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 제주도는 꿈의 여행지였습니다.
비행기를 타고 제주도를 다녀오는 것이 정말 귀한 일이라
평생에 한 번 가는 신혼여행지로 선택되던 곳이 제주도입니다.
신혼여행을 제주도로 다녀왔다는 얘길 들으면 부러워했습니다.
일단 비행기를 타는 일이 어려웠기 때문에 더 그랬을 것입니다.
오랜만에 제주도를 가기위해 김포공항을 갔더니 인천공항을 보다가 봐서 그런지
고향에 돌아가 어릴 때 살던 곳을 성인이 되어 돌아볼 때 느끼는 그런 기분이었습니다.
고향에 가 보면 유년시절 그렇게 넓게 느껴지던 초등학교 운동장이
이렇게 작았었나 놀라고, 집도 작고 길도 좁은 것에 생경스러워 놀라던 느낌입니다.
김포공항을 본 것은 내가 처음으로 남편을 따라 중동을 갈 때인 1979년입니다.
공항청사에 들어가면 왼쪽에 바이올렛 색깔의 의자가 놓인 라운지가 있었는데
그곳에서 차 한 잔 한 것이 그림으로 머리에 그려집니다.
김포청사의 위용이 대단해서 김포공항에 갔었노라 기념사진을 찍어서 자랑하기도 했습니다.
처음 KAL을 타고 중동을 갈 때가 생각나서 동생에게 그때 이야기를 해 주었습니다.
비행기가 착륙을 하면 박수를 쳤다고 했더니 동생은 너무 재미있다고 깔깔 거립니다.
동생은 요즘에도 러시아 비행기를 탔더니 그들도 비행기 착륙 때 박수를 쳐서
촌스럽다고 했더니 우리도 그랬냐고 놀라워합니다..
우리는 외국에 나가려면 소양교육을 받아야 했고
신원조회를 철저하게 받았다고 얘기했더니
동생은 어릴 땐데 집으로 형사가 두 명이나 찾아와
언니 신원조회를 해간 것이 기억난다고 했습니다.
집에 형사가 두 명이나 찾아오는 일이 큰 사건이었던 겁니다.
집에 전화가 없을 때라 동네 구멍가게에 있는 전화로 연락을 받아
경찰서로 오라는 연락을 받은 기억도 납니다.
그런 시절에 비행기를 탄다는 것은 정말 대단한 일이었습니다.
비행기도 처음 보고 저런 육중한 비행기가 하늘을 날까 했는데
방콕공항에서 급유를 받아가며 14시간 비행 끝에 비행기가
땅에 착륙을 하는데 박수는 누가 치라고 한 것 같지는 않았지만
비행기 승객은 일제히, 아주 열렬하게 박수를 쳤습니다.
안전하게 운항한 기장과 승무원을 위한 박수일 수 도 있고
땅에 내려서 살았다는 박수 같기도 하지만
그 당시 그것이 이상하거나 촌스럽다는 생각은 안했습니다.
나와 12년의 나이 차이가 있는 동생은 그 말이 신기하고 재미있다면서
자기도 제주공항에 도착하면 박수를 치겠다고 별렀습니다.
(막상 도착해서는 다 잊고 박수를 치지 않았습니다. ^^)
재미를 찾고 재미를 즐기는 동생은 제주에서 차에 올라탈 때 박수를 치라고 하고
차가 멈추면 우리에게 박수를 치라고 하면서 그 상황을 놀이처럼 즐겼습니다.
엄마 박수쳐야지!
언니 박수 박수~ 이러면서요. ^^
전에는 제주도를 가면 성산일출봉 ,만장굴, 용두암, 천제연폭포 이런 식으로
주요관광지를 돌아보는 코스를 다녔습니다.
알려진 곳에는 신혼여행 온 신랑신부들이 같은 포토존에서 줄을 서가며
기다려 사진을 찍었기에 사람만 바뀐 비슷한 사진을 집집마다 걸어 논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요즘엔 올레코스가 완성되어 여행의 판도가 확 바뀌어 제주 전체가
관광지가 된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올레길을 가다가 맘을 끄는 카페가 있으면 들어가 차 한 잔 하고
맛집이 보이면 식사를 하고 또 걷고 하는 여행이 유행이라고 합니다.
제주는 자연경관이 세계 어느 곳보다도 아름답습니다.
바다는 바다대로, 숲은 숲대로, 산은 산대로, 해가 떠오르거나 지는 광경도
구름이 흘러가는 모습도 예사로운 풍경이 없습니다.
