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산 아줌마들은 아우디 신사를 좋아해

일산 아줌마들이 모인 컴뮤니티에 소개된 미담인데
회원들에게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습니다.
우리 딸이 읽고감동이라고 전해주기에 컴뮤니티에 들어가
직접 찾아서 읽어봤는데 마음이 따뜻해지는 이야기라 소개합니다.

어떤 분이 남의 차를 실수로 긁었다고 했습니다.
하필이면 아우디였습니다.
글을 올린 분은 아내인데 남편이 올해 대학원을 졸업했고
아기는 어린이집에 보내고 맞벌이를 하고 있다고 합니다.
남편의 직업상 어쩔 수 없이 소형승용차를 사서 할부로 갚고 있다고 했습니다.
스파크라는 소형승용차로 아우디를 긁었으니 얼마나 가슴이 철렁했겠어요?
스파크 주인의 실수로 일어난 일이라 아우디 주인에게 당연히
죄송하다고 사과를 드리고 수리 해 드리겠다고 하니까
아우디를 타는 신사분이
자기도 젊을 때 실수한 적이 있다고 그냥 가라고 하더랍니다.
그리고 가시면서 한마디 덧붙여 말하기를
나중에 이런 일을 당하면 그때 갚으라고 하더래요.
다른 사람에게요.

그 글을 읽은 아지매들은 (일산 아지매 줄여서 일지매라고 합니다.)
누군지는 모르지만 아우디를 타는 신사분을 향해 폭풍 칭찬을 하는 겁니다.
일산에 사는 아줌마들이 모이는 공간인데 일지매 회원들이 15만 명 되는
대형 컴뮤니티라 지역사회에 영향력이 큽니다.
그런 아줌마들이 다들 내일처럼 고마워하고 신사분을 향해
축복의 말을 하니 그분은 복이 저절로 쌓일 것 같습니다.
경제적인 여유가 있다고 해서 다 그러는 것은 아닌데
너무 멋지고 존경스럽다는 것입니다.
작년 말에도 아우디 운전자가 파지 줍는 할머니께서 리어카로 아우디를 긁고
지나갔는데 뭐라고 하기는커녕 자동차 주차를 잘못해서 미안하다고 했다는
뉴스가 있어서 감동한 적이 있는데 혹시 그 운전자 아닌가 하는 분도 있고
아우디라는 차량에 대해 좋은 인상을 받게 됐다고 하는 분도 있었습니다.
그 글을 올린분도 나중에 그런 일이 있으면 꼭 그렇게 하겠다고
다짐을 하는 모습이 너무도 아름다웠습니다.

만약에 스파크 운전자에게 악착같이 손해배상을 하라고 했으면
젊은 분들이 살아가는 일이 얼마다 더 팍팍하고 힘들었겠어요?

정말 감사합니다.
저희도 열심히 살아서 꼭 남에게 관용을 베풀며 살게요!
아우디 끄시는 멋진 신사님! 복 받으실거에요!!
다음에 꼭 갚으라는 말 지킬게요.
글쓴 분의 표현입니다.

서로의 잘못에관해바늘끝처럼 뾰족하게 세워 날카롭게 싸우는 일이 많은데

이렇게 관용을 배풀면 사회가 온화하고 다툼이 사라질 것 같습니다.

저는 그 반대의 경우를 봤기 때문에 이 일이 더 마음에 와 다았습니다.
동네 생활도로 사거리 한쪽 코너에서 약국을 할 때이니 오래전일입니다.
요즘엔 외제차가 흔하지만 그 당시는 드물게 보는 벤츠를 프라이드가 박은 것입니다.
프라이드 운전자는 우리 동네에 사는 분인데 아이를 낳고 생활이 어려워서
친정엄마에게 아기를 맞기고 첫 출근을 하다가 그런 일이 벌어졌습니다.
아무리 동네 생활도로라 선명한 중앙선이 없다고 해도 도로 중앙을 넘은 잘못이
있어서 전적으로 프라이드 운전자의 잘못으로 판정이 났습니다.
프라이드 운전자는 자기 운전대에 부딪쳐 앞니가 몽땅 부러지는 큰 사고였는데
벤츠운전자는 멀쩡했습니다.
살림에 보태겠다고 일하러가다가 오히려 벤츠 수리비 물어주느라
전세금마저 날리고 얼굴을 다쳐서 오래 고생하는 딱한 모습을 봤습니다.
이럴 때 벤츠운전자가 여유가 있는 분이었다면 차 수리비라도 받지 않았으면
얼마나 좋았겠습니까?

