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깝고 싼 맛에 일본 온천여행 가는 겁없는 아줌마

엄마 가지마,
엄마 안가면 좋겠다.
엄마 나중에 가면 안 돼?
엄마 지금 이럴 때 정말 가야 되겠어?
엄마 만약 큰일이 벌어지면 어떻게 돌아오려고 그래?
딸이 아기처럼 따라다니며 징징거립니다.
모르는 사람이 보면 딸을 두고 엄마가 가출이라도 하는 상황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나에게 여행을 못 가게 말리느라 그러는 것입니다.
세살짜리 아들이 있는 엄마이면서도 우리딸은 나에게 어린 아이처럼 거의 울 듯이
"엄마 화산이 또 폭발하면 어떡해? 세슘도 무섭고, 엄마 못오면 어떡해? "
이러면서 여행을 가지 못하게 말렸습니다.

며칠 전에 아소산 화산이 폭발하여 분진이 하늘로 몇 십 미터나 솟아올랐고
그 때문에 비행기가 결항하기도 했다며 하필이면 그곳엘 가려고 하느냐고 자꾸 말리기에

농담 삼아 "화산폭발 하는 것 보고 싶어서.ㅎㅎㅎ" 라고 말 했습니다.
11월 26일 폭발한 아소산에서는 계속 마그마가 뿜어져 나온다고 했습니다.
안 무서운 건 아니지만 난 기회가 된다면 그런 광경을 보고 싶기도 합니다.
재난이나 사고는 미리 주의하고 방지하는 것이 당연해도
천재지변은 꼭 그런 것만은 아닙니다.
내가 아소산에 간 날 마침 화산이 폭발한다면?
가정해 볼 수 있고 가능성이 높은 일이었지만 여행을 취소할 만 한 사안은 아니었습니다.
춥고 눈 쌓인 히말라야 등반도 목숨을 걸고 하고, 오지여행도 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언제 일어날지 모르는 화산 폭발이 무서워서 예정된 여행을 그만두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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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6일 일본 구마모토현 아소산의 나카다케(中岳) 제1화구에서 화산재를 포함한 연기 기둥이 치솟고 있다.

일본의 대표적인‘칼데라 화산’인 아소산은 9만년 전 대규모 분화 활동을 한 적이 있다. /AP 뉴시스
[출처] 본 기사는 프리미엄조선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우리의 삶은 예정된 어떤 길이 있어서 그길로 흘러간다고 말하다가
기독교인답지 않게 운명론자라는지적을 받기도 하지만
더 비 신앙인처럼 발언을 하자면 "다 팔자소관이다." 그런 생각입니다.

0.1초면 비켜갈 수있는 사고도 하필이면 그 순간에다다르는 경우를 많이 보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굳이 위험지역에 갈일이 있냐고 하지만
사실 우리나라에 전쟁이 날 것 같다고 세계가 주목해도
우리나라 안에 있는 우리들은 피부로 느끼지 못하는 것처럼
일본은 땅 밑이 들끓고 있어도 그곳에 사는 사람들은 아무런
위협을 느끼는 것 같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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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에 갔을 땐 은근히 기분 나쁘게 하는 한글 안내문이 많았는데
이번에 갔을 땐 그런 것들이 하나도 없어서 기분이 좋았습니다.

저런 한글 안내문이사라져서 기분이 좋다는 것 이해 가시지요?
거의 같은 코스를 다녔기 때문에 내가 사진 찍은 장소를 유심히 살펴봤는데
약속이나 한 듯이 저런 안내문을 치웠더군요.
일본은 지난번 쓰나미 후에 방사능 오염이나 화산폭발 위험 등으로
서양 관광객은 거의 눈에 띄지 않았고 중국 사람들도 없었습니다.
나처럼 겁 없는 한국 사람들만 특히 겨울 온천 좋아하는 아줌마들이
거리상 가깝고 싼 맛에(!)에 일본을 가게 되는데 한국 사람들의 비위를 건드려 봤자
좋을 것이 없으니까 저자세로 돌아선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30~40년 전쯤 내가 20대 땐 일본사람들이 우리나라에

용어도 웃기는 "기생관광"을 많이 왔습니다.
그당시 일본은 경제동물이라는비난을 들어가면서 세계를 다 사들일 듯이
앤화를 과시했고 특히 일본남자들이 섹스관광을 많이 다녔습니다.
그들의 저급한 관광문화에 편승하여 내 나이 또래의 꽃 같은 아가씨들은
일본 남자가 아닌 앤화에 굴종되어 그들에게 웃음과 서비스를 제공했습니다.
내 친구 한명도 대학생 신분이면서 일본의 늙은 남자들이
관광을 오면 며칠 그들의 가이드를(?)를 하곤 했습니다.
다른 어떤 아르바이트를 하는 것 보다 그게 돈벌이가 쉬웠기 때문입니다.
이제 세월이 많이 흘러 일본 사람들은 지진으로 땅이 흔들리고 화산이 폭발하고
바닷물이 넘쳐 땅을 덮고 방사능 공포에 떠는 어려운 삶을 살고 있습니다.
삶이 안전하기를 바라는 것은 누구나 원하는 일인데
언제 땅이 꺼질지 화산이 폭발할지 예측할 수 없는 공포 속에 사는 일본 사람들은
얼마나 불안할 것이고불행한 일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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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닷컴 12월 8일 프리미엄 기사에서 퍼옴, 국제부 오윤희 기자)

오늘 조선일보의 아소산에 관한 기사 내용도
만약 아소산이 대 폭발을 하면 아소산에서 직선거리 650km 정도 떨어져 있는
서울에까지 분진이 날아온다고 걱정을 했습니다.
9만 년 전에 아소산의 대 폭발로 인하여 일본 전체가 화산재로 덥히기도 했고
약 300년 전 폭발 땐 2만 여명이 사망했다는 기사 내용입니다.
만약 지금 대폭발이 일어나면 일본만 망하겠습니까?
이제는 지구 전체에 파급 되는 일이 벌어지겠지요.
그건 일본사람들 뿐 아니라 우리 지구의 운명과도 상관있는 일이 될 것 같습니다.

아소산에는 눈이 하얗게 덥혀있는데
평지로 내려오자 감나무에는 감이 주렁주렁 달려있고
낙엽이 다 지지 않았을 정도로 들판은 푸르고 청정했습니다.

(조불에 오드리님이 같은날 아버님을 모시고 아소산 여행을 다녀오셨더군요.

사진은 오드리방에 많이 있습니다. 보세요)

http://blog.chosun.com/blog.log.view.screen?blogId=35701&menuId=-1&listType=3&from=&to=&curPage=1&logId=7618408

순이

2 Comments

  1. 데레사

    2014-12-08 at 03:44

    작년에 가고시마의 사쿠라지마를 갔을때 폭발이 있어서
    화산재를 잔뜩 뒤집어쓰고 허겁지겁 내려 온적이 있어요.
    그후 얼마 지나지 않아서 그 산이 시내를 뒤덮을 정도로
    재를 쏟아낸 분화가 있었고요.

    일본은 참 겁나는 곳입니다만 그렇다고 여행 안갈수도 없지요.
    암튼 잘 다녀왔어요.   

  2. mutter

    2014-12-09 at 00:03

    에구!
    위험 했지요.
    안 갔어야지요. ㅎㅎ
    잘 다녀와서 다행이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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