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준 작곡 이은상 작사의 동무생각은
학창시절 교과서에 실린 노래로 가슴 설레며 배우고 불렀던 노래입니다.
대구에 실제로 청라언덕이 있다며 동생이 안내를 해 주었습니다.
어버이날 어머니를 모시고 달성공원을 들려 동물구경을 한 후에
차를 타고 이동한 곳입니다.
언덕을 올라가 교회 주차장에 차를 대고 조금 걸어가니 사과나무가 있습니다.
대구 최초의 서양 사과나무 자손목이라는 안내문을 읽었습니다.
동산의료원 초대원장인 존슨 선교사가 미국에서 들여온 묘목으로 사택주변에 심어
주변으로 보급한 것이 대구 사과나무 효시가 되었답니다.
대구하면 능금고장이라고 불리는 타이틀이 이곳에서 시작한 것입니다.
대구를 사과 주산지로 만든 1세대 원조사과나무에서 씨앗이 발아해 자란 것이
2세대 사과나무인데 수령 80년이 되어 보호수로 지정해 관리중이고
2세목 옆에 3세목을 심어 보호 관리하고 있었습니다.
박태준님이 작곡한 동무생각 노래비입니다
봄의 교향악이 울려 퍼지는 청라언덕위에 백합필적에
나는 흰 나리꽃 향내 맡으며 너를 위해 노래~ 노래 부른다.
청라언덕과 같은 내 맘에 백합 같은 내동무야
네가 내게서 피어날 적에 모든 슬픔이 사라진다.
푸른(靑) 담쟁이(蘿)넝쿨이 자라던 언덕은
앞뒤로 고층건물에 쌓여 언덕의 느낌보다 분지의 느낌이 들었습니다.
노래비 바로 뒤에는 고층 아파트가 배경이 되어있지만
그 옛날 동무생각을 작곡한 언덕이라고 하니 감명 깊었습니다.
어머니는 이 노래에 특별한 감흥이 없으신 것 같고
노래비를 보고 가장 가슴이 뭉클 한 사람은 접니다.
교과서에 실린 노래를 배울 때 그 감격이 되살아나서입니다.
신록이 짙어지는 계절이 오면 청라언덕의 선교사 주택은
담쟁이 넝쿨이 휘감아 올라 온통 푸른 풍경이 되었답니다.
청라란 푸른 담쟁이를 가리키는 말이며 언덕위에 세워진 선교사들의 붉은 벽돌 사택을
푸른 담쟁이가 덮고 있는 곳이라 하여 청라언덕이라 불렀던 곳이라고 합니다.
대구가 고향인 한국 근대음악의 선구자 박태준선생이 계성학교를 다니던
학창시절 이야기를 시인 이은상선생이 듣고 쓴 시에 다시 곡을 붙인 가곡입니다.
노랫말에서 청라언덕은 이곳에 푸른 담쟁이 넝쿨이 휘감고 있던 청라언덕이고
백합화는 그가 흠모했던 신명학교 여학생이라고 합니다.
예술가의 꿈과 추억이 서린 청라언덕은 금방이라도 하얀 백합 향기가
날리는 듯 했는데 계절 상 아카시 향기가 대신하고 있었습니다.
노래비 앞에 어머니와 동생내외와 한참을 나란히 앉아 있었습니다.
동생이 나지막한 목소리로 봄의~ 교향악이 ~하면서 노래 부르자
나도 허밍으로 따라 불렀습니다.
청라언덕은 대구의 기독교가 지역사회에 뿌리내려 정착하고
지금의 동산의료원이 사회에 봉사하면서 성장한 중심지입니다.
대구 근대화가 시작한 곳이며 지난 100여 년간 지역의 역사와 함께
호흡하면서 대구를 지켜본 청라언덕입니다.
긴 시간의 흐름과 놀랄만한 변화의 과정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청라언덕 노래비 옆에서 시내 쪽으로 내려가는 90계단 까지는
3.1운동 당시 만세운동을 준비하던 학생들이 일본군의 감시를 피해서
도심으로 모이기 위해 통과 했던 솔밭길이라고 합니다.
