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딸이 결혼하고 벌써 5년차에 접어들었습니다.
4월 첫 주에 큰딸 생일과 큰딸내외 결혼기념일, 큰손자 생일이 2,3,4일로
3일이 연속해 있어서 건이 아빠로서는 부담이 좀 되는 주간이기도 합니다.
딸은 가족 기념일이 분산되어 있으면 좋을 텐데 가족 기념주간이 되다 보니
한 번에 해결하면 건이 아빠로서는 좋은 게 아니냐고 하지만
큰 사위 입장에서는 그렇지만도 않아 보입니다.
큰딸 내외가 결혼하던 첫해
이맘때 즈음 사방에 꽃들이 피어나자 그들을 중매를 해 준 이모부가
건이 아빠에게 "꽃이 활짝 피었던데 꽃구경이라도 가지" ‘라고 했더니
"집안에 꽃이 있는데 뭐하고 꽃구경을 가요?"라고 하더라고 해서
우리 집에 두고두고 이야깃거리가 되었습니다.
신혼 초니까 아내가 꽃 보다 더 예뻐 보였겠지요.
지금은 가족을 끌고 꽃구경을 나가는 것을 보면
아내가 꽃인 시절은 지났나 봅니다. ^^
큰딸은 서른다섯 살이 되었고 건이가 세 돌이고 결혼4주년이 된 가족 기념주간을
어떻게 보내나 궁금했지만 직접 물어보지 않아도 다 아는 방법이 생겼습니다.
요즘 애들은 카카오스토리라는 휴대폰 웹을 이용해서 자신들의 행사를 요모조모
사진을 찍어 올리기 때문에 그것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꽃비 내리던 내 생일날
애 둘 엄마가 되고 보니 ….
우려대로 건이아빤 저 벚꽃 나무들을 자기 선물이라고 했지만 서도
어쨌거나 어찌나 예쁘던지 ^^
건이 엄마가 카스에 올린 멘트입니다.
멀리도 못가고 집근처에 있는 석촌 호수를 산책하면서
석촌 호숫가에 핀 벚꽃을 몽땅 아내의 생일선물로 준다는
남편의 애교 섞인 말에 마냥 흐뭇한 딸의 모습이 보입니다.
아내를 꽃이라 여겼던 남편에게 이제는 아내뿐 아니라
챙겨야할 아들이 두 명이나 더 생겼으니 꽃 감상할 시간도 없이
뛰어다니는 건이 붙잡으랴 아기 유모차 밀어주랴 아내 사진 찍어주랴
가족의 외출은 가장에겐 중노동의 시간입니다.
신생아가 있는 가족을 대리고 외출을 다녀와서 보니 남편의 눈이 쑥 들어가고 무척
힘들어 보이더라고 남편이 너무 고생하는 것 같아서 당분간 외출을 못하겠다고
딸이 나에게 전화해서 말하더군요.
그나마도 밤에 자다가 건이는 목이 마르다 쉬 마렵다 하면서
몇 번이고 아빠를 깨우는데 그때 마다 건이의 요구를 다 들어주며
자상하게 대하는 남편이 대단하다고 합니다.
나는 딸에게 "너도 대단하다."고 말해주었습니다.
몸도 약하고 예뻐만 해서 키웠기에 나에겐 아직도 아이로 보이는데
두 아들의 엄마가 되어 육아에 전념 하는 모습이
너무 의젓해서 자랑스럽고 사랑스럽습니다.
일산 호수공원엔 벚꽃이 한창입니다.
만개한 벚꽃이 우수수 꽃비가 되어 날리기도 하고 꽃그늘 아래엔
나들이 나온 분들이 삼삼오오 자리를 펴고 앉아서 이야기꽃을 피웁니다.
화창한 낮 시간 나도 잠깐 작은딸 모자와 데이트를 합니다.
자기주장이 생기기 시작한 한이는 강아지를 만나면 손으로 털을 만져 봐야하고
저가 가고 싶은 방향으로만 가고 할머니 할아버지를 만나면 인사를 합니다.
연세가 있으신 어른들은 산책길에 만난 아기가 너무 귀여워서
발걸음을 멈추고 웃으며 바라봅니다.
봄에는 새 생명이 자라는 시기라서 그런지 아기의 모습이 꽃밭에서
더욱 생기 있어 보입니다.
한이는 이리 뛰고 저리 뛰고 더욱 신이 납니다.
어느 쪽으로 뛸지 몰라 안전을 위해 한이 엄마와 난 아기 발걸음만큼 분주합니다.
꽃 앞에 세워 놓고 봐도 내 딸 내 손자 보다 어여쁜 꽃은 없습니다. ^^
나는 이제 시들은 꽃이 되었지만 내 딸 내 손자들을 보면서
사람이 꽃보다 아름답다는 노래가 절로 흥얼거려 집니다.
~누가 뭐래도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
아내를 꽃 보듯 사랑하며 사는 사위도
석촌호수의 벚꽃을 생일선물로 받고 만족하는 큰딸도
일산 호수공원 꽃밭을 뛰어노는 작은딸과 손자도
활짝 핀 벚꽃 보다 더 아름답습니다. ( 내 눈에만 그렇습니다.^^)
순이
노당큰형부
2014-04-10 at 12:45
쿡~~
소리울
2014-04-13 at 01:29
꽃보다 아름다운 사랑이고 인정입니다.
가장 예쁘게 보이던 내 아들을 학교에 넣으니 더 좋은 놈들이 너무 많아기가 팍 죽던걸요.
요즘 너무 예븐 아이들이 많습니다.
순이님도 고슴도치 할머니네요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