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 침대에 베개가 많은 이유는?

혼자 떠난 여행이라서 싱글차지를 해 가면서 방을 혼자 써야했습니다.
하루 일정을 마치고 방 번호를 배정 받아 호텔방에 들어가면
거의 모든 호텔이 일정한 폼을 하고 있어서 어제도 여기서 잤나?
그저께하고 똑 같은 방인가? 하는 착각을 일으킬 정도로 비슷비슷합니다.
화장실이 있고 옷장과 텔레비전 사이드램프, 두 개의 커다란 침대 사이에
전화기가 놓인 탁자가 있습니다.
미국 호텔에서 가장 인색한 것이 물 인심이고 젤 흔한 것이 베개였습니다.
어느 호텔에서도 물 한 병 서비스로 주는 곳이 없었습니다.
물이 비치되어 있다고 하면 한 병에 6불씩 하는 우리나라 돈으로
약 7000원하는 것이나 있습니다.
내가 빌게이츠만큼 부자라고 해도 한 병에 7천 원짜리 물은 못 마실 것 같습니다

가장 인심이 후한 것이 베개인데 침대 하나에 베개가 보통 5~6개 입니다.
하얀 베갯잇을 씌운 것이 다섯 개, 죽부인 같이 생긴 기다란 쿠션이 침대위에
주인인양 자리하고 있는데 그것들의 용도가 궁금했습니다.
보통 베개는 하나를 배고 자면 되는데 나머지는 무슨 용도로 사용하는 것인지?
타국에서 혼자 들어가서 자는 호텔방은 왜 그리 큰지
침대도 크고 용도를 알 수 없는 베개는 많고 시차 때문에
깊은 잠은 안 들고 피곤하기는 하고… 그런 가운데
베개를 한개만 남기고 나머지 베개는 다른 침대로 옮겨 놓고
내가 자려는 자리에 누워서 건너편 침대를 쳐다보면
산처럼 쌓여있는 베개가 거슬리기까지 합니다

서부에선 늘 혼자 자다가 동부로 와서 룸메이트가 생겼습니다.
그것도 두 명이나 생겨서 한방에 세 명이 자야했습니다.
가이드가 워싱턴에서 합류하는 분이 있는데 그분은 싱글차지가 부담된다며
누구랑 꼭 방을 함께 쓰게 해 달라고 했답니다.
썰렁한 방에 혼자 자는 것도 싫증이 난 상태라 누구라도 함께 쓰면 좋을 것 같았습니다.
동부에서 방을 혼자 쓰려면 싱글차지 50불을 따로 더 내야합니다.
미국에서 캐나다를 다녀오는 5일 동안 여행경비 말고 하루에 50불씩 더 내야 하는 것은
부담이 되는 것은 사실인데 그분도 좋고 나도 좋은 일입니다.
여행사도 나에게 싱글차지를 더 받는 것보다 여행객을 한 명 더 데리고 가는 것이
유익이니 나에게 방을 같이 쓰겠냐고 의사를 묻기에 흔쾌히 그러겠다고 했습니다.
싱글차지도 절약할 수 있고 뭣보다. 산사태에 돌무더기. 굴러온 것 같은
베개를 혼자 처치(?) 하지 않아도 되기에 나는 안산에서 오신 아주머니와 한방을
쓰는 것이 반가웠습니다

67세라고 하시는데 건강하고 아주 착한 분이셨습니다.
집은 안산이고 워싱턴에 이민 와 살고 있는 딸네 집에 오셨는데.
따님이 미국에 오신 김에 캐나다 나이아가라폭포 구경하고 오시라고
여행스케줄을 잡아주어서 우리 팀에 합류하는 분입니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습니다.
안산아주머니 말고도 워싱턴에서 다른 한 분이 더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싱글 룸을 쓰는 사람이 나 말고 다른 여행사를 통해 오신 아주머니 한분이 더 있었는데
이아주머니는 일행이 세 명이라 두 분이 한방을 쓰고 방 하나를 혼자 쓰는 분이 있어서
그분과 함께 방을 쓰도록 배정하려고 여행사에서 계획한 것 같습니다.
현지 여행사에 투어일정을 예약하고 한양마트인가 하는 한국인들이 주로 가는 마트 앞에서
기다려서 자리가 있으면 합류할 수 있는 그런 상품도 있나 봅니다.
이분은 분당이 집이고 미국에는 미국 유명한 암센타에서 포스트닥터 과정을 하고 있는
아드님을 방문했다가 한국으로 돌아가기 전에 구경을 하고 가려고 하는 분입니다
그런데 싱글 룸을 쓰는 아주머니가 싱글차지를 하고 혼자 방을 쓰겠다고 단호하게
잘라버리니 합류한 두 분 중 한분은 도로 집으로 가야할 형편이었습니다.
캐나다를 돌아오는 여정에 다섯 밤을 자야하는, 5일이면 250불을 더내야하니
만만한 액수가 아닌 것입니다.

