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아울렛에서 싹쓸이 쇼핑의 진풍경

혼수로 수 백 만원 한다는 핸드백을 주고받는 다든지
명품 백을 사기위해 무리한 소비로 인한 파탄에 대한 뉴스들도 심심찮고
명품에 대한 선망이나 집착 등이 사회 문제가 되고 있는 요즘인데
나는 소비생활에 대해 둔감하기도 하고 멋이라는 게 뭔지도 모르는 사람이라서 그런지

나와는 전혀 상관없는 얘기로 들리고 이상한 현상이라 막연히 느낄 뿐입니다.
명품 선호는 매스컴에서 부추기는 것이 아닐까? 이런 생각도 하게 됩니다.
자녀를 결혼시키는 양가에 거액이 오고가고 그것 때문에 파탄이 나는
결혼문화에 대해 집중조명 하는 것도 바람직해 보이지 않습니다.
거기에 거론되는 일들은 우리나라 사람들 중 소수에 지나지 않는데
마치 모든 사람들이 그러고 있지는 않나 하는 오해를 불러일으킵니다.
실제도 따져보면 그런 일들이 흔하지는 않을 듯합니다.
일부의극소수 사람들의일들을 부풀려 일반인들이 배우게 되어결혼문화를 이상하게 만들고
갈등을 조장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투어를 하다보면 내 의사와 상관없이 단체로 명품 아울렛이나 면세점에 들리게 됩니다.
관광명소에는 여유 있게 둘러볼 수 있도록 시간을 많이 주었으면 해도
"여기가 그 유명한 거깁니다. 통과 …" 이런 식이면서
명품 아울렛에서는 세 시간씩 머물게 시간을 배정합니다.
나는 불평할 입장도 못되고 아울렛 쇼핑을 위해 온 손님도 있어 보여서
취미도 관심도 없는 명품 아울렛을 어슬렁거리며 시간을 보낼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는 중 다른 나라 사람들의 명품 소비현장도 구경하게 되었습니다.

서부에서 가장 크다고 했든가 좋다고 했던가 하는 명품 아울렛에 갔을 때입니다.
200개가 넘는 명품 매장이 즐비하고 그곳을 찾은 사람들도 많았습니다.
버스에서 내리지 말고 책이나 볼까 했더니 손님을 다 내려놓고 버스는
조금 떨어진 주차장에 가 있어야 한다고 해서 나는 투어버스에서 내려준 곳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 위치한 리복매장에 물건을 살 의사와는 상관없이 더위도 피할 겸 들어갔습니다.
중국인 들이 우리나라 사람보다 더 많은 숫자가 단체 투어를 하는 것을
관광지에서 마다 보았기에 명품 아울렛이라고 해서 중국인들이 피해가지

않을 거라는 것은 알았지만 그들이 명품을 그렇게 좋아하는 지는 몰랐습니다.

중국인들이 하는 쇼핑 모습은 아주 특이했습니다.
명품 매장들이 중국인들 때문에 먹고 산다는 느낌이 들 정도였습니다.

중국인 들은 세 네 명이 소그룹 형태로 다니면서 매장마다
말 그대로 싹쓸이 쇼핑을 하고 있었습니다.
중국인들이 미국 아울렛에서도 큰 손으로 작용을 하니까 매장에
중국어를 쓰는 종업원을 배치한 모습도 볼 수 있었습니다.
운동복 매장에 들어온 중국인 남자는 티셔츠를 하나 집더니 여러 사람이 있는 매장 안에서
웃통을 훌떡 벗더니 번들거리는 땀 위에 그냥 머리를 쑤셔 넣고 입어 봅니다.
피팅룸이 가까이 있지만 그곳에 가서 옷을 한가하게 입어볼 시간이 없어 보입니다.
짧은 시간 안에 부지런히 물건을 골라 담아야 하니까 쫒기 듯이 전쟁 하듯이 쇼핑합니다.
중국어를 할 수 있는 종업원이 손가락으로 피팅룸을 가리키지만
본 척도 안하고 다른색 티셔츠를 다시 입어봅니다.
티셔츠를 두어 번 입었다 벗었다 해서 머리카락이 헝클어졌는데도
그거 손질할 시간도 없이 먼저 입었던 티셔츠와 다시 입었던 티셔츠 둘 다
둘둘 뭉쳐들고는 카운터에 가져다 놓고 또 다른 것을 고릅니다.
이미 카운터에는 운동화 양말 운동복이 겨울 솜이불 덩어리만 하게 쌓여있습니다.
물건을 고른다는 말은 그분에게 어울리지가 않고 빨랫줄에서 마른 빨래 걷듯이
후딱 후딱 건져서 카운터에 쌓아 놓습니다.
마른빨래 걷듯이 정도가 넘어서 비 올 때 비설거지 하듯 급하게 하는 분도 보입니다.