그래서 여행으로 한두 번 다녀온 제주에 반해서 제주로 생활 근거를 옮겨가는 분들이
많다고 하는 군요.
사진은구좌읍 평대리에 있는 카페 바당봉봉
바당은 바닷가, 바다라는 말이고
봉봉은 제주도 방언으로 밀물이 들어 바닷물이 가득 찬 상태를 말한답니다.
내안에 그대가 봉봉하다는 내안에 그대가 가득 하다는 말이 되는 군요.
너무 사랑스러운 카페 이름입니다.
제주도를 가면 카페순례를 다녀볼 일입니다.
제주 여행의 최신 트렌드는 카페 순례라고 합니다.
어쩌다 들어간 해변 카페에 멍하니 앉아만 있어도 좋았습니다.
오래전 제주도는 꿈의 여행지지만 요즘은 저가항공이 많이 생긴덕에
왕복 6~&만원에도 다녀올 수 있는 접근성이 뛰어난 곳이 되었습니다.
부산 KTX편도 요금 수준입니다.
요즘 내안에 제주도가 봉봉합니다.
순이
데레사
2015-08-22 at 05:30
내 안에 그대가 봉봉하다.
제주 사투리가 아주 정겹습니다.
경상도 사투리로 호부꼴랑 이란 말이 있어요.
이게 뜻은 겨우 그거냐는 좀 비아냥 섞인 말이지만 꼭
불어같아서 우리들 학창 시절에 많이 사용했거든요.
어느 지방이나 사투리가 재미 있어요.
나도 제주 바다 , 고운 물빛을 보면서 카페에 우두커니 앉아
차 한잔 마시고 싶어 집니다.
지난번 텔레비젼에서 보니까 20,000 원짜리 빙수도 있던데,
비싸긴 해도 엄청 양도 많고 맛있어 보여서 그곳도 눈여겨
두었습니다.
참나무.
2015-08-22 at 09:34
부러워요…가족들과 제주여행
저는 언제나 가게될까요
J-burg에서 빅토리아 폭포 보러갈 때 빅토리아폴 공항이 내려다 보이자
모두 환호하며 박수치던 경험 있어요 저도…^^
막일꾼
2015-08-22 at 12:26
잔잔한 글, 읽는 재미가 봉봉합니다.
글 읽고나니 제주 다시 가보고 싶어집니다.
고운바다
2015-08-22 at 23:35
제주 사투리는 거의 외국어수준입니다.
함덕 서우봉 해변 둘레길(19번 올레길에 포함됨)을
오르다 보면 관광객을 환영하는 표지판에서
재미있는 제주 사투리를 볼 수 있습니다.
메께라 삼춘 왔수광? 두렁청이 어디로 가잰 햄수광 ?
메께라 메께라 두렁청이 두렁청이 ……….
(어머나 어머나 갑자기 갑자기…………)
주은택
2015-08-23 at 14:58
첫 비행기 시승은 아니었어도, 미국행 이민비행기에 ,
올랏던 때가 75년 8월이었으니, 꼭 40년이 되었습니다..
신원조회..아! 참 그것 되게 기분나쁜 형사들의 ‘돈’ 착복
수단이었지요..625때 뭘했느냐고 몯더군요..그래서
"피란을 안나갓느냐고 물어볼려고 그러시지요? 왜요 그 때 내가
부역을 하지 않았나 해서요? 아니? 7 살 짜리도 부역을 합니까?"
했더니, 눈을 막 부라리더라고요..그래서 미리 준비했던 봉투를 내밀며
그랬지요..아이고! 형사님 그냥 달라고 하실일이지..왜 이리 피곤하게
만드십니까?"..그랫더니 봉투를 받아서 얼른 주머니에 넣더니,
‘진작 그러실일이지’ 하는데, 아주 기가 질렸습니다..
비행기에 오르면서 2만피트 상공에 다달았을 때, 고국의 땅을 내려다 보면서
"잘있거라! 고국 땅아 외국비행기 타는데, 이렇게 어렵고 힘들어서야 되겠니?
그래도 그리워할 날이 있겠지만.."하면서 눈물을 흘렷답니다…ㅎㅎㅎ
노당큰형부
2015-08-23 at 21:21
정말 제주도는
먼 꿈속의 나라였지요
지금은 업무차 출장도 가끔 갈 정도로
지척인듯 가까워 졌습니다.
바닷물이 봉봉하다는 구수한 사투리에 고개를 끄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