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집에서 할인도 받고 포인트를 모으며

요즘엔 우리 주변에서 크라운베이커리나 고려당 같은 빵집이 보이지 않습니다.

우리는 크라운베이커리나 고려당을 아주 고급스러운 빵 브랜드로 생각합니다.
광화문 육교 아래에 있던 제과점이나 종로 고려당에서 먹던 빵 맛도 기억이 납니다.
이제 그런 곳은추억 속에서나 꺼내 볼 뿐 빠리바게트나 뜨레주르 같은 빵집이

곳곳에서 우리를 반깁니다.

그런 추억의 빵집들은 변화의 물결에 적응하지 못하고 도태되었다고 사람들은 말합니다.

빠리바게트, 뜨레주르 같은 곳에 가서 빵을 사다보면 현금으로 사는 것 보다
통신사 카드나 해피포인트 같은 것을 제시하면 10~20%를 싸게 사고
포인트 적립도 하여 할인율이 높습니다.
가령 3000원짜리 식빵 하나를 사도 통신사카드 바코드를 찍으면
2500~2600원 정도만 결제 하고 포인트가 또 얼마적립되어 그걸 모으면
나중에 식빵하나를 거저 살 수 있는 그런 제도입니다.
지갑에 현금을 넣어가지고 다니고 항상 현금거래를 하며 살아온 우리세대는
그러는 것이 영 번거롭기만 합니다.

할인받고 포인트 적립까지 하려면 카드를 서너 장 꺼내 제시해야 하는 번거로움 때문에
처음엔 포인트도 할인도 다 포기하고 싶어지지만 몇 번 하다 보니 빵집에 빵을 사러
가기 전에 통신사 할인 바코드를 휴대폰 바탕화면에 깔아놓고 cj one 카드도 지갑에
챙겨 넣고 다니면 익숙해져서 할인 받기 어렵지 않습니다.
며칠 전엔 지인들과 CJ에서 하는 제일제면소에서 저녁을 먹고
밥값은 다른 분이 냈습니다.

카드결제를 하면서 계산원이 원 카드 있냐고 묻는데
밥값을 낸 분은 그게 뭔지 모르고 어리둥절하시기에
내 지갑에서 원카드를 꺼내 적립을 했습니다.
번거로움도 익숙함과 당연함으로 극복되어 지는 문제입니다.

조선닷컴에서 블로그를 없에는 대신에 픽펜을 새로 선보이고 있습니다.
픽펜은 거의 사진 한 장으로 승부(?)를 거는 것이 보입니다.
긴 이야기를 써서 남의 귀한 시간을 뺏을 것이 아니라
앞으로는 점점 더 짧은 순간에 교감이 되는 그런 이야깃거리라야
먹힐 것은 번한 일입니다.
그런데 만약에 그렇게 순간적이고 찰라 적인 일에 중점을 두고 살면
우리의 정서는 과연 어떻게 될까요.
감각이 좋고 순발력이 뛰어난 사람들에게는 물론 좋겠지만 우리 올드한 세대는
마음 붙일 곳이 없어지는 것입니다.
감각이 뛰어난 젊은 세대들을 위한 공간은 될지 모르지만
보수적인 색채가 원래 조선일보의 본질이고 그걸로 지탱하고
사랑받는 신문임에는 틀림없는데 뭔가 방향성이 잘 못 계산 된 것이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듭니다.

한옥의 예도 들어봅니다.
도시 정화니 개발이니 하면서 한옥을 다 헐고 말았지만
지금에 와서 한옥을 헐어버린 정책을 후회하는 것을 봅니다.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라고 정의 하듯이
개발논리에 밀릴 때는 한옥이 동선도 얽히고 열효율도 떨어지고
하면서 온갖 험담을 했지만 지금에 와서 선조들의 지혜가 집약 되어있었다는 것을
알고 다시 한옥예찬을 해 봐야 소용이 없는 것입니다.
안동 하회마을이나 남산 한옥마을 등이 겨우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정도입니다.
헐어버리고 현대식 건축물로 다 바꾸고 나서 돌아보니 아차 하는 느낌이 드는 것입니다.

기존의 블로거를 픽펜으로 옮겨 가는 것을 권했으면 어찌 되었을까요.
조선블로거들이 젊은이들처럼 사진 한 장으로 모든 것을 말하는 능력은 없을지라도
구구절절 구어체로 이야기를 풀어가고
내 삶의 방향이 사람들을 유익하게 하는 가 돌아보고
세상을 크게 유익하게는 못할지라도 해롭게 하지는 않는
소소하게 살아가는 모습들이 고스란히 적혀있습니다.
유구한 세월 속에 방향성을 잃지 않는 것
내 삶의 잔잔한 이야기들이
타인의 삶에 조그만 것으로라도 자리 잡고
전통과 사회규범을 지켜서 살아가는 어찌 보면 고리타분한 사람들이
모여 사는 한옥 같은 동네도 조선닷컴 한 귀퉁이에는 있어야하지 않을까요.
인디안 보호구역처럼 조선블로거들을 위한 공간을 조금 남겨 놓는다고 해도
조선일보에 큰 해는 없을 듯 여겨집니다.

세상은 요동치듯 바뀌고 있는데 변화를 따라잡지 못해서
조선일보가 도태되는 것은 바라지 않습니다.
삼성의 이건희 회장의 말처럼
아내 말고는 다 바꾸라고 할 만큼 바꿔야 살아남는 것도 맞습니다.
그러나 기존의 충성된 독자와 결집된 세력을 떨쳐버리고 가려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새로운 장을 만들어 변화에 따라오게 하면
다 순응하고 적응할 조선블로거들을 무조건 내 모는 일은 철회되어야 합니다.

불편하고 어렵더라도 함께 갈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 주시길!

순이

3 Comments

  1. 벤조

    2015-08-03 at 01:44

    옳소!
       

  2. 데레사

    2015-08-03 at 02:22

    맞습니다. 맞고요.   

  3. 노당큰형부

    2015-08-03 at 11:12

    동감입니다.
    내일 조블 존속을위한
    운영자들과 인터뷰를 할것입니다

    좋은 결과를 만들기 위하여 힘쓰고자 하지만
    안되더라도 꾸짖지 마시기만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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