그렇게 고른 것들을 재고의 여지없이 그냥 다 계산을 합니다.
양말 하나 운동화 하나 골랐던 다른 사람들은 그걸 계산하는 동안
신기하고 낯선 풍경을 바라보고 서 있어야 했습니다.
그들이 물건을 집어내느라 어지럽힌 매장 안에 대해서
히스패닉계통의 종업원도 중국계 종업원도 매장의 큰 손인 그들에게
아무 말 못하고 계산대를 지키고 있었습니다.
더워서 들어간 길이기도 하고 별로 살 맘도 없어서
돌아서 나와 매장을 이어주는 그늘이 있는 복도에 나와 섰더니
여기서는 더 기상천외한 모습이 벌어집니다.
커다란 항공 가방을 두개나 지퍼를 열어 바닥에 펴 놓고는
그렇게 쓸어 담아온 물건들을 큰 가방에 최소한의 부피를 만들어 담느라고
땀을 흘리는 남자가 있었습니다.
코치핸드백에서 부터 명품이라고 일컫는 온갖 브랜드 물건의 포장을 벗겨내고

박스를 버리고 가방에 가득 차도록 눌러 넣습니다.
쓰레기처럼 구겨 넣고 박스는 버리고 찌그러지지 말라고 운동화 속에 넣어둔 종이뭉치를
꺼내고 가능한 부피를 줄여 눌러 넣습니다.
그렇게 가지고 간 물건이 과연 명품가치를 유지할까 의문이 들었습니다.

호기심도 발동하고 궁금하기도 해서 가이드에게 물어봤습니다.
"왜 저렇게 물건을 많이 사가지고 가는 걸까요?"
가이드의 설명은 이렇습니다.
중국에는 신흥부자들이 많아서 명품에 대한 수요가 늘었는데
공급이 딸리니까 쓰레기처럼 넣어가지고 간 명품들이 임자를 만나면
최소한 두 배 이상은 받을 수 있고 물건을 많이 가지고 가면
여행비용은 물론 이문을 많이 남길 수 있어서
저런 형태의 보따리 장사들이 많이 온다고 합니다.

우리나라 여행객의 명품 소비수준도 예사롭지는 않지만
중국인들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었습니다.
거대한 항공 가방에 손지갑 핸드백 옷 신발 등 소위 명품이라고 말하는 것들이
쓰레기처럼 쟁여지는 모습이 무척 재미있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여자들이 들고 다니는 명품 가방에 대해
가짜와 진짜를 구별하는 방법 중
갑자기 오는 비를 피하려고 머리에 쓰면 가짜고
비를 맞지 않도록 소중하게 옷 속에 감추면 진짜라는 조크가 있습니다.

명품을 우습게 여겨 굴비 소금 간 하듯 명품을 가방에 쟁이는
싹쓸이 쇼핑의 진풍경을 봤습니다. ^^

순이

4 Comments

  1. Lisa♡

    2012-07-04 at 23:08

    옛날에 한 때 저도 보는대로
    다 사서 주워담듯이 해 온 적 있는데
    이젠 우리나라 사람들은 그러지 않아
    보이고 중국인들이 바통을 이어받네요.
    장사하는 이들도 그렇고..첨엔 보이는대로
    다 사오곤 했는데 그 중 절반도 입지 못했지요.
    다 소용없는 짓인 걸 해봐야 알고 장사하는
    이들이야 뭐…이문 남기려고 그러는 것이니.
    첨에 우드버리에 갔을 땐 누가 말 거는 것도
    싫고 시간이 아까웠답니다.
    지금은 가도 살 게 없구요~~ㅋㅋ   

  2. 흰독수리

    2012-07-05 at 01:10

    예전에~~~미국을 갔더니……..온통 미제이더군요………ㅎㅎ
    이런~~~시절이 있었지요…….ㅋ
    요즈음은………한국으로 돌아올때에도…….여행용가방이 홀~~~~쭉 합니다^^
    순이님………..강령하시기를*^^*   

  3. 소리울

    2012-07-05 at 14:00

    시간이 지나면 그들도 좀 달라질 겁니다.
    호텔에서도 벽에 걸어둔 그림도 가져간다하고,
    북극 크루즈에서 자리 차지 하다가 유럽사람들의 눈총을 받기도 하고
    여하튼 떼로 몰려 다니면서 우스운 짓은 다하는 작태, 우리도 반성해야할 문제들이지요   

  4. 벤조

    2012-07-10 at 16:33

    전 세계를 먹여살려주어 고맙지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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