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에는 시간이 나면 22개월짜리 한이와 산책을 즐깁니다.
나만 보면 "밖에~ 밖에~"를 노래하면서 한이가 내손을 잡아끌면
열일을 젖혀놓고 밖으로 나가야 합니다.
신발장 앞에서 자기 신발을 골라놓고 내 신발도 빨리 신으라고 재촉합니다.
엘리베이터 앞에 서면 밖에 나간다는 기대로 소리를 지르고 발을 통통 구르며
좋아하는 모습을 보면 덩달아 즐거워지기도 합니다.
자박자박 걸어서 경비실 앞을 지나며 경비아저씨께 작은 손을 흔들고
경비실 앞에 조그만 꽃 화분에 작은 키를 더 낮춰 꽃을 호 불어봅니다.
어른들이 꽃향기를 맡는 모습을 보고 자기도 흉내 낸다는 것이
입으로 바람을 후 불어 보는 것입니다.
밖에 나가면
되도록 아기 손을 잡지 않고 뒤에서 아기를 따라가면서 살펴보기만 합니다.
아기도 뒤를 가끔 돌아다보며 할머니가 따라오나 보면서 앞으로 갑니다.
버스 정류장이 보이면 괜히 그곳에 가서 앉아있기도 합니다.
아기랑 나랑 어디 버스를 타고 가려는 듯이 정류장 벤치에 앉아
전광판에 들어오는 도착 버스를 살펴봅니다.
90번 버스가 곧 도착합니다.
070버스가 전 정류장을 출발하였습니다.
11번 버스 5분 후에 도착합니다.
이런 알림판을 진지하게 쳐다보다가 노란 학원차가 지나가면 ‘라니’라고 소리칩니다.
어린이 프로 꼬마버스 타요에 나오는 라니버스라고 생각하나 봅니다.
한이는 탈 것 들에 관심이 많습니다.
밖에 나가자고 조르는 것은 놀이터에 가서 미끄럼을 타려고 하거나 공원을 한 바퀴 도는
것도 있지만 정류장에서 지나가는 차들을 바라보고 싶어서 이기도 합니다.
집에 어린이가 없으면 잘 모르시겠지만
요즘엔 타요버스가 어린이들에게 가장 인기가 있습니다.
꼬마버스 타요에 라니 (노란이의 라니) 가니(빨간이의 가니) 로기(초록이의 로기)
등으로 이름이 붙여져 있습니다.
서울시에서도 타요 인기가 좋으니까 어디선가는 실제로 운행을 한다고 합니다.
아기들에게 워낙 인기가 있으니까 노선버스를 타요나 로기처럼 칠해서 운행하고
어린이 집에 다니는 유아들이 그 버스를 타는 투어도 한다고 합니다.
인기 캐릭터 ‘꼬마버스 타요’를 활용한 체험 학습을 하는 것입니다.
일산에는 롯데백화점에서 9층에 타요버스 체험 공간을 만들어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나도 한이 모자를 따라 타요버스 전시장에 가 봤습니다.
텔레비전에 나오는 차 모형과 인형들이 있어서 손자가 무척 좋아하며 뛰어놀았습니다.
아빠 엄마 손잡고 나온 아기들이 친숙한 캐릭터와 함께 재미있게 놀기도 하고
타요버스를 그리거나 모형을 타 보기도 합니다.
텔레비전에 나오는 인형이나 모형들을 실제로 만지고 타보고 그려 보면서 더욱 친근해 지고
보고 체험을 한 친숙한 모형이 장난감으로 나와 있어서 결국에는 구매로 이어지니
캐릭터 산업이 황금시장일 것은 자명한 일입니다.
뽀로로가 한참 인기를 얻을 때는 뽀로로 대통령이라는 말도 있었는데도
관심이 없으니 그런가 보다 했었지만
이제는 아기가 보는 텔레비전을 보게 되고 아이들이 좋아하는 캐릭터를
집안 식구들도 덩달아 좋아하게 됩니다.