대구의 만세 운동은 일제의 감시가 심해 3월 1일보다 늦은
1919년 3월 8일 오후 큰장에 모여 만세를 불렀다고 합니다.
이 솔밭길은 나라사랑 배우는 교육의 장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도심으로 내려가는 90계단 우측에는 태극기가 걸려있고
왼쪽으로는 사진과 설명이 담벼락에 붙어 있어서
천천히 걸으며 읽기 적당했습니다.
전에는 이 주변에 달서천이 흐르고 있어서 이곳에 마을 공동 빨래터가 있었는데
3.1운동당시 신명학교 여학생들이 대야에 옷들을 담아 빨래터 가는 척하며
만세운동에 참가하기도 했답니다.
노랫말 속에 나오는 신명여학교의 그 백합화 같던 동무들은
지금쯤 다 하늘나라 가셨겠지요?
너를 위해 노래~ 노래 부른다는 박태준선생도 1989년에 작고하셨더군요.
어머니를 모시고 나선 나들이 길에서 생각지도 못했던 청라언덕과의 만남은
오래 기억이 될 것 같습니다.
순이
mutter
2015-05-11 at 07:00
‘청라 ‘ 가 푸른 담장이군요.
그냥 노래를 따라 불렀는데..
땡큐! 순이님.
대구사과가 그렇게 해서 유명해진거네요.
trio
2015-05-11 at 07:43
오랫만에 이 노래를 따라 부릅니다.
청라언덕이 대구에 있군요.
오래 전 선교사들의 피와 땀으로 복음이 전해져서
이제는 복음의 빚을 갚는 나라가 되었으니 새삼 복음의 능력을 실감합니다.
어머님과 즐거운 나들이셨네요.
건강하세요.
jh kim
2015-05-11 at 10:39
너무도 감사드려요
대구 동산병원 계성 중고교 신명학교
계명대학교 100년이 훨씬넘는 역사를가진 서문교회
제가 대구에 근무할때만해도 대구는 아주 배타적인도시로 알려져 있었답니다
우리 최목사님은 참으로 대단하신 목사님으로하나님께서 예비하신 귀하신종입니다
데레사
2015-05-11 at 12:33
신명학교를 졸업한 친구들도 몇 있는데, 청라언덕의 그 동무들은
우리보다는 약간 더 나이가 많았을것 같아요. 시대적으로 봐서.
청라가 푸른담장이, 오늘도 공부 하나 했습니다.
지나
2015-05-11 at 13:42
제가 제일 좋와하는 우리노래입니다
친구랑 자주 부르는 노래예요
고맙습니다
소리울
2015-05-13 at 08:13
청라언덕, 푸른담쟁이란 뜻의 언덕
발음이 아주 명쾌하고 ㅇ, ㄹ 같은 유성음의 중복이
묘한 여운을 주어서 더욱 아름다운 언덕이름이 ㄷ되는 것 같군요.
거기 다녀왔었는데 순이님은 어머니랑 동생분이랑 함께 가셔서 더욱 감회가 깊었던 것 같군요.
말그미
2015-05-13 at 15:05
‘청라언덕’이 대구에 있었군요?
뜻이 푸른 담쟁이란 것도 처음 알았습니다.
혼자 가만히 다시 그 노랠 불러보았습니다.
‘청라언덕’…몇 번을 되뇌어도 참 아름다운 말입니다.
최대화
2015-05-13 at 23:42
청라언덕 선교사 사택 담넘이, 90계단 놀이, 여름저녁 솔밭길 피서 어릴적 놀던 고향동네 소식 감사합니다. 블러그 소식 자주 접하면서 건강하세요
푸나무
2015-05-14 at 01:22
디오스님 생각이 나네요.
계명대 총장…의 동생분이신데
거기 청라언덕에서 사셨던….
아프시다던데…요즈음은 통 포스팅을 안하시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