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롭게 살고, 자유롭게 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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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캘리포니아주 중부 시에라네바다산맥에 자리한
요세미티 국립공원(Yosemite National Park) 내에 있는 폭포입니다.
요세미티 국립공원에서 가장 많은 사람들이 찾는 주요한 관광명소 입니다.
요세미티 삼단폭포를 보고 무성한 삼림지대를 내려오는데
가이드가 뜬금없이 조수미씨의 노래로 "그리운 금강산"을 들려줍니다.
여기가 금강산인가?
착각이 들 정도로 주변 경관과 노래는 절묘한 감정을 느끼게 해 줍니다.
울창한 산림과 자연환경은 작고 초라한 내 모습에 비해 너무도 거대해서

주눅이 들 정도인데 노래 한 자락이 가슴을 펴게 하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누구의 주제런가 맑고 고운 산……
마음속의 금강산은 캘리포니아에서도 만나게 됩니다.
노래를 통해, 배경을 통해 거기에 금강산이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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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역사는 승리자가 썼다.
보는 각도에 따라서 역사는 달라진다."
역사학을 전공했는지 하버 댐의 역사와 서부 개척사 등에 대해
잠시도 쉬지 않고 뭔가를 설명하고 싶어 하던 가이드도
위대한 자연 앞에서는 입을 다물고 노래로 대신하는데 그 감동은 정말 대단했습니다.
수 시간에 걸쳐 이야기를 듣는 것 보다 전혀 연관이 없어 보이는 노래 하나로
사람의 감정을 다스리는데 성공합니다.

가이드는 아무나 할 수 없는 직업이라고 봅니다.
가이드처럼 피곤한 직업도 없지 싶습니다.
낙오자가 생기지 않게 사람들을 챙겨야 하고
구구각색 다 자신의 취향에 맞춰달라고 요구하는 손님들의
비위를 거스르지 않고 챙기는 일이 결코 쉽지는 않을 듯합니다.
잠자는 시간이 들쑥날쑥하고 그나마 매일 잠자리를 바꿔 살아야 하는 것
차를 타고 늘 이동해서 사는 것이 얼마나 고단한 일입니까?
한시적으로 여행을 나온 사람들은 그 일이 며칠 뒤엔 끝난다는 기약이 있지만
가이드는 직업을 그만 두지 않는 한 매일 아침에 일어나 가방을 꾸려야 하고
동가식서가숙해야 함에도 많은 인원을 챙겨야하고
사고 없이 에스코트를 해야 하는 긴장감 높은직업임에도
가이드에게 요구되는 지적 수준도 갖추어야 하니
그야말로 전천후 노동인 셈입니다.

그런 중에도 적절한 음악까지 선곡하는 센스가 있습니다.
콜로라도강변의 휴양도시 라플린에 가서는
우리 중학교 때 음악시간에 배운 "콜로라도의 달 밝은 밤은~ "

이런 음원을 찾아 들려주고
모하비사막을 지나가면서 캘리포니아 드리밍(California Dreamming )을
들려주기도 했습니다.
캘리포니아 드리밍은 60년대 반전세대의 히피문화의 음악입니다.
히피문화는 "자유롭게 살고 자유롭게 놀고 자유롭게 연애하자"고 하는
퇴폐문화의 상징으로 우리세대는 흉내 내지는 못했지만 그 노래는 좋아했습니다.
춥고 삭막하고 우울한 도시를 떠나 따뜻하고 광활한 자연이 펼쳐진
캘리포니아로 가고 싶지만, 정작 무엇엔 가에 얽매어 떠나지 못하고 있는
사람의 심정을 노래한 곡입니다.
자연과 이상향에 대한 동경이라는 히피들의 정신을 표현한 노래인데
그 노래를 캘리포니아에 와서 듣는 느낌이 남 달랐습니다.

웬 아이드림( When I Dream ) 같은 노래도 집에 듣던 것과
사막가운데서 여행 중에 듣는 것은 감동이 달랐습니다.
빠삐용 영화 속에 나오는 자유를 찾아 절해고도의 절벽에서 몸을 던지는
영화 주제가 바람처럼 자유롭게(Free as the wind)가 귀애 젖어들기도 하는데
귀에 즐겁던 노래가 마음을 적셔오는 그런 감동을 느낄 수 있는 것이
여행의 묘미인 것 같습니다.
바람같이 자유롭게 사는 것은 모든 이들의 소망이겠지만 영원한 꿈일지도 모릅니다.
그래도 여행을 하면서 음악을 듣는 순간은 바람처럼 자유롭다는 느낌을
잠시나마 받을 수 있었습니다.

순이

2 Comments

  1. 소리울

    2012-07-03 at 00:27

    그래서 여행자들은 다시 아편처럼 여행을 기대하고 있답니다.
    빠삐용이 몸을 던진 언덕은 캐리비안에 있었는데
    그곳을 보는 감회는 정말 남달랐습니다.
    자유롭게 여행다닐 시간을 얻은 순이님께 큰 박수를 보내고 싶습니다.
    앞으로의 여행기도 기대합니다.
    저는 요즈음 그곳을 그리워만 하고 있으므로…
       

  2. 흰독수리

    2012-07-04 at 01:38

    뛰는넘 위에 나는넘이 있고…….
    나는넘위에………놀러다니는분 있다는것이……만고의 진리입니다^^
    순이님……발걸음위에…….평강이 있으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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