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앞에서 짝짜꿍, 아빠 앞에서 짝짜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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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를 하루 종일 바라볼 시간이 생겼습니다.

7개월이 되어가는 아기의 하루도 분주합니다.
아기는 에너지가 많아서 잠시도 가만히 있지 않고 몸을 움직입니다.
자는 시간 외에는 눕혀놓으면 견디지 못하고 웁니다.
안아서 일으키라는 것입니다.
쌀알처럼 하얀 치아가 잇몸을 뚫고 올라와서 간지러운지
잇몸을 앙다물고 앉아서 장난감을 가지고 놉니다.
다리를 쭉 펴고 허리는 세우고 앉아서 치발기를 입으로 물기도 하고
이것저것 아무거나 흔들고 두들기기도 합니다.
배가 고프면 소리 질러 울기도 하지만
점퍼루에 앉아서 천장에 닫고 싶은 듯 뛰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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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고프면 젖을 먹고 잠이 오면 자고 쉬하면 기저귀를 갈아주고
저녁이면 아이 아빠가 퇴근해 와서 엄마와 함께 목욕을 시킵니다.
아이 한명을 기르는 노동이 회사원의 노동보다 훨씬 강도가 셀 것 같습니다.
옛말에도 밭을 매면 멨지 아기는 보기 더 힘들다고 하더니
엄마가 아니면 하기 힘든 노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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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유만으로는 부족한 영양을 보충하기 위해
아기에게 하루에 두 번 정도 이유식을 만들어 먹입니다.
양배추 잎사귀 얇은 곳으로 아기 손바닥만큼 넣고
삶은 고구마 티스푼 하나정도 사과 조금 브로콜리 조금 넣어서
한번 살짝 찐 후에 이기용 믹서에 갈아서 스푼으로 떠먹입니다.
아기는 무슨 맛인지도 모르고 넙죽넙죽 받아먹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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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이처럼 잘 먹어주면 좋은데 건이는 먹는 게 실하지 않아서
뭐라도 먹이려면 건이 엄마가 애를 먹습니다.
입안에 떠 넣은 음식을 뱉기라도 하면 건이에게 야단이 치고 싶은 것을
할머니라 어쩔 수 없이 꾹 눌러 참습니다.
안 먹으면 굶겼다가 먹여라 소리가 하고 싶을 때도 있지만
그 아기의 엄마인 내 딸이 듣기 싫을 것 같아서 할 말을 참는 것입니다.
다 자기 자녀에게 바치는 사랑인데 내가 뭐라고 하면 당연히 싫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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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들은 아기와 놀아주고 먹여주고 재워주느라 하루를 몽땅 바치고 삽니다.
아기에게 24시간 대기상태로 지냅니다.
잘 훈련된 시녀처럼 대기하다가 아기의 필요에 따라 움직입니다.
손자가 아무리 귀하다고 해도 딸들이 자기 자녀에게 너무 매이는 듯해서
속이 상할 때도 있습니다.
자녀에게 열중하는 모습이 귀하기도 하지만 아깝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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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개월짜리 한이는 요즘 짝짜꿍을 합니다.
아기를 앉혀놓고 짝짜꿍을 외치면 아기도 짝짜꿍을 따라 하는데
고사리 같은 손으로 짝짜꿍을 하는 모습은 얼마나 귀여운지 모릅니다.
아기들이 자라는 모습은 신기하고 경이롭습니다.

순이

3 Comments

  1. 벤조

    2013-02-05 at 06:55

    외손주에게는 내딸 너무 고생시키지 마라, 한다면서요?
    건이 큰것 보니 아이들 자라는것 참 신기하네요.
       

  2. 푸나무

    2013-02-05 at 12:54

    건이가 정말 많이 컸네요.
    아주 야무져 보여요.    

  3. 무무

    2013-02-05 at 21:08

    산모가 아기를 낳으면 친정엄만 산모가 무사한지 부터 살피고
    시어머니는 손자가 건강한지 부터 물어 본다잖아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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