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부귀영화를 보겠다고 아기를 어린이집에 보내나…..

30개월 된 손자 한이가 아파트 같은 동에 있는 가정 어린이집에 다닙니다.
우리 집과 똑같은 구조의 어린이집엔 볼풀장도 있고 친구들도 있고
저를 예뻐하는 푸근한 선생님도 계시고 해서 그런지 우리 한이는
어린이집 가는 것을 좋아합니다.
아침에 10시쯤 데려다 줬다가 오후 4시쯤 데리고 오는데 아이는
아무 부담감 없어 보이고 집에서 노느니 친구들과 논다는 생각인지
즐겁게 어린이집엘 갑니다.
어린이집에 다니고부터는 잘 안 먹던 시금치나 김치 같은 반찬도 잘 먹고
그 조그만 손으로 깍두기도 담고 케이크도 만들고 떡볶이나 송편을 만들어
가지고 와서 깜짝 놀랄 때도 있습니다.
선만 몇 개 지그재그로 그린 그림 묶은 거나 카드도 만들어 가지고 옵니다.
그걸 무슨 피카소그림이나 되는 양 온 가족이 흥미롭게 들여다보곤 합니다.
저녁에 식구들이 집에 모이면 한이에게 어린이집에서 배운 노래를 시켜놓고
온가족이 둘러앉아 한이 재롱을 보길 텔레비전 아이돌 스타 보듯이 합니다.
그걸 동영상으로 찍어서 떨어져 사는 할머니 할아버지께도 보내 드리면
아침저녁으로 그걸 보고 또 본다고 합니다.
집에 데리고 있는 것 보다 어린이집에 다니면서 사회성이 발달되어
좋다고 하면서 온 식구가 만족했습니다.

어제는 인천어린이집 교사가 4살 여자아기를 김치를 먹지 않는다는 이유로
풀스윙으로 힘껏 아이를 때려서 나가떨어지게 하는 동영상을 보고
너무도 기가 막혀 몸이 부들부들 떨렸습니다.
어른이 그것도 체격이 산만한 교사가 의사표현도 잘 못하는 어린 아기에게
어쩌면 그렇게 거침없이 가격을 할까요?
교사에게 맞은 아기는 낙엽처럼 저만치 날아가 뒹굴었는데도 아프다 표현도 못하고
누가 일으켜 주지 않아도 후속 매라도 덜 맞으려는 본능으로 바닥에 떨어진 김치를
스스로 줍고 있고, 같은 반 아기들은 공포에 떨며 구석에 조르르 앉아서 눈치를 봅니다.
힘이 비슷한 어른들끼리의 싸움에서도 그런 스윙에서는 살의가 느껴지는데
아기에게 그런 폭력을 어쩌면 그렇게 거리낌 없이 하는지…….

우리 딸은 오늘 낼 하는 만삭 임부인데 눈물이 글썽이며 몹시 괴로워하고
나는 어린이집에 보낸 내 손자도 저렇게 매 맞고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자
잠시도 견딜 수 없었습니다.
우리 한이도 안 먹던 김치를 먹고 시금치도 먹는데
그것도 매를 맞으며 받은 훈련의 결과인가?
며칠 전엔 볼풀장에서 놀다가 다쳤다고 얼굴에 상처가 나서 왔었는데
그것도 혹시?
바이올린 채를 들고 책상을 치면서 "너희들" 하면서 눈을 부릅뜨는 걸 봤는데
그것도 선생님이 그렇게 하는 걸 보고 배웠나?
의심이 들기 시작하니까 끝없이 부정적인 생각이 떠오릅니다.

무슨 부귀영화를 보겠다고 어린것을 그런 폭력집단에 맞기나?
내가 직장을 안 다니더라도 손자를 보는 게 낫겠다 싶어서
한이를 데리고 오려고 점심시간에 어린이집엘 갔습니다.
빈손으로 가기는 뭣해서 귤을 사 들고 어린이집 벨을 눌렀습니다.
아이를 맡아주는 대신에 한이엄마와 나는 정성껏 선생님들을 대접했습니다.
집에서 군고구마를 만들어다 드리고 빵이나 과일 등을 수시로
선생님들 드시라고 사다 드리고 명절엔 선물을 성의껏 했습니다.
아이를 데려다 주거나 데려올 때 진심으로 허리 숙여 감사하고 존경했습니다.
이렇게 했는데도 우리 아기가 선생님의 폭력에 길들여졌다면?
분노와 갈등으로 심장이 두근거리고 몸이 떨릴 정도였습니다.

