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도여행"은
자녀들이 부모님과 함께, 아니면 부모님을 자녀들이 보내드리는 여행입니다.
여행사마다 효도여행이라는 여행상품이 넘쳐납니다.
부모님과 함께 하는 여행은 대부분 효도여행이라고 하는데
누가 누구에게 효도하는 것인지 사실 분명치 않습니다. ^^
어찌 되었든 어머니와 함께 떠난 여행은 효도여행 범주에 들어서
어쩐지 효도하는 착한 딸로 봐주는데 속 내용은 별로 그렇지 않습니다.
나로서는 우리어머니의 애국심에 동참한(!)여행이었습니다.
독도는 우리 어머니같이 관심하는 분이 없으면
정말 외로운 섬일 수밖에 없습니다.
독도를 밟아 본 것뿐만 아니라 독도박물관에 가서 공부도 했습니다.
독도에 주민등록기준지 등록을 한 분은 현재 3,083명이고
독도에 접안하여 독도에 올라본 사람은 140만 명 정도 된다고 합니다.
어머니의 일념은 독도를 방문하는데 있었기 때문에
이동거리가 먼 거나 숙소가 불편한 거나 볼거리 등에 대해서는
아무 상관을 하지 않았습니다.
어머니는 씩씩해서 어디든 잘 올라가고 잘 다니셔서
오히려 조금만 멀어도 헉헉대며 걷는 것이 어머니께 미안할 정도라
노인을 모시고 다니는 어려움은 없는데
가장 불편한 것은 가이드의 음담패설이었습니다.
여행을 자제하는 분위기라 관광지에 사람들을 많이 만나기 어렵고
한산해서 미니버스도 다 차지 않았습니다.
여러 여행사에서 모은 고객을 합쳐봐야 15명 정도라
기사도 신바람이 나지 않을 것을 번합니다.
그래도 우리는 울릉도를 방문한 손님이고
기사 분은 울릉도에서 생업을 유지하는 분인데
울릉도의 역사나 설화, 이야깃거리가 많은 것은 다 어쩌고
이상하게 저급한 음담패설을 늘어놓아서 눈살을 찌푸리게 했습니다.
버스에 맨 앞자리가 비기에 시야가 좋은 운전석 옆을 차지할 수 있어서
메모지와 팬을 꺼내들고 중요한 이야기를 하면 적으려고 했는데
관광지에 대한 설명은 전혀 없고 이상한 말만 자꾸 해서 어머니와 함께 듣기가
어찌나 불편한지 못하게 할 수도 없고 곤란했습니다.
가이드가 일 껀 설명한다는 것이
"여긴 1박2일 촬영장소이고
이건 있다 없다 에 나온 신호등이고
저 동굴 비슷한 곳은 유제석이 넘은 곳이고
펭귄 동상도 울릉도에 펭귄이 있다 없다에 나온 장소"라는 겁니다.
텔레비전을 잘 안보고 특히 1박2일 같은 프로는 거의 안보니까
나는 알 턱이 없는 설명이고 그다지 유익한 이야기는 아니었습니다.
한류라고해서 욘사마 열풍으로 일본 관광객이 우리나라에 와서
겨울연가를 촬영한 장소를 둘러보는 코스가 대박이 난 것도 있지만
내국인에게 일박이일 촬영장소를 설명하는 것은 궁색해 보였습니다.
나래분지를 가게 되었는데
너와집과 초가집이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마주보고 있었습니다.
너와집 구조가 특이해서 좀 보자고 했더니
" 뭐~ 볼 거 없어요, 옛날 사람들 사는 구질구질한 모습이지요.
너와집은 부잣집, 초가집은 가난한 집 이렇게 생각하면 될 겁니다."
이것으로 끝입니다.
그러면서 차를 어떤 식당 앞에 대더니
“제주도에는 조껍데기 술이 있고 울릉도에는 씨껍데기 술이 있는데
더덕전과 함께 먹으면 약이 된다." 면서한 낮에 술을 권하는 겁니다.
다른 분들은 다들 술을 마시러 음식점으로 들어가고
나와 동생 어머니만 너와집을 둘러 봤습니다.
나리분지의 너와집은 4칸으로 된 일자형 집으로 지붕이 너와로 되어 있습니다.
큰방 중간방 갓방은 전부 귀틀 구조로 되어 있는데 큰방과 중간방은
부엌에서 땐 불이 구들장으로 연결되어 있고
갓방 한 칸은 집 외부에 우대기를 돌출시켜 별도의 아궁이를 설치하였습니다.
집 주위는 전부 우대기를 돌렸고 앞부분에는 폭을 넓게 잡은 복도 같은 길이 있습니다.
눈이나 바람이 많은 날은 방밖의 우데기를 차단하여 집안을 보호했습니다.
우데기는 울릉도의 투막집에서만 보이는 벽의 형태로 눈보라와 비바람, 햇빛 등을
막기 위해 집채에 설치한 울릉도 특유의 외벽을 말합니다.
(사진은다음백과사전에서 )
바람이 많이 불고, 눈이 많이 내리는 울릉도의 특성에 맞도록
본채의 벽 바깥쪽에 별도로 설치한 것이 특이했습니다.
벽체와 우데기 사이에 봉당이 있는 경우도 있었고 하고
보통은 부엌·화장실·장독대 등이 모두 우데기로 둘러싸여 있습니다.
그렇게 생긴 공간은 겨울에 많은 눈이 내릴 때는
가족들의 옥내 활동 공간으로 이용되었습니다.
(대나무에 짚신을 신고 다니던 길, 이제는 버스가 나래분지까지 다닙니다.)
이 외에도 눈 위를 쉽게 걸을 수 있도록 신발 바닥에 덧대어 신는 설피나
눈이 쌓여 지붕이 무너지지 않도록 급경사의 지붕을 만드는 것도
많은 눈에 적응하여 살아가는 모습으로 볼 수 있었습니다.
울릉도에는 독도박물관이 있어서 독도와 울릉도의 생활과 역사 등을 공부할 수 있었습니다
삼성에서 만들어 기증한 것이라고 합니다.
썰매나 너와집 구조 사진등은 박물관에서 본 것입니다.
나래분지는 산꼭대기에 산으로 둘러싸여 옴팍하게 생긴 곳으로
약초를 많이 키우고 있었습니다.
"너와집은 부잣집이고 초가집은 가난한 집"이라고 설명하는 가이드는
공부를 좀 해서 프로 의식을 가지고 성의껏가이드를 하면 좋을 듯합니다.
풍경을 보고도 “저기는 내가 좋아하는 찌찌봉입니다.”
이런 식으로 간결하게 설명하는데 그건 좀 아니라고 봅니다.
적어도 여행 가이드라면
찌찌봉이생긴유래 같은 걸 설명해 주어야 하지 않겠어요?
순이
데레사
2015-07-14 at 09:21
국내여행은 대부분의 가이드가 그렇습니다.
첫째 자격증 있는 가이드가 아니고 그저 그날 그날 고용되어서
물건이나 팔아주고 돈 챙기는 그런 사람들이기 때문에 솔직히
기대할건 없어요.
그래서 국내는 그냥 가셔서 그곳 안내소에서 책자 받아보고
자유로이 다니는게 좋아요.
우리가 유럽이나 미주에서 만나는 유식하고 애국심도 있는
그런 가이드를 국내에서는 절대로 못 만나거든요.
나는 언젠가 시티버스를 탔는데 광화문을 지나면서 가이드가
영국왕의 부인 엘리자베스가 왔다갔다고 소개를 하더라구요.
틀리게 할바에야 차라리 안 하는게 낫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