대부분의 남자 아이들이 차를 좋아하는 것 같은데
누가 그러라고 시킨 것도 아니고 가르치지도 않았는데
남자 아이들은 차를 좋아하고 여자아이들은 인형을 좋아하는 것이 신기합니다.
나는 딸만 키워서 아이들이 어릴 때 인형이 집에 많았습니다.
딸들이 어린이였을 때 가지고 놀았던 헝겊 인형들이 아직도 있어서 깨끗이 손질해서
한이 장난감 방에 차와 함께 넣어 두어도 가지고 노는 모습은 보이지 않습니다.
오직 차만 좋아하는 한이 덕분에 차가 정말 많습니다.
타요버스는 물론 타요 주차장까지 있고 굴삭기 크레인 트럭 같은
중장비들과 소방차 구급차 도 수십 대가 있습니다.
차가 방과 거실 주방 까지 집안 구석구석 굴러다닙니다.
한이가 이곳저곳으로 차를 끌고 다니다가 두기 때문입니다.
차는 한이 엄마 아빠가 사 주기도 하지만 한이가 차를 좋아하는 것을 아니까
할머니 할아버지 고모가 경쟁적으로 사 주기도 하고 여행을 다녀오면
선물로 한이에게 차 한대씩을 안겨서 우리 집은 차 부자가 되었습니다.
다행인 것은 딸들이 차례로 결혼하여 아이들이 태어나니까 경제적인 것은 있습니다,
4살짜리 큰손자 건이가 타던 유모차나 점퍼루 장난감 같은 것을 한이가 물려받았다가
요즘엔 샘이가 사용하기 시작했고 내년 1월엔 또 한명의 손주가 태어나게 되었다고
오늘 병원을 다녀온 작은 딸이 전하는 것을 보면 아기 용품들이 내년엔
또 우리집으로 돌아올 것 같습니다.
딸 둘이 늦지 않게 결혼하고 앞서거니 뒤서거니 자녀를 낳고
유아용품을 주고받으면서 사이좋게 자녀를 키우는 모습이 보기 좋습니다.
욕심을 낸다면 이번엔 손녀가 태어났으면 하는데 그도 맘대로 되는 일이 아니라서
그냥 손자 네 명이려니 하고 있습니다.
예쁜 손녀가 태어나면 그 보다 기쁜 일이 없겠지만 손자가 태어나면 세 명의 형들이 쓰던
물건을 알뜰하게 재활용을 할 수 있어서 좋은 일이니까요.
손녀가 태어나면 옷부터 장난감까지 새로다 준비해야 하지만
손자가 태어나면 형들이 쓰던 것 그대로 다 물려 쓸 수 있으니 경제적이긴 할 것 같습니다.
(그래도 바라기는 손녀였으면 합니다.^^ )
순이
mutter
2014-06-04 at 22:56
아! 그렇군요.
새로운 세상을 보는듯해요.
워낙 아기 키워본일이 45년이 넘었으니까요.
아기는 한이 만할 때가 제일 예쁜 것 같아요.
순이님이 할머니 맞네요. ㅎㅎ
할머니 할머니 해도 그러려니했는데..
말그미
2014-06-16 at 08:14
아고~
한이가 어느새 이쁜 총각이 되었군요.
우리 외손자 준호와 거의 같은 시기에 태어나서
유달리 예뻐보입니다.
한이 동생이 생겼군요?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딸이었으면 더 예쁘겠지요?
저의 외손자 준호는 두 달 후 8월에 태어납니다.
딸이길 바랬는데 아들이랍니다.
그래도 저희 조부모와 아빠는 아들이라도
그렇게 좋아한데요.
한이 동생,
배속에서 건강하고 예쁘게 무럭무럭 잘 자라길 바랍니다.
거듭 축하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