신사 이야기를 한 김에 하나 더
어제 우리 한이가 다니는 어린이집 엄마로 부터 들은 이야깁니다
호수공원엔 장미가 한창이라 어린이집에서 소풍을 간다기에 할머니가 또 따라갔습니다.
한이 엄마는 젖먹이가 딸려서 한이를 거두기 어려워서 야외활동을 할 때는
할머니가 따라가야 합니다.
한이 엄마랑 까꿍이도 같이 4식구가 갔습니다.
장미그늘아래 돗자리를 펴고 점심을 먹는데 까꿍이도 젖을 먹어야 해서
타월로 가리고 젖 먹이는 것을 도와주는데 한이 엄마가 야외에서 아기
젖을 물리는 것이 편치 않아 보였습니다.
그래서 "너무 민폐를 끼치는 것 같다."고 말 하니까
어떤 엄마가 "보기 좋아요. 아기 젖 먹이는 것 보다 예쁜 모습이 어디 있어요?"
라고 하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해준 이야깁니다.

식당에 갔는데 아기 엄마가 수줍게 돌아서 아기 젖을 먹이는 것을 본
어떤 신사분이 흐뭇한 시선으로 바라보더니
식사를 하고 나가면서 아기 엄마 식탁의 식사 값을 말없이
지불하고 가셨다는 것입니다.
그 신사분 너무 멋지다고 다들 한마디씩 했습니다.
정말 아기에게 젖을 먹이는 엄마 보다 더 고운 모습이 어디 있겠어요?
그런 예쁜 모습을 예쁘게 봐 주는 신사분이 진짜 신사지요.

우리 일산 아지매들의 칭송을 받는 아우디 신사분
식당에서 젖먹이 엄마의 식사 값을 말없이 내주면서 격려하는 신사분
정말 너무 멋지지요?

순이

5 Comments

  1. 벤자민

    2015-06-02 at 00:10

    저도 언젠가 주말 과일 시장엘 갔다가
    입구에서 차들이 빠져나가기 힘드는데
    오른쪽에 달려오는 차만 주시하다가
    앞차가 자기도 급브레이크를 밟는 바람에 뒷 트렁크를 박앗어요
    아주 좋은 차고 새 차 엿는데
    젊은 호주친구가 나오더만은 쓱 한번 보곤 그냥 가라고 하더라고요
    자기도 실수가 잇었다고
    그래 속으로 고마워서 나도 이런일 생기면 어지간하면 봐 줘야지 햇거던요

    건데 어느 날 한국사람이 타는 차가 주차장에서 빠꾸? ㅋ 하다 제 차를 박았어요
    건데 이 한국 남자분이 내리더만은 자기 좋은 벤즈차 어떻게 되엇을까봐
    박은 제 차는 아랑곳 하지도 않고 자기 차만 이리 보고 저리 보고 하더만
    한참 있다 오더만 뭐 이상 잇어요? 하는거에요
    전에 그런 사레가 있어 저도 어지간하면 봐줄라다가
    하는 싸가지 하고는 ~~~ ㅎㅎ
    그래 상대하기도 싫어 바로 경찰에 확인신고 했더만은
    총알같이 달려온 경찰에
    그양반 말도 되지도 않은 영어로 손짓 발짓으로 뭐라뭐라~~
    그러더만은 지갑을 꺼내 경찰에게 보여주고 ㅋ
    자기 돈 많다고 자랑하는 것도 같고 ㅎㅎ
    그냥 경찰에게 확인시키고 보험사에 연락하고 가버렸죠

    그런 사람은 일산으로 보내
    정신 교육을 한번 받아야겟지요 ㅎㅎ   

  2. 벤조

    2015-06-02 at 02:10

    그 신사, 아우디 탈 만 합니다.
    저는 제 똥차를 누가 긁어놔도 속상해서, 아우,아우! 아우디가 없길 다행이예요.
       

  3. 데레사

    2015-06-02 at 09:22

    맞아요. 정말 멋집니다.
    그 신사 두분께 저도 박수 보냅니다.   

  4. 나무와 달

    2015-06-02 at 22:23

    요즘은 가진게 많은 사람들이 갑질하는 세상인데, 참으로 훈훈한 이야기입니다.
    순이님 덕택에 오늘 하루는 행복한 마음으로 하루를 시작합니다..고맙습니다…^^*   

  5. 대성

    2015-06-11 at 07:30

    흐뭇한 이야기에 가슴이 따뜻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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