벨소리를 듣고 선생님이 문을 열어주시는데
푸근한 모습의 선생님이 나를 보더니 반가워합니다.
사가지고 간 귤을 드리면서 중문 너머에 아기들 중에 있는 한이를 찾아보려고 하자
선생님이 "한이야 할머니 오셨다."소리 지르자
우리 한이가 "할머니!"하면서 달려와 안깁니다.
다른 아기친구들도 다 몰려나옵니다.
어린이집 아기들은 표정이 밝고 예쁘기만 합니다.
그래도 의심이 가득한 나는 품에 안긴 한이의 귀에 대고 "집에 갈까?" 했더니
품에서 미끄러져 내려가 친구들이 있는 곳으로 뛰어갑니다.
그런 모습 어디에도 폭력의 흔적이나 억압된 분위기는 느낄 수 없었습니다.
어린이집에서 한이를 데리고 나와 제 엄마에게 데려다 주려고 했는데
아기가 밝게 뛰어노는 모습을 보니 그러는 게 아닌가 싶어서
머뭇거리다 그냥 직장으로 왔습니다.
귤을 들고 그 시간에 어린이집을 방문한 할머니의 심정을
선생님들은 아실 것 같아서요.

어린이집이 다 그런 것은 아니겠지요?
어찌되었든 모든 국민이 분개하는 사안입니다.
우리는 모두다 누구의 부모이고 누구의 자녀인데
그런 것을 보고 아무렇지도 않을 사람이 어디 있습니까?
이런 정글 같은 세상에서 어떻게 믿고 기르라고
젊은 사람들에게 아이를 낳으라고 할 수 있겠습니까?
어쩔 수 없이 아이를 맡기고 직장을 나가는 아기엄마 들은
얼마나 가슴이 찢어지겠습니까?
이렇게 가슴 아픈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어린이집 선생님들은
아기를 폭력으로 다루려고 하지 말았으면 합니다.
제도나 규정이나 관리가 다 무슨 소용입니까?
교사 개개인이 주의 하고 따뜻하게 아기들을 돌봐야지요.
나도 집에서 손자나 볼까 하는 생각이 드는데
직장맘 들은 아이 낳아 기르고 싶겠습니까?

순이

3 Comments

  1. 말그미

    2015-01-15 at 09:30

    위의 무서운 예의 어린이 집 교사의 이야기를 읽고
    너무 의외라 깜짝 놀라고 괘씸하고 무서운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 일이 있을 수 있을까요?
    두 번 다시 없어야 할 일입니다.

    긴글 쓰고 싶으나 곧 학교에 간 동생을 데리러 갈 시간이라
    짧게 씁니다.
    추운 날씨에 꼭 건안하시길 바랍니다.   

  2. 데레사

    2015-01-15 at 15:05

    이번 사건은 아무리 생각해도 용납이 안돼요.
    세상에 그 큰 덩치로 어린아이를 내려치니 아이가
    날아가는듯이 쳐박혀 버리던데, 앞으로 저사람은
    영원히 교사자격을 주지 말아야 해요. 그리고 그 어런이집
    원장도 문책하고 당연이 어린이집은 페쇄해야죠.

    그래놓고 훈계차 그랬다는 변명을 하다니…..

       

  3. 騎士

    2015-01-17 at 01:05

    순이님
    순이님 말대로 아직 오른손이 회복이 덜되어
    글자를 치면 내 의지와 상관없이 두번씩 손가락이
    글자를 두들겨 망치는 바람에 왼손 검지로만
    자판을 두들기다 보니 짧은 글 하나 쓰기도
    힘이 듭니다
    조금씩 나이 지는 것이 느껴지지만 당분간은
    그럴 것 같습니다

    잘 훈련된 아이
    말 잘듯는 아이
    어른들이 원하는 아이상이 아니었나
    모두가 반성해야 합니다
    버릇없는 놈
    본게 없는 집안에서 큰놈
    옹야, 옹야 키워서 버릇이 없어
    어른들이 아이를 앞에두고 하는 말입니다
    본게 없이 컸다는 말
    어른들이 모범되지 못하게 사는 가정이란 말
    아닌가 합니다
    어린이 집은 애들을 안전하게
    맡은 시간동안 보호해 주면 끝난다고 봅니다
    교육기관이 아니라고 봅니다
    너무 많은 것을 바라는게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남자 혼자 돈 벌어도 온 가족이 편하게 살고
    애들 5~6명도 다 대학 보낼 수 있었던 시대
    그때는 엄마는 오로지 애들 교육과 돌봄에
    올인 했지요
    엄마가 아무리 일류대학을 나온 엘리트라도
    말입니다
    세상이 변하니 참~~~
    어느 것이 옳은 것인지 ?
    (이거 쓰는데 30분 걸렸시유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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