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골수로보다 유속이 빠른 울돌목 명량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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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 유달산에 올라 노적봉을 바라 보니 학교 다닐 때 선생님이 들려주시던
이순신장군 이야기가 선명하게 떠오릅니다.
임진왜란이 일어난 년도는 시험을 보기 위해 열심히 외웠지만 기억이 나지 않고
남자 선생님이 쌀을 씻어 물을 흘려보내는 것을 흉내 내던 장면은 생각납니다.
그것이 이야기의 힘인 것 같습니다.
이야기로 기억되는 일은 잘 잊혀 지지 않고 영화의 필름처럼 머릿속에서 돌아갑니다.
이번 남도 여행에서는 이순신 장군의 동상과 격전지 등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유달산에서는 노적봉을, 진도와 해남 사이에 있는 울돌목을 보면서는

이순신 장군이 지형지물을 이용한 뛰어난 전략과 전술을 가졌던 분인 것을
현장에서 확인 할 수 있었습니다.
이야기 속에서 듣던 일들의 현장을 보는 것은 대단히 흥미로운 일이고
기억 속에 있는 이야기의 배경을 확인하는 일은 퍼즐을 맞추는 것 같습니다.
백번을 듣거나 읽는 것보다 한번 보는 것이 낫다고 하더니
이야기로만 들어왔던 이순신 장군이 현재에 계시는 듯 생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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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량미가 대량으로 비축되어 있는 것처럼 보이게 했다는 노적봉입니다.
임진왜란 당시 군사적 열세를 만회하기 위해서 이엉을 엮어 바위를 덮었는데,
마치 그것이 군량미를 많이 비축하여 덮어놓은 쌀더미처럼 꾸몄답니다.
주민들에게는 군복을 입혀서 노적봉 주위를 계속 돌게 해서
많은 군사가 있는 것처럼 위장하게 했으며 영산강에 백토가루를 뿌려
바다로 흘러드는 물줄기가 쌀뜨물처럼 뿌옇게 보이게 하여 왜적들에게
아군의 군세를 위장하여 왜장이 군사를 돌려 후퇴하게 했다는 것입니다.
당시 주민들이 노적봉을 돌던 전술은 훗날 문화예술로 승화되어,
강강수월래로 발전하였다는 전설이 있습니다.

소조기, 중조기, 대조기, 조금, 사리,,, 요즘 자주 듣는 단어들입니다
바다에는 출렁이는 파도만 있는 줄 알았지 깊은 바다 속에서 바닷물이
어마어마한 속도로 달리고 있는 줄은 몰랐습니다.
이번 세월호 사고로 바다의 유속에 관심을 가지게 되고 진도 바다와
팽목항에 부는 바람이 일기예보 시간에 등장했습니다.
맹골수로라고 불리는 사고 지점이 우리나라에서 유속이 두 번째로 빠른 곳이라고 하고
이순신장군이 명량해전을 치른 울돌목이 우리나라에서 유속이 가장 빠른 곳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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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 가장 유속이 빠른 울돌목이라고 불리는 해협입니다.
전남 해남 문내면 학동리 화원반도와 진도군 군내면 녹진리 사이에 있는 해협인데,
길이는 약 1.5km에 폭이 가장 짧은 곳은 약 300m로 서해의 길목이라고도 불립니다.
밀물 때에 남해의 바닷물이 한꺼번에 이 해협을 통과하여
서해로 빠져나가게 되는데 조류가 엄청나게 빠릅니다.
물길이 암초에 부딪히며 튕겨 나오는 소리가 매우 커서
바다가 울부짖는 것 같다고 하여 울돌목이라고 불린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에서 유속이 가장 빠른 지역인 이 울돌목의 유속은 거의 20km에 가깝다고 합니다..
물결의 회오리가 가장 심한 곳이 진도대교 아래쪽이라고 하는데
가운데쯤에 물결이 회오리치는 것이 육안으로도 보였습니다.
한참 물회오리를 내려다보고 있으려니 어지러움 증이 몰려와서 눈을 돌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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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도대교 아래에 위치한 곳은 이쪽과 저쪽의 폭이 넓지 않아서
13척의 전함을 몰고나가 무려 333척의 왜군 대 전함선단과 맞서 싸울 수 있었으며,
수 백 명의 수군으로 1만이 넘는 대군과 대적할 수 있었습니다.
"울돌목, 명량해협"은 지금도 도도히 흐르고 있으나
이순신장군의 나라사랑 정신은 이어가지 못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싸움에 있어 죽고자 하면 반드시 살고 살고자 하면 죽는다.” (必生卽死 死必卽生)
이 말은 왜선 133척을 맞서 12척의 배로 싸워야 하는 명량해전을 앞두고,
전투력의 절대 열세를 정신력으로 극복하기 위해, 하신 말씀입니다.

“안 된다. 절대로 안 된다. 아무리 좌수사의 명령이라 하더라도 나라의 물건을
마음대로 자를 수는 없다.” 이 말씀은 전라 좌수사가 사람을 보내어 거문고를 만들
오동나무를 찍어 오라고 고흥지방의 만호(좌수사보다 낮은 벼슬)인 이순신에게 청하자
이렇게 말하고 거절했다고 합니다.
요즘에도 이런 자세로 일하는 공무원이 많으면 우리 사회가 훨씬 바르게 가겠지요.
“장부가 세상에 나서 나라에 쓰이면 목숨을 다해 충성을 바칠 것이요,
만일 나라에 쓰이지 않으면 물러가 농사짓고 공부하면 되는 것이다.”
이순신 장군의 정신이 요즘 우리나라에 절대 필요해 보입니다.

순이

3 Comments

  1. 데레사

    2014-05-28 at 08:41

    나도 남도여행 가고 싶어 지네요.
    보따리를 꾸러볼까 생각중이에요. ㅎㅎ

    요즘은 모든 곳에서 자꾸만 헛점만 보여서 안타까워요.
    이순신 장군의 정신, 자세… 우리가 배워야할 부분인데 그렇지 못한
    현실이 속 상해요.   

  2. 벤조

    2014-05-28 at 16:43

    순이님 글을 읽으니 옛날 기억이 되살아 나네요.
    역사를 통해 뭔가 배우고 지금에 적용해야 함을 이 글 속에서 깨닫습니다.
    데레사님, 가세요! ㅎㅎ   

  3. 장마와달빛

    2014-05-30 at 07:52

    명랑해전은 우리 역사상 너무 통쾌한 해전같습니다.
    울돌목의 거센 물결을 이용한 이순신 장군 께서는
    손무를 능가하는 병법으로 왜적을 물리 치셨네요..
    울돌목의 거센물결 을 한번 보고싶습니다..
    좋은자료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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