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쟁이를 하니까 주머니 사정이 넉넉하지 않습니다.
아무리 셈이 서툴고 숫자에 취약한 사람이지만 생활에 있어서는 수입과 지출을
맞춰야 하는 것은 아주 기본적인 일이라 신경을 써야합니다.
수입이 적으니 지출을 줄여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 나의 일상생활에서 가장
확실하게 지출을 줄일 수 있는 곳은 교통비와 공연관람비용을 줄이는 일입니다.
자동차 운전면허를 못 딴 천연기념물 같은 나로서는 툭하면 택시를 탔고
월급쟁이를 하면서도 택시로 출퇴근을 하다가 보니 급여에서 택시비 지출이 너무
많은 것 같아서 요즘엔 되도록 버스를 타고 다닙니다.
버스를 타고 출퇴근을 하면 하루 교통비가 왕복2200원이면 됩니다.
택시비를 줄이고 또 한 가지는 공연관람 비용을 줄이는 일인데
전에는 좋은 좌석을 골라서 티켓을 샀지만
요즘엔 요령이 생겨서 싸고도 좋은 좌석을 골라서 삽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좋은 공연이 있으면 미리 정보를 가지고 있다가 티켓을 오픈 하는 날
달리기 선수가 출발선에서 기다리듯 해서 표를 사야합니다.
같은 라인이라도 가운데 쪽으로 있으면 비싸고 바로 한칸 옆은 쌉니다.
좌석 등급이 낮아지는 것이지요.
아람누리는 음향시설도 좋고 무대도 잘 보이고 해서 어디를 선택하든 다 좋은 장점이
있어서 그나마 주머니 사정에 맞게 갑니다.
조금 가깝거나 먼 차이이고 중간이냐 사이드냐 그런 차이인데
어디에 앉든 불만 없이 볼 수 있습니다.
전에는 무대 가까운 쪽에 앉아서 보다가 뒤로 밀려나서 보고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공연을 볼 수 있다는 것이 좋습니다.
오페라 나부코를 보려고 오래전 표를 사 놓고 기다렸는데 하필이면 같은 날
킨텍스에서 하는 인순이 공연을 보러 가자고 강남 사는 여동생의 연락이 왔습니다.
오페라 표를 다른 사람 주고 인순이 공연을 보러갈까 잠깐 고민을 했지만
인순이 공연보다 나부코를 보기 위해 사양을 했습니다.
서울에서 일산까지 동생이 인순이 공연을 보러 오는데 같이 가는 것도 좋겠지만
난 나부코가 훨씬 끌렸습니다.
좀 무식한 이야기지만 나는 나부코에 나오는 "히브리 노예들의 합창"을 듣기 위해
오페라 나부코 전곡을 듣는 다고도 말 할 수 있습니다.
히브리 노예들의 합창은 방송이나 시디로 자주 들을 수 있는 곡이지만
수 십 명의 합창단이 부르는 것을 보면서 코러스를 들으면 그 감동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나부코는 성경에 나오는 이스라엘 역사에 큰 어려움을 줬던 느브가넷살 왕의 이야깁니다.
"나부코"는 바빌론 왕인 느브가넷살의 이탈리아식으로 줄여서 부른 이름입니다.
바빌론의 이스라엘 침략, 유대인이 포로로 바빌론에 잡혀가고, 바빌론에서 노예로
살아가면서 하나님과의 약속을 기약하며 어려움을 견디어 내는 역사이야깁니다
시편에 "바빌론 여러 강변 거기 앉아서 시온을 기억하며 울었다. “ 라는 구절이 나옵니다.
“히브리 노예의 합창”
금빛날개를 타고 날아가라, 내 상념이여;
가거라, 부드럽고 따뜻한 바람이 불고
향기에 찬 조국의
비탈과 언덕으로 날아가 쉬어라!
요르단의 큰 강둑과 시온의
무너진 탑들에 참배를 하라…
오, 사랑하는 빼앗긴 조국이여!
오, 절망에 찬 소중한 추억이여!
예언자의 금빛 하프여,
그대는 왜 침묵을 지키고 있는가?
우리 가슴속의 기억에 다시 불을 붙이고,
지나간 시절을 이야기해다오.
예루살렘의 잔인한 운명처럼
쓰라린 비탄의 시를 노래 부르자.
참을 힘을 주는 노래로
너에게 용기를 주시리라!
오페라의 내용은
기원전 6세기에 있었던 히브리인이 바빌론 포로로 끌려간 사건을 배경으로 한 이야깁니다.
바빌로니아의 나부코는 예루살렘 성전을 파괴하고 대제사장 자카리아를 비롯한
히브리언들을 핍박합니다.
본인이 노예의 몸에서 태어났음을 알게 된 나부코의 큰딸 아비가일레는 아버지의 자리를
노리고 자만심에 가득 찬 나부코가 유일신을 자처하다 하늘의 심판을 받는 동안
아비가일래 스스로 왕위에 오릅니다.
나부코의 작은딸 페네나는 대제사장 자카리아의 조카인 이스마렐레와 사랑하는 사이로
어려움에 처한 히브리인들을 도우며 유대교로의 개종을 준비하다가 아비가일레에게
처형당할 위기에 처합니다.
“내가 신이다.” 라며 오만하던 나부코는 뒤늦게 자신의 잘못을 깨달고 히브리인에게
용서를 구한 뒤 모든 상황을 바로잡고 자신의 백성들과 함께 히브리신을 섬기기로 합니다.
아버지 나부코를 배신하고 자기가 왕이 되려는 노예출신의 딸
한 남자를 두고 자매가 동시에 좋아하는 구도
내가 살아있는 신이다. 라고 외치는 권력에늬 도취
출생의 비밀과 그릇된 욕망, 삼각관계, 인간의 교만
요즘에도 만날 수 있는 드라마의 요소 특히 막장 드라마의 요건을 다 갖추고 있습니다. ^^
조국을 잃고 포로로 잡혀가 바빌론 강가에서 울었던 히브리인의 이야기가
지금도 생생하게 전해지는 오페라입니다.
순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