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국과 지옥의 예고편은 관광법 위반

미국을 잠시 관광 하면서 느낀 것을 적고 있습니다.
일종의 여행기 이지만 여행에 대한 정보는 없고 이야깃거리만 건져서 올리는 겁니다.
어제 “돈 버는 영어도 어렵고 돈쓰는 영어도 어렵더라.”는 이야기를 하면서
모국어가 아닌 언어로 생활하는 것이 참 어려울 것 같다고 했더니
어떤 분이 전혀 그렇지 않다고 말씀하셔서 이런 이야기가 생각났습니다.

어떤 사람이 죽었답니다.
천국과 지옥을 가르는 곳에 서서 심사를 받는데 명부를 가진 분이
이 남자 이름이 명부에 없다며 기다려 보라고하더랍니다.
죽기는 했는데 명단에서 빠지다 보니 천국도 지옥도 못가고
긴 시간을 대기를 하다 보니 49제도 지나가서
다시 살아 돌아오는 것도 안 되어 그냥 죽어야 하는데
천국으로 보낼 수도 지옥으로 보낼 수도 없게 되자 명부를 가지고 있는 분이
미안하다면서 한 가지 제안을 했답니다.
“아직 죽을 때가 안 되었는데 무슨 착오로 이곳까지 왔으나
다시 돌려보내기도 늦었다.
대기 하느라 49제도 지났는데 지금 살아서 돌아가면
살아있는 식구들이 놀라서 죽을 수도 있다
우리의 실수니까 대신 천국과 지옥을 선택할 권리를 주겠다.“ 고 했습니다.
살아온 성과에 따라 천국과 지옥을 가야하지만
직접 다니고 경험해 보고 선택하라는 특별한 허가가 떨어졌습니다.

성경에 나오길 지옥은 영원히 꺼지지 않는 불구덩이에서
목이 말라도 물 한 방울 먹지 못하고 고통 중에 산다고 했는데
진짜 그런지 직접 알아보려고 지옥 관광을 시작했습니다.
지옥을 다녀보니 와~ 이 남자의 맘에 쏙 듭니다.
맘대로 술 먹고 노래 부르고 불타는 금요일도(불금이라나요?) 있고
지옥은 활기차고 “딱 내 스타일” 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도 섣불리 결정할 일은 아니라서 천국도 관광을 갔습니다.
고요하고 아름답고 평화롭기는 하지만 짜릿한 즐거움은 없어 보입니다.
흥분되지 않는 생활을 재미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자극적이고 신나고 흥분되고 활기찬 생활을 하기엔 지옥이
훨씬 나은 것 같았습니다.
이런 지옥을 사람들이 왜 안 가려고 하는지 모르겠다며
이 남자는 지옥을 가기로 결정하고 지옥으로 갔습니다.

그러나 지옥에 도착한 첫 날 부터 뭐가 잘못 되었는지
활기찬 것을 넘어서 고통스럽습니다.
너무 뜨겁고 아파서 견딜 수 없어서 명부를 가진 분에게 항의를 했습니다.
"내가 관광 할 때는 이런 것을 보여주지 않고 멋진 것만 보여주더니 사실과 다르다
이러는 것은 계약위반 아니냐? 관광법 위반이다. 난 천국으로 가겠다.
천국으로 보내 달라" 했더니 명부 가진 분이 한마디로 거절을 합니다.
"내가 너에게 천국과 지옥을 맛 뵈기로 보여주지 않았느냐
네가 선택한 일이니 나에게 책임을 묻지 말라."

영원이 꺼지지 않는 지옥 불에 살게 된 이 남자는 다시 항의 합니다.
실제를 보여주고 선택하라고 해야지 좋은 것만 보여주고 나에게
선택하라고 한 것은 나를 우롱한 처사이고 나에게 잘 못 선택하게 한 것이니
나를 다시 천국으로 보내 달라" 하니까
“이제 번복은 되지 않는다, 너는 살아 있을 때 예고편이라는 것을 봐서 알지 않느냐?
데모 판이나 예고편은 늘 그런 것이다. 거기에 현혹된 것은 너의 잘못이니 어쩔 수 없다.“
그러더랍니다.

이 이야기는 저의 오류를 지적한 이야기 같습니다.
이민자의 삶이 원어민처럼 언어를 사용할 수 없어서 고달플 거란 내 생각이
잘 못 되었다고 지적하는 분의 댓글을 읽고 떠오른 이야깁니다.
이민을 가서 그 나라에 깊숙하게 들어가 주변인의 삶이 아닌 주류의 삶을
씩씩하게 살아가는 분들이 그렇지 못한 분들보다 많은 것 같습니다.
그러나 모든 관점은 자신의 입장에서 보다 보니 그런 오류가 있게 됩니다.
짧은 여행에서는 좋은 것만 보고,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다니면서
국경에서 잠깐의 심문 당한 것으로 이민자의 삶이 어려울 거라 얘기한 것은

분명 잘못 되었다고 생각하고 사과드립니다.
아메리칸드림을 이루고 정복자의 삶을 살아가는 분의 항의는
저로서는 참으로 감사한 일입니다.

내가 본 것이 전부다가 아닙니다.
그냥 나의 느낌에 불과합니다.
오류가 있더라도 이해해 주시고 알려주시면 시정하겠습니다. ^^
이론으로 아는 것과 실제는 다름을 깨달았습니다.

