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는 우리땅, 가슴 뭉클한 감동이

우리 어머니께서 독도를 가보고 싶다고 소원을 하셨습니다.

어머니 연세가 87세이신데 한번 말씀을 꺼내면 꼭 해야 하는 성품이시라
어머니의 독도 방문은 우리 형제들의 큰 숙제이자 프로젝트입니다.

그러나 엄두가 나지 않는 일이었습니다.
어머니께 차라리 제주도나 해외여행을 가자고 회유도 해 보고
뱃길의 어려움도 설명 드려 봤지만 독도는 어머니의 버킷리스트라
어찌 변경해 볼 수 없었습니다.
뱃길로 세 시간 울릉도를 가야하고 울릉도에서 한 시간 반 또 배를 타야하는
뱃길도 험난하지만 일산에서 묵호항까지 네 시간 정도 차로 이동해야하는
아주 먼 동쪽 끝을 방문하는 일이 노인에게 무리가 될 듯해서

시간도 많이 필요했습니다.
어머니께서 양쪽 무릎을 인공관절 수술도 하셨고 약간의 인지장애도 있으신데
굳이 독도를 가시고 싶어 하시는 것을 거역할 수가 없어서 동생이 운전하고
정말 어쩔 수 없이 길을 떠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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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산에서 월요일 오전에 출발해서 어머니 고향인 강원도 평창에 들려
어머니의 장조카, 나의 사촌오라버니를 만나 점심을 함께 먹고
대관령 아래 양떼 목장에도 들리고 천천히 쉬어가며 묵호에 가서 하룻밤을 잤습니다.
호텔에서 조식을 마치고 묵호항에 차를 두고 울릉도 가는 배에 승선을 했습니다.
어머니는 배에 타자 머리를 숙이시더니 기도를 하십니다.
아마 험한 뱃길을 잘 다녀올 수 있도록 해 달라고 기도하시는 것이겠지요.
어머니는 창가에 자리를 잡고 앉으셔서 먼 바다를 바라보고 고요히 가시는데
동생과 나는 배 멀미를 하느라 보통 고역스럽지가 않았습니다.

멀미를 하는 중에도 어머니는 아무렇지도 않게 앉아 계셔서 고맙고 감사했습니다.
아침에 마신 커피까지 다 꺼내보고 화장실까지 들락거리며 어렵게 울릉도에 도착했습니다.
울렁~ 울렁~ 울렁대는 울릉도라~
노랫말을 실감했습니다. ^^

하나투어에서 마중을 나와 있어서 도동에 있는 숙소까지 이동을 해서
차를 타고 울릉도 관광을 하고 하룻밤을 잔 후에
다음날 오후에 독도 가는 배를 탈 수 있었습니다.
배에 타기 전 어머니께서 태극기를 준비 하라고 하셔서
매점에서 태극기 두개와 I love Dokdo 라고 쓴 깃발을 하나 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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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객을 싣고 독도엘 100번을 출항하면 15번 정도만 접안에 성공한다고 합니다.
선박항해용어사전에서 접안[ approaching, berthing, 接岸 ] 이라는 용어를 찾아보니
"선박이 안벽에 다가가는 것(approaching) 혹은 선박이 안벽 전면이나 박지에
정박하는 것(berthing)을 말한다."고 나와 있더군요.

날이 궂어서 배가 출항하지 못하는 날도 많고
출항을 했다고 해도 독도 근처 해상 날씨에 따라 바람이 불거나 파도가 높거나
그 외에 여러 가지 이유로 독도를 밟아보는 일이 쉽지 않다는 것입니다.
배가 출항을 하면서도 여러 번 접안의 어려움에 대해 안내방송을 했습니다.
독도 사정상 접안이 어려우면 독도를 한 바퀴 돌아오는 것으로
독도 방문을 대신하겠다고 했습니다.
우리 어머니께서 다시 오기는 어려우실 것 같고
이번 기회에 꼭 독도를 갈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 간절했습니다.
접안이라는 말을 가장 많이 듣고 많이 사용하는 순간이었습니다.
사람의 관계도 접안과 같을까 하는 생각도 했습니다.
가까이 다가가기 까다롭고 어렵고 험난한 그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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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절히 원하면 이루어진다고 하더니
정말 그림처럼 사뿐하게 독도에 접안했습니다.
날씨는 맑고 바다는 잔잔하고 바람은 시원했습니다.
기온도 적당해서 햇살 아래 돌아다녀도 뜨거운 줄 몰랐습니다.
어머니가 소원하시던 대로 태극기를 양손에 들고 수줍게 사진을 찍으셨습니다.
독도에 발을 딛자 나도 모르게 감격스러워서 가슴이 뭉클했습니다.
독도를 지키는 군인들이 안내를 해 주고 있었습니다.
우리 어머니는 독도 정상을 올라가시겠다고 욕심을 내자 군인이 말리더군요.
배가 정박하고 20분 만에 출항하기 때문에 멀리 가셔도 안 되고
군사기지가 있어서 꼭대기는 올라갈 수가 없다는 것입니다.
독도에 접안하여 땅을 밟아본 것 만해도 대단한 일이라고
어머니께 설명 드렸지만 어머니는 아쉬워하셨습니다.
“내가 저기를 꼭 올라가 보려고 했는데 ….” 하시면서요.
이렇게 해서 어머니의 독도 방문 소원을 풀어드렸습니다.

메르스 여파로 울릉도에도 여행객이 많지 않아서 한산했습니다.
인구 만 명이 사는 울릉도에 관광객 만 오천 명이 동시에 방문하여
숙박시설이 모자라 아우성일 때도 있었다는데
요즘엔 한 겨울 보다도 여행객이 없다는 것입니다.
울릉도 여행 계획이 있다면 요즘 가시는 것이 환영 받고 좋을 것 같습니다.

순이

7 Comments

  1. 벤조

    2015-07-04 at 00:39

    하나님께서 어머니를 보호하신 것 같이 독도도 보호해 주시길 빕니다.
       

  2. 벤조

    2015-07-04 at 00:39

    참 큰 일 하셨네요.
       

  3. 데레사

    2015-07-04 at 02:00

    좋습니다. 태극기 양손에 드신 어머님 모습이요.
       

  4. 해군

    2015-07-04 at 14:00

    어머님 만세!
    독도 만세!
    대한민국 만세!
    해군도 못 가본 독도를 다녀오셨다니 부럽습니다ㅎ   

  5. 김태규 상락

    2015-07-05 at 03:00

    독도에 핵미샬 기지를 구축해야합니다! 일본 반드시 점령 시도할것입니다! 심야시간대 잠수정으로 특공대 상륙작전벌이고 일본 해군 공군 엄호작전펼치고 우리군이 반격작전 갗추기전 순식간에 상황끝! 전쟁터를 일본 본토로하고 울나라땅엔 한늠도 올라오지못하게 해야합니다!    

  6. 솔이울/유인걸

    2015-07-05 at 07:29

    모녀분의 독도 상륙을 축하합니다.. 그리고 수고 하셨습니다….   

  7. 참나무.

    2015-07-05 at 08:59

    독도접안기…감동입니다
    이런 귀한 포스팅들 잘 보관하셔야될텐데…

    저는 옛날 포스팅 10개 지우면서
    정든 이웃 답글 도즈히 지울 수가 없어 naver에 일부만 보관해뒀네요…
    그도 당분간이긴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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