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할머니가 되면 어떠할 것 같습니까?

han11.jpg

더~ 할머니가 되었습니다.

작은 딸에게서 손자가 태어났다고 하니 다들 축하의 말을 합니다.
이제 진짜 할머니가 되었네!(가짜 할머니도 있나요?)
더 할머니가 되었네. (덜 할머니는 언제지?)
또 할머니가 되었구나. (손자가 한 명 더 생기면 또 또 할머니가 되나요?)
할머니가 되기엔 너무 젊은거 아니야? (그런가?)
라고들 하면서 내가 할머니로 확인 되는 것을 고소해(?) 하고 즐거워합니다.
손자가 두명이나 되니까 틀림없는 또 할머니가 되었다고 해도
제 마음은 아직 할머니가 아닙니다.

개콘의 네가지에 나오는 촌사람의 표현을 빌려봅니다.
할머니가 되면
허리가 꼬부라져 지팡이를 짚고 다녀야 한다고 보십니까?
손자들이 할머니 할머니 하면서 따라다니면 허리춤을 풀러
고쟁이 주머니에서 꼬깃한 돈을 꺼내 과자 사 먹으라고 주는 모습이 연상됩니까?
아기를 들쳐업고 놀이터를 돌아다니며 이웃에 애 보는 사람들에게
" 어머! 애기가 몇 개월이예요?"
"여자예요? 남자예요?"
"모유 먹여요? 분유 먹여요?"
"몇cc나 먹여요? 변은 잘 봐요?"
"아기는 몇 킬로나 되나요? 아기가 우량아네요."
"건이야 할머니 어깨 좀 주물러라, 비가 오려나? "
뭐 이러는 줄 아세요?
저는 아직 그렇게 오래된 할머니는 아닙니다.
15 개월 된 손자와 이제 태어난지 5일 된 손자가 있을 뿐입니다.

111.jpg112.jpg

15개월 된 건이는 제 엄마 아빠와 잘 놀아요.
나는 손자에게 갖은 애교를 부려야 겨우 뽀뽀 한 번 해 보는 정도입니다.
어떻게 하면 건이에게 인기를 좀 얻어보나 해서 거금을 들여 장난감을 사 주고
그걸 잠시라도 가지고 놀아주면 옆에서 구경이나 합니다.
태어난지 5일째 되는 아기는 병원 신생아실에서 잘 봐줘요.
친정엄마는 산모에게 힘내라 격려해 주고
아기 낳으면 애썻다 위로하고
신생아실에 가서 창 넘어로 면회하고 그래요.

병원에서 퇴원해서 산후조리원에 들어갔기에 언제 아기를
안아 볼 지도 몰라요.
그러니 할머니가 되었어도 생활에 별 변화가 없어요.
그냥 똑같은 아줌마니까, 제가 할머니 되었다고 갑자기 허리가 꼬부라 졌다거나
호호백발 할머니가 된 걸로 상상하지 마세요.
저도 다른 아줌마들 하고 똑같아요. ^^
아니 마음만은 청춘입니다. ㅎ

113.jpg

우리 사돈 내외분은 손자가 생겨서 너무 좋아해요.
아기가 태어나기 전부터 병원에 오셔서 기다리다
손자를 상봉하시고는 감격스러워 우시더라니까요.
사부인은 친구들 사이에 아무것도 꿀릴것이 없는데
친구들이 핸드폰 폴더에, 열쇄고리에 손자 사진 넣어서 들고 다니는 것이
그렇게 부러웠다고 하시면서
자신도 핸드폰 바탕화면에 넣으시겠다고 아기 사진부터 찍으셨어요.
새생명은 이렇게 기쁨으로, 선물로 우리곁에 왔습니다.

아기 이름은 "이주한"인데 "한이"라고 줄여 부릅니다.
한이를 낳느라 36시간 진통을 하고 어렵게 엄마되어 힘들다고 하면서도
아들을 안고 젖을 먹이는 딸의 모습은 건강하고 행복해 보입니다.

순이

9 Comments

  1. 흰독수리

    2012-07-20 at 02:25

    ㅎㅎㅎㅎㅎ………초보할머니에서 마스터하고~~~
    중년할머니로…….진급(?)하시나 보군요…
    축하해야한다고 해야하는지요……..영전하셨다고 해야 하는지요………ㅋㅋ
    후손들이 모래알처럼 많이 보셨으면…….다복하시기를……*^^*   

  2. 쉬리

    2012-07-20 at 03:39

    따님이 출산을 하셨군요.
    축하드립니다.
    아기 산모 모두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멋장이 할머니의 다복함이 부럽습니다.   

  3. 김진아

    2012-07-20 at 04:23

    건이가 금새 자란 모습을 보면..새 생명의 모습에서도 시간이 금새 지나갈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ㅎㅎ

    바라보는 순간이 어쩜 그리 무한처럼 느껴지는지..

    ,
    더 할머님이 되신 것을 축하 드립니다. ㅎㅎㅎ   

  4. 벤조

    2012-07-20 at 04:51

    맞다, 진급하셨어요. 더 할머니로.ㅎㅎ
    부러워죽겠네.
       

  5. 리나아

    2012-07-20 at 07:46

    순산..추카해요. 아기가 아주 또록또록해 보입니다 .
    일산에서 강남까지 출퇴근직장다니면서도 저렇게 이쁜아기를.. 기특하네요..
    환갑넘은 벤조님이나 저는 아직 할머니대열에 끼지도 못했는데…ㅎㅎㅎ 더더할머니 추카추카   

  6. 마이란

    2012-07-20 at 12:30

    아! 햇아가, 너무 예뻐요!
    순산했다니 더욱 기쁘고요.

    축하합니다~~
    진급하셨지만 여전히 무늬만 할머니신 순이님! ㅎㅎ
       

  7. 오드리

    2012-07-20 at 13:08

    순이님과 하이 화이브 해얄것 같아요. 축하드립니다.    

  8. 루♡ㅏ

    2012-07-21 at 06:13

    백만..아흔여덟..
    백만…아흔아홉..
    와~! 드디어.
    백만 일백..
    루아가 몇날밤을 새워온 카운트다운을 끝냈어요.

    왕자아기가 터어났어요!!

    아..휴
    얼마나 경이로운 축복인지..
       

  9. 루♡ㅏ

    2012-07-22 at 11:17

    지금까지…
    요정 루아가 건이 동생
    주한이를 기다리는..
    축하 카운트다운 이었습니다.

    그럼.
    이제 다시 요정 루아는. .
    루아 동생을 기다리는 카운트다운을 시작합니다.

    루아는..
    런던올림픽 개막 카운트다운도 해야 되고..
    대한민국과 스위스 오빠들 축구경기 응원도 하러 걸거구요.
    동생이 런던올림픽이 끝나기 전에 태어날 거니까요.
       

Leave a Reply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