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1일 후쿠오카에 첫 취항을 하는 진에어를 탔습니다.
첫눈, 첫사랑 첫 만남, 첫아이 ……..이렇게 첫 자가 들어가면
마음이 설레는 느낌이 드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요?
인천공항에서 출국 수속을 하는데 카운터에서 연두색 모자를 쓴 예쁜 여직원이
“진에어가 후쿠오카에 첫 취항을 하는 날이라”고 하면서 좌석티켓과 함께
선물 교환권을 주면서 후쿠오카 공항에 내리면 받으라고 했습니다.
친구가 인터넷을 뒤져서 저렴하고 알찬 여행 상품을 찾았다며 국내여행보다 싸다고
일본에 가서 온천이나 하고 오자고 해서 떠난 길입니다.
친구는 나와 여고동창이기도 하고 오라버니의 친구 부인이기도 해서
동창들과 다 친하지만 그중에서도 자매처럼 지내는 사이입니다.
얼마 전 모친상을 당한 친구와 장지에 까지 그 가족들과 함께
내 부모님 일처럼 장례에 참여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느라 친구들과 계획했던 부산 여행을 못 갔다고,
둘이서라도 어디를 다녀오자고 했습니다.
나도 직장에서 어려운 인증도 무사히 끝나고 여름휴가도 사용하지 않았던 터라
3일 정도는 쉴 수 있겠기에 친구와 이아기도 할 겸 오붓하게 둘이서 다녀오기로 했습니다.
여행을 자주 다니는 친구라 여행상품도 잘 고르고 조용한 성품이라
나와는 코드가 잘 맞아서 3일정도 함께 하는 것은 기대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첫 취항하는 진에어를 타니까 그것도 행운이라면 소소한 행운이었습니다.
비행시간이 1시간 20분 남짓 걸리는 가까운 거리라
아무 부담이 없는 스케줄이고 뜨뜻한 온천이 목적이었습니다.
후쿠오카를 가는 진에어는 승객을 190명 정도를 태울 수 있는 소형 비행깁니다.
우리나라에 에어부산, 제주항공, 티웨이, 진에어 등 저가항공사들이 많이 생겼습니다.
장거리라면 모를까 4시간 이내에 갈 수 있는 거리는 저가항공을 타고 다녀도
별 무리가 없고 경제적일 것 같습니다.
비행기가 뜨고 내리는 시간을 빼면 하늘에 수평을 잡고 떠 있는 시간이
짧은 관계로 서비스는 그야말로 빨리빨리, 급하게 이루어졌습니다.
비행기가 고도를 잡자말자 냅킨 한 장과 삼각 김밥 그리고 물 한 컵이 날라져 왔습니다.
삼각 김밥에는 참치가 들어있었는데 어찌나 맛있는지 모릅니다.
그리고 충분히 요기가 되었습니다.
그 짧은 시간에 식판에 담긴 식사를 한다면다 차리지도 못하고 먹지도 못할 터인데
삼각 김밥은 굿 아이디어였습니다.
복도를 사이에 두고 왼쪽 세 사람 오른쪽 세 사람 이렇게
한 줄에 6명이 앉을 수 있고 그사이로 청바지를 입고
머리에 나비핀을 꼽은 스튜어디스들이 서빙을 했습니다.
그다지 세련된 것은 아니지만 편안한 모습들입니다.
첫 취항을 하는 기장의 멘트도 유머가 있고 재미있었습니다.
"기내에 두시는 물건이 없나 다시 한 번 둘러보시고 안전하게 내리시기 바랍니다."
이 말을 "만약 승무원에게 선물을 주시고 싶으시면 의자나 선반에
물건을 두시고 내리면 감사하게 받겠습니다." 이런 식이었습니다.
나는 25살이던 1979년도에비행기를 태어나서 처음으로 탔습니다.
DC10 이라는 기종의 대한항공을 타고 사우디아라비아 담맘에 갔었습니다.
남편이 건설회사에 근무하고 있었고 남편은 먼저 그곳에 갔는데 가족비자가
나오지 않아서 6개월도 더 넘게 기다렸다가 비행기를 탈 수 있었습니다.
신원조회기간도 얼마나 긴지, 미국 대사관 근처에 있던 여권과를 몇 번이나
방문을 해야 했습니다.
그러고도 소양교육이라고 해서 해외에 나갈 사람들을 모아놓고
서너 시간 교육을 집중 교육을 합니다.
해외에서 행동요령과 간첩이 접근해서 포섭당할 우려가 있는데
그럴 경우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하는 교육을 누구나 받고난 후
“소양교육필증”을 여권에 부착 해야 합니다.
한번 외국에 나가려면 그러는 준비기간이 상당히 많이 걸리고
비행기 삯도 비싸서 웬만하면 비행기를 타기 어려웠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저가항공시대가 되어 고속버스요금 정도의 비용으로
비행기를 타고 해외를 갈 수 있고 마음만 먹으면 당장이라도
해외에 나갈 수 있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도 진짜인지 내 기억의 착오인지 구별이 안 되는 것이 있는데
육중한 비행기가 땅에 착륙하는 순간에 박수를 쳤습니다.
누가 박수를 치자고 한 것은 아닌 것 같은데 공연을 마치고 인사를 하는
배우나 가수에게 박수를 치듯이 비행기에 타고 있던 모든 승객이 일제히
뜨겁게(!) 박수를 치면서 감동에 젖었습니다.
안전하게 착륙을 해서 고맙다는 의미도 있을 것이고 기장이나
승무원에게 감사한 느낌도 담았을 것이고 땅에 내렸으니 이제
살았다는 그런 기분도 있었을 것이고 ……..
그렇게 박수를 치던 일이 언제부터 없어졌는지 모르겠습니다.
아마 88년 올림픽 전후가 아닐까 하는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요즘에 만약 비행기가 착륙했다고 박수를 치면 우습겠지요?
왜 우스울까요?
스튜어디스들이 머리에 나비핀을 꼽고 일하는 모습이 귀엽기도 하고 예뻤습니다.
진에어 회사의 로고가 나비라고 합니다.
나비의 날개 짓 같은작은 변화가 커다란 바람으로 변화를 유발 시키는 "나비효과"처럼
고객과 회사 모두에게 유익이 되는 좋은 항공사로 성장해 나가기를 바랍니다.
후쿠오카 첫 취항하는 진에어를 탄 것도 좋은 인연이라 생각되어
저가항공 진에어에 대한 이야기를 했습니다.
순이
데레사
2014-12-04 at 04:40
저가항공을 한번도 타 본적이 없어요.
대부분을 대한항공이나 아시아나를 타거든요.
의외로 서비스도 좋고 안전하나 봅니다.
다음에 어딜 가면 한번 타볼까 싶어요.
Andy
2014-12-04 at 20:11
다음엔 티웨이도 타 보시고 후기 부탁드립니다. 최근에 티웨이로 옮긴 믿음직한 기장님이 계시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