난 이미 안산아주머니와 함께 방을 쓰기로 해서 더 이상 타협의 여지가 없는데
분당에서 오신 분은 비자 만료시한이 다되어 이번 기회를 놓치면 나이아가라를
못 보고 가야 한다며 가이드가 나에게 셋이서 방을 함께 쓰실 수 없겠느냐고 묻습니다.
안 될 것은 없지만 난생처음 만난 분과 한 침대에서 동침을 해야 한다는 사실은
그다지 흔쾌한 일이 아닙니다.
그러나 사람이 하는 일인데 안 될 것도 없고 분당아주머니는 바닥에서라도 주무시겠다고
까지 말씀까지 하시니. 거절하기 어려운 문제라 셋이 한방을 쓰기로 했습니다.
안산 아주머니 몸이 좀 자그마하고 나도 큰 면적을 차지하는 편은 아니니까
안산아주머니와 내가 침대를 같이 쓰고 분당아주머니는 지병이 있기도 하고
자기는 코도 심하게 골고 체격도 커서 미안하지만 침대를 혼자 쓰겠다고 했습니다.
난 졸지에 혼자 쓰던 방을 세 명이 함께 써야했지만 이것도 여행의 묘미겠지 생각하고
안산아주머니와 한 침대에서 한 이불을 덥고 자게 되었습니다.
아무리 그래도 가까이서는 못 자겠고 나는 왼쪽 끝으로 안산아주머니는 오른쪽으로 밀려나
서로 적당한 거리를 두고 잤습니다.
묘한 동침이 이루어진 것이지요.

분당아주머니는 방에 들어와 씻고 나더니 자기는 당뇨환자라 운동을 위해
좀 걷고 와야겠다고 나가고 안산아주머니는 책상에 앉아서 가계부를 적습니다.
난 휴대폰으로 인터넷을 연결해 인터넷을 했습니다.
호텔마나 와이파이가 연결되긴 했지만 호텔 내에 들어왔다고 해도 무제한 연결 되는
것은 아니고 호텔에서 제공하는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데스크에 물어서 로그인을 해야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와이파이 연결하는 데도 시간이 걸리고 인터넷은 느리게 열리고 투자한 시간에 비해
페이지뷰는 얼마 되지 않습니다.
겨우 메일이나 체크하고 내 블로그나 들려볼 정도입니다.
그렇게 삼일 째 되던 날 밤 운동을 나갔다 들어온 분당아주머니가
로비에서 가이드가 혼나고 있다고 하는 말을 합니다.

왜 그런가 하니
독방을 쓰는 아주머니 방에 물이 센다고
사람을 어떻게 보고 그런 방을 주냐고 하면서 당장 특실로 바꾸고 일행도
옆방으로 옮겨 달라고 억지를 부리면서 난리를 친다는 겁니다.
가이드는 물이 세는 방은 안내데스크에 얘기해서 바꿀 수 있지만
일행의 방까지 옮겨 달라는 것은 어렵다고 하는데도
본사에 전화를 한다는 둥 하면서 고집을 부리는 것을 보고 왔다고 했습니다.
하필이면 시끄러운 분에게 그런 방이 배정되었는지 아니면
물이 어디서 세는지는 모르지만 침대위로 물이 떨어지는 것은 아닐 것이고
화장실 변기나 욕조 같은 곳에서 물이 세는 정도면 다른 사람들은
방을 바꿔달라고 그것도 특실로 방을 바꾸라고 하지는 않을 듯한데
진상 손님을 만나 가이드도 참 고생하는 구나 이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나도 그분이 양해를 했으면 한 침대에서 낯선 분과 동침하는 일은 없었을 터인데
(그다지 나쁘지는 않았지만 불편한 것은 사실입니다)
특별한 분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호텔에 베개가 필요이상 많던데 무슨 용도인지 아시나요?
잘 때 베개가 하나이상 필요한 사람도 있나요?

순이

8 Comments

  1. 데레사

    2012-07-09 at 00:08

    혹시 다리속에 넣거나 허리에 대는것 아닐까요?
    ㅎㅎㅎㅎㅎ
    내가 미국에 잠깐 살았어도 미국 사람들도 가정에서는 배게를 그렇게
    많이 사용하지 않던데 유독 호텔에는 그런게 이상하긴 해요.

    호텔에서 화장실에 물 새봤자 수도값 내가 내는것도 아니고 침대위만
    괜찮으면 그냥 자면 되는건데 별난 사람도 많긴 해요.