나의 여행기는 어쩌면 잘못된 예고편 처럼 쓰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순이

7 Comments

  1. 金漢德

    2012-07-14 at 12:22

    American Dream 이루면 멀 합니까?
    우리가 못 살땐 거들먹 거리고 이제 좀 살만하니 한국 들려서 잘 난척하고 ..
       

  2. eight N half

    2012-07-14 at 13:38

    신문지상에서 연일 선진국이라고 광고를 하는데
    아직도 일부 사람들은 구습과 분열 시기 질시를 벗어나질 못 합니다
    아매리칸 드림 정도의 영어를 아는 사람들은
    이제는 시야를 넓혀서 미국으로 개척 창조 발전하고
    어렵고 힘든 이웃에게 자리를 양보할 만도 한데
    반미 선동을 하면서 좁은 나라에서 한 자리 철밥통을 차지하려
    아귀다툼을 벌이고 남들은 해외여행이다 하면서 사는데
    기껏 생각하는 게 후진국 북한과 타협해서 통일인데
    지금은 남북대화를 통한 통일이 아니고 실력행사에 의한
    접수이자 점령의 시대입니다
    일부 사람들은 공부를 어떻게 했는지 영어도 그렇지만 생각도
    고구려 시대 찌그러진 청동기 천연기념물같이 변화가 없습니다
    어떻게 그러구 산데요 내 나라 내 땅에서 … …    

  3. eight N half

    2012-07-14 at 13:50

    보통 미국에서 살면 앓는 소리를 해대고
    성균관대를 나왔다면서 반정부 반국가 행위를 서슴치 않는 사람도
    하도 딱해서 영어 몇 자를 가르쳐줬더니
    하는 말이 미국거지라는데
    미국거지나 반미선동 등이 영어로 말하면
    LEVERAGE 라는 졸열한 방법인데 한국이 선진국으로 발전해서 좋은데
    일부 꼬부라진 사람들은 광복이십년 그대로입니다
    불쌍하다고 해야 하는 건지 육갑을 떤다고 해야 하는 지
    국어가 영어보다 복잡하고 어렵습니다   

  4. BP

    2012-07-14 at 15:03

    미국에 사는 교포는 사실 한 집단으로 구분하기 어려울 듯 싶습니다. 한인 밀집지역에 사는 1세대부터 몇세대가 되서 한국말을 잘 못하는 세대까지 이제는 꽤 다양할듯 하군요. 저는 미국 온지는 28년, 시카고 교외에 산지는 12년, 살기 너무 편합니다. 서울에 살때.. 그러니까 짜장면이 500원하던 그 시절.. 서울에 살던 삶도 편하게 느꼈었는데, 2005년엔가 한국엘 갔었습니다. 생각보다 편칠 않더군요. 자기 집 있는데가 제일 편한 것 같습니다.    

  5. 브라이언

    2012-07-14 at 21:25

    이민 일 세대는 정말 언어 때문에 많은 고생 하는 것 맞습니다. 그럼 언어에 이상이 없는 이민 2세대는 괜찮을까요? 천만에요 모두는 아니지만, 피부와 정체성 때문에 많은 고생 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많이 나아졌지만 백인들의 우월적 거만함을 그들과 사귀면서 느끼게 됩니다. 같이 어울려 보지 않고는 절대 모르는 얘기 지요.이민자의 삶, 풍요를 찾아 왔지만 그것을 이룬후 느끼는 삶의 정체성은 항상 불안하고 본향을 그리워 한답니다.이민자로 귀하의 글에 동의하는 부분이 많습니다.    

  6. eight N half

    2012-07-14 at 23:18

    국어가 영어보다 복잡하고 더 어렵습니다
    영어에는 미국에서 사나 영국에서 사나 한국에서 사나
    언제나 미국인인데
    국어는 교포 동포 이민자 등등으로 품격을 가릅니다
    조선봉건시대의 유품이지요

    국내 국외 어디에서 사람에게는
    반드시 "자기 계발"이 있어야 하고
    보통은 스스로 하던가 교육을 받아서
    자기 계발을 하는데
    낮잠을 자는 사람들은
    나이가 들면서 상대적으로 퇴보하고
    자기계발을 하는 사람은
    나이가 들면서 여러 시행착오를 거쳐서
    완성의 경지에 도달하는 거지요
    이민도 마찬가지입니다
    오래 살 수록 미국 땅이 "내 땅"이 되어야지요
    그렇지 않은 사람은 잠시 기회가 좋아서
    재수가 좋았던 것으로 증명이 되는 일이지요
    영어는 대학에서 영어 공부를 하면
    자연적으로 유창해집니다
    그래서 공부를 하는 거구요
    미국의 대학의 평균 학생 연령이 30대이니까요
       

  7. 소리울

    2012-07-21 at 06:46

    작은 아이가 미국에서 살았지요 지금 한 20년 째 되나 본데
    여전히 한국 사람은 한국시람이고 한국식으로 살아가더라구요.
    신을 벗고 거실에 들어가고 밥과 김치를 해 먹고
    한국음식을 그리워 하고 한국 문화를 그리워 하는…
    언어의 장벽이야 유창하다해도 어려서 배운 게 아니면
    미국 사람처럼 유창하게 되는 건 오래 살다보면 그렇겠지요
    예고편도 영화의 일부분이니 모자란 듯하지만
    다른 시각으로 볼 수 있는 거니까 다양성의 사회 아니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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