니다.
여행객의 푼돈을 뜯기도 하지만 대게는 세계 각국에서 몰려온
돈 많은 도박꾼들을 위해 화려한 호텔이 대기하고 있습니다.
중국인들이 도박장에서 가장 큰손으로 자리 잡고 있고
그다음이 한국 사람인 것 같다고 합니다.
일정액 이상을 소지하고 온 사람에게는 호텔 숙박비와 식대가 공짜라고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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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의 화려함은 상상을 초월합니다.
베네치아 호텔을 구경 갔는데 호텔이 얼마나 큰지 건물 안에 운하가 흐르고
배를 탈 수 있게 해 놓았습니다.
우리가 아는 베니스를 그대로 옮겨놓은 모습입니다.
천장은 수십억짜리 유리 공예로 장식했고
실내정원의 조경에 대단히 돈을 들이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런 여력이 어디서 나오겠습니까?
도박해서 한 몫 잡으려고 불나비처럼 덤벼든 노름꾼의 지갑을 턴 것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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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우리 외사촌 형제 중 도박꾼이 한 명 있어 당해봐서 그 사정을 잘 압니다.
순박한 사람이었는데 어쩌다 빠찡고라는 슬롯머신에 손을 대기 시작하더니
자기 형제는 물론, 집안 그리고 사촌들까지 그에게 돈을 뜯기지 않은 사람들이 없습니다.
돈이 없어서 아이 학원을 못 보낸다고 하면서 학원비라도 좀 보태 달라고 하면
그걸 거절할 수 없어서 보내고
몸이 아파서 병원에 가야하는데 병원 갈 돈이 없다고 하면 그도 거절을 못합니다.
어떤 핑계를 대던지 상대가 피하지 못할 이유를 대서 돈을 뜯어 가는데
도박에 깊이 빠지면서 사람의 체면이라든가 인성 이런 것은 다 사라지고
비열하고 비겁하고 치사한 인간으로 변해 버립니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그렇게 마련한 돈을 들고도 "이번이 마지막이야"
노래를 하면서 도박을 하러 갑니다.
어느 날은 거짓말을 하다하다 저도 염치가 없는지

"저승 보내는 노잣돈이라고 생각하고 돈 좀 달라"고 하기도 하더군요.

부조금이라도 먼저 당겨 달라는 얘기였습니다.
내가 일하는 점방 근처 가게에 와서 안면을 튼 뒤
"사촌 동생인데 자동차 수리비가 필요하니 좀 빌려달라고 누나가 가게에 없어서 그런다."고
거짓말을 해서 돈을 마련해 가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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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이드가
"라스베가스에 오셨으니 20불 정도만 쓰고 가시라."고 하면서
슬롯머신 사용방법을 여행객에게 알려주었습니다.
나는 사촌 동생에게 도박에 관한 산 교훈을 철저히 받았기 때문에
하지 않았지만 함께 투어 하던 사람들은 대부분 그 밤에 해 본 것 같습니다.
다음날 보니 100불을 잃었느니 50불을 했느니 하는데 돈을 땄다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그분들이 잃은 백 불이 아까워 다시 라스베가스를 찾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스롯머신을 당길 때는 탤런트 손지창의 장모님처럼 수백억 잭팟이 터질까 기대를 하지만
그럴 일이 자주 있겠습니까?
도박의 맛을 본 거의 모든 사람이 만신창이가 되고 상처를 받고
파멸과 불행을 자초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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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베가스에서 돈 버는 방법은 딱 한가지 입니다.
하지 않으면 됩니다.
잠시 돈을 딴다고 해도 도박으로 돈 번 사람이 없다는 것은
우리가 다 알고 있는 사실입니다.

순이

2 Comments

  1. SunLim

    2012-06-30 at 14:43

    라스베가스 참 묘한도시지요?
    세상에 노름에 빠진 사람들이 저렇게 많답니다.   

  2. TRUDY

    2012-07-02 at 04:38

    오래된 영화지만 라스베가스 속내를 잘 그린 Casino, 이탈리안 갱들끼리 싸우는 장면들이
    잔인하기도 하지만 재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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