    제일 싫은 사람이 가이드가 설명하면 톡 튀어나와서 자기가 다 아는듯이
    거드는 사람이거든요. 그런 사람 있으면 가이드의 설명도 잘 안되고
    귀찮고…. ㅎㅎㅎㅎ

       

  2. lazybird

    2012-07-09 at 06:18

    글쓰신 분 마음이 참 넉넉하신 것 같습니다. 복받으실 겁니다. 배우고 갑니다.

    그리고 베개는 미국 가정집에서도 침대에 베개 4개에 쿠션 2개 등등 많이 올리는 집들 좀 있습니다. 흔히들 장식용으로 그렇게 하죠. 좀 더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준다고 생각하는 모양입니다. 호텔은 디자인 말고도 고객들 취향을 고려해서일 수도 있겠죠. 단단한 베개를 좋아하는 사람도 있는가 하면 폭신폭신한 베개를 좋아하는 사람도 있으니까요.    

  3. TRUDY

    2012-07-09 at 17:05

    미국인들은 양치질을 잘 안하는지 사성급 호텔에 가도 치약,칫솔을
    달라고 프로트에 연락해야 갖다 줍니다. 냉장고에 비치된 드링크는 잠깐 들었다
    다시 놓아도 미리 받아논 신용카드로 청구들어옵니다.

    한번은 샌프란시스코 사성급 호텔에서 묵은후 다음날 체크아웃 하면서
    프론드 테스크에 신뇽카드처럼 생긴 방키를 갇다 주면서 정산에 별 이상 없다고
    확인한 후 영수증지급요청에 어떤 핑계를 대면서 안해줍니다.
    상세히 기억은 안 나지만, 걱정 말라는 식으로,, 그런데 그태도가
    약간 미씸쩍다는.. 영수증 지금은 당연한건데.. 약 한달후 신용카드 빌에는
    하룻밤 방세가 당당하게 적용되 있었습니다. 방 예약은 작은딸이 인테넷으로
    예약하면서 지불종료된 상황.. 귀찮지만 호텔로 연락했죠.   

  4. 문복록

    2012-07-10 at 03:21

    미국호텔이 소수민족 그중에도 인도인들이 많이 가지고 놉니다 한국여행사에서 사용하는 호텔이이 다 그런형펀입니다 그러니 값이 싸면 그렇고 하루방값이 300딸라는 되야 되는데 모르면 값을 치루라는 미국속담이 잇지요..가이드 여행으로 하루경비가 300딸라아래면 당연한 경우니 이해하시고 베게 많은것은 용도가 잇는데 여기소 ㅣ말슴드리기가 좀그래요..   

  5. 벤조

    2012-07-10 at 16:24

    저희도 항상 궁금한 것이 그 많은 베게입니다.
    하나만 쓰고 나머지는 (어떤때는 6개나) 얌전히 옷장위나 의자에 모셔놓는데, 이것도 다 우리가 돈 낸거겠거니…하면 좀 아깝습니다. 그러나 자원을 아끼는 의미에서 억지로 낭비 안 합니다.ㅎㅎ
    (전기, 비누, 물, 노동력, 그리고 정신상태…)
    미국인은 가정에서도 평균 두개씩 베게를 벤답니다.
       

  6. TRUDY

    2012-07-10 at 16:35

    벤조님, 베개를 낮추면 오래산다네요.
    제 경우, 조금 높다 싶었던 아침엔 목이 불편하죠.
    위글이 인기 블로그 꼭대기에 떠억~ 걸처져 있으니
    오며가며 딜다 봅니다.
       

  7. milky way

    2012-07-10 at 21:45

    호텔방뿐만 아니라, 이곳 오픈 하우스에 가면 베개가 참 많이 있어서
    저도 오래전 처음에는 이상했는데요,
    자기 전 침대에서 편안한 자세로 독서를 하는 경우에는
    여러 모양의 푹신한 베개가 큰 몫을 하더군요.
    등에 받치고 책 위에 받치고, 그래서 침대 등도(부분조명) 필요하고 하는 모양입니다.
    사실 저도 이렇게 잠자기 전에 하는 편안한 자세의 가벼운 독서 즐기기 때문에
    그다음부터 침대에 여러 쿠션처럼 생긴 베개를 많이 갔다나요.
    또, 개인적으로 남편은 운동이나 일로 많이 다리가 피곤한 날은
    가끔 다리 쪽에 큰 베개를 많이 쌓아 놓고 그 위에 발을 올려놓고 있을 때가 있답니다.
    아마 호텔이라면, 여행중이니..
    아마 이런저런 이유로 침대에서 편안하게 사용하라는 뜻인 것 같습니다.

    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
       

  8. TRUDY

    2012-07-11 at 13:37

    베개, 값나가는 것이였다면 절대로, 한사코 손님을 위한답시고
    층층이 쌓아두지 않았을꺼라는 제 생각입니다.
    손님을 위한다 혹은 시민을 위한다 또는 국민을 위해등등은 다 위선이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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