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나 너무 충격적인 메시지 받았어!
저녁마다 아기 목욕을 시키고 나면 카카오톡으로 시부모님께
사진과 함께 메시지를 보내고 답장을 받고 하면서 즐거워하는 것을 아는데
무슨 충격적인 메시지일까 하면서 아기를 한손에 안고 한손에 휴대폰을
들고 있기에 아기를 받아서 안았습니다.
"엄마 이것 좀 봐 시아버님이 우리 한이가 너무 우람하다 이러시네?"
"아기가 우람하게 잘 크고 있다고 좋아서 그러시는 거지."
"엄마는~ 우람하다는 것은 뚱뚱하다는 거잖아?"
"뚱뚱하긴, 젖 먹는 아기가 뚱뚱할 리가 있나? 잘 먹고 잘 자고 안 울고 하면 좋지."
"엄마 그렇지? 한이 뚱뚱한 거 아니지?"
요즘 들어서 뚱뚱하다는 말은 다들 듣기 싫어하는 말이라는 것은 알지만
아기에게 하는 말이라도 한이 엄마가 싫어할 줄은 시어른들이 모르셨을 겁니다.
"저는 뚱뚱하지 않습니다. 표준입니다."
"저는 우람하지 않습니다. 적당한 편입니다."
"저는 못생기지 않았습니다. 귀여운 편입니다."
개그 콘서트에 나오는 코미디언의 말투를 흉내 내어 말했더니
딸애가 웃으며 좋아합니다.
"엄마 진짜 한이는 표준이야 내가 아기 몸무게를 대조해 봤더니
평균 보다 300g 정도 더 나가, 표준에서 1Kg 정도 내외는 정상 아니야?"
"맞아! 한이는 뚱뚱하지 않아 표준이야."
딸아이 말에 절대 동조를 해야 했습니다.
4~50년 전쯤에는 우량아 선발대회가 있었을 정도로
통통한 아기를 부러워했고 아기 키우는 엄마들의 로망이었습니다.
지금 우리 한이 정도면 우량아 대회에 나가라고 주위에서
적극 추천을 받을 만한 몸매이고 한이 할아버지는 그런 추억 때문에
손자가 건강하게 자라주는 것이 좋아서 우람하다고 표현하신 건데
한이 엄마는 그 말에 어쩔 줄 몰라 하는 겁니다.
주말에 시댁에 가면 시아버님이 시어머니보다 더 아기를 안고 계시려고 하면서
"우리 한이 다이어트 해야 하겠다. 눈이 작아 보인다."
이러시기도 해서 흘려듣는 것 같아도 한이 엄마는 그 말에 속이 상해합니다.
그러고 그 섭섭함을 시아버지에게 직점 말도 못하고 나에게 와서 하소연 합니다.
"엄마 시아버님께서 한이 눈이 작대."
"작기는 뭐 아기가 자라면 제 아빠 닮아서 커지지, 아기 때는 잘 몰라."
"볼에 젖살이 있어서 눈이 작아 보이는 거지?"
"그럼~ 아기는 자라면서 자꾸 달라져."
"엄마! 건이도 아기 때 이랬을까?"
"아기 때는 다 그렇지 건이는 벌써 17개월이니까 많이 자라서 예쁜 거지.
"한이도 건이처럼 예뻐질까?
"그럼 걱정 하지 마, 요즘 아이들이 다 얼마나 예쁜데."
"엄마 시아버님이 ‘한이 다이어트 해야 하겠다.’ 그러셨어."
"농담이시지. 젖 먹는 아기가 뭔 다이어트?"
"아마 생후 2개월짜리 젖먹이 다이어트 하면 기네스북에 오르겠다.
시아버님께서 한이 보면 자꾸 뚱뚱하다고 웃어."
"그게 아니야 손자가 잘 자라고 있어서 만족스러워서 그러시는 거야.
할아버지 할머니는 자기 손자 손녀가 젖 잘 먹고 통통하게 자라는 것이
너무 예쁘고 고마워서 그러시는 거야."
"그래도 왜 우람하다느니 눈이 작다느니 다이어트 해야 한다느니
그러시는지 모르겠어. 그런 말 들으면 속상해"
이러며 내가 듣기에 아무렇지 않은 말 들 가지고 딸아이는
시부모님을 섭섭해 하고 혼자 갈등 하는 것입니다.
나는 우리 딸이 시부모님의 말씀에 너무 예민하게 반응하는 것이
걱정되어 시부모님 입장에서 늘 설명하고 이해시키고 변명을 했습니다.
그러다 지난번 시댁에 다녀오더니 나에게 이럽니다.
"엄마! 우리 시아버님이 어느 땐 실성한 사람처럼 휴대폰을 들여다보면 웃으신대"
"누가 그런 말씀을 하시든? 시어머니 그러셔?"
"시할머니께서 말씀하시는데 시아버님이 저녁때 집에 오시면
휴대폰을 꺼내들고 한이 사진을 여러 장 넘겨보면서 혼자 웃으셔서
할머니가 왜 그러냐고 하면 건이 사진을 보여주신다고 하시더라고."
"거 봐 손자가 잘 자라주는 것이 너무 행복해서 그러시는 거잖아.
여북하면 휴대폰 사진을 들여다보고 실성한 사람처럼 웃으시겠어."
"맞아! 시아버님은 한이가 당신 닮았다고 좋아하셔."
시아버님께서 저녁마다 며느리가 보내주는 사진을 받아들고
그렇게 좋아하신다는 것을 안 한이 엄마는 아기 목욕을 시키고 옷을 갈아입히면
사진을 찍어서 그중 잘 나온 것을 골라서 서너 장씩 시아버님께 보내드립니다.
시아버지가 사진을 받아들고 무슨 코멘트라도 하면
한이 엄마는 좋아서 나에게까지 전달합니다.
"엄마! 오늘은 한이가 더 큰 것 같데."
"엄마! 한이 옷이 예쁘데."
"엄마! 한이가 의젓해 보인데."
"엄마! 날씨가 시원해졌다고 밤에 팔이 긴 옷 입혀서 재우래."
한집에 살지 않아도 휴대폰이라는 것을 이용해서 매일 손자의 소식을
듣고 자라는 것을 공유하는 일은 즐거운 일입니다.
그런데 우람하다느니 다이어트 해야 한다는 말은 시아버지와 며느리의
나이차이 만큼이나 의미가 다르기 때문에 갈등의 요인이 되었습니다.
우리는 "아기가 우람하네요." 이러면 칭찬으로 들었는데
요즘엔 뚱뚱하다고 하는 말로 들려서 무지 서운 해 하더군요.
그게 얼마나 애정을 가지고 하는 말인지
시대에 따라 의미전달이 외곡 되기 때문입니다.
"우리 한이는 뚱뚱하지 않습니다. 표준입니다!"
저는 이렇게 외쳐야 딸에게 점수를 딸 것 같습니다. ^^
순이
Lisa♡
2012-09-14 at 00:19
아기가 통통하게 살이 올라
다리랑 팔이 뽀독뽀독하게 토실거리고
금이 쫙쫙 깊게 가야 예쁜데…
한이엄마더러 그러세요.
살이 팍팍쪄야 나중에 키가 팍팍 큰다고..ㅎㅎ
리나아
2012-09-14 at 14:49
ㅎㅎ 이쁘기만한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