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역이 약한 어린이들의 병원 면회는 금지 해야

메르스 사태 이후에
우리나라 병문안 문화를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졌습니다.

우리는 누가 아파서 병원에 입원했다고 하면 입원실을 방문하여
환자와 대면하여 위로하고 격려하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합니다.
가족은 물론 지인이 아파서 병원에 입원해 있는데 찾아와 얼굴을
보이지 않으면 정이 없거나 예의가 없는 사람으로 여깁니다.
교통사고 같은 급작스러운 사고로 입원한 경우도 그렇고
암 같은 중한 질병에 걸려서 입원한 경우에도 웬만하면 찾아가서
환자의 이야기도 들어주고 위로하고 용기를 북돋아 주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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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메르스 사태에서 보듯이 병원 내에는 눈에 보이지 않는 병균이 많고
여러 형태로 감염이 잘 이뤄지는 곳입니다.
메르스 35번 환자처럼 의사가 침상하나 건너에 있는 환자를 진찰하다가도
감염이 일어나는 그런 곳이 병원입니다.
메르스때 우리 병원에서도 면회객을 엄격하게 제한했습니다.
요양병원에 계신 어르신들은 특히 호흡기 질환에 취약하신 분들인데
행여나 방문객에 의해 감염이 된다면 병원 전체에 치명적인 사태입니다.
다행히 가족들도 메르스의 심각성을 알고 면회를 자제해서
외부로 부터 병원균이 들어오는 것은 차단이 되어 무사했습니다.
그러나 한편으로 어르신들이 더 외로운 시간을 보내야 했습니다.
일주일에 한번이라도 자녀의 방문을 받고 자녀들이 가지고 온 맛있는 음식을
나누어 먹는 그런 시간을 갖지 못하고 의료진외에 외부와 단절되어 있으니
그야말로 세상과 격리된 느낌이고 더 쓸쓸한 시간을 보내신 겁니다.
자녀를 못 알아보는 분도 있기는 하지만 아무리 인지장애가 심한 분이라도
자신의 아들은 끝까지 기억하고 자녀를 보면 좋아하시는데 그런 만남을
제한해야 하는 고충도 병원 측에서나 환자, 보호자 서로가 상당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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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구글에서 퍼옴 )

앞으로 탄력적으로 병원 면회 문화가 바뀌긴 해야 하지만
일단 급성기 병원엔 면회를 제한하는 것이 맞고 어린이는 병원면회에서
제외해야 한다는 것을 강력히 주장해야 하는 일이 생겼습니다,
내 친구가 암에 걸려서 몇 달 살지 못한다고 했는데
세브란스 병원에서 치료 받으며 우리 요양병원에서 일 년 정도 요양하고
지금은 손자를 돌보며 건강하게 사는 분이 있습니다.
제가 몇 번 포스팅 한 적이 있어서 기억하는 분도 계실 겁니다.
회복이 어렵다고 모두가 말했지만 기적처럼 암을 극복하고 퇴원하여
지금은 즐겁게 손자를 돌보며 건강하게 생활합니다.
이분에게 외아들이 있는데 운동을 좋아해서 좀 과격하게 움직여서 그랬는지
디스크가 생겨서 여름휴가를 이용해서 디스크 수술을 받았습니다.
큰 병원에서 수술을 받은 후 우리병원에서 열흘쯤 요양 겸 치료를 받았는데
친구가 손자를 대리고 아들 병문안을 자주 왔습니다.
본인이 오래 입원했던 병원이라 의료진과 병원 입원한 어르신들도 다 알고
아기에게 아빠도 보여주고 친구는 아들 경과도 걱정되고 하니
낮 동안 아기와 함께 아들 면회 겸 놀러오는 것입니다.
아기가 돌이 되었는데 어찌나 예쁜지 누구라도 보면 만져보지 않고는 못 견딥니다.
아기도 성품이 얼마나 좋은지 얼굴도 안 가리고 아무에게나 넙죽 넙죽 안기고
웃어주고 즐거워합니다.
대부분 노인들만 있는 요양병원에 돌쟁이 아기가 와서 다니니까
다들 그 아기가 너무 예뻐서 눈을 못 떼고 귀여워서 어쩔 줄을 모릅니다.
아기는 안아보려는 할머니들 품으로 옮겨 다니면서 병원의 스타 같았습니다.

아기 아빠는 수술한 허리가 회복되어 우리병원에서 퇴원을 하였는데
며칠 후 아기가 폐렴으로 대학병원에 입원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건강하던 아기가 어쩌다 폐렴이냐고 했더니
고열이 계속 나서 감기 인줄 알고 약을 먹였는데 듣지 않아서
병원에 갔더니 폐렴이라고 해서 입원했다는 것입니다.
아기가 입원해서 며칠 고생하고 지금은 회복되긴 했는데
가족들은 아기를 데리고 병원 면회를 다녀서 그렇게 되었다고 확신하더군요.
그 말은 맞는 말 같습니다.
연로하신 분들이 방글방글 웃는 아기를 보니
너무 귀여워서 견딜 수 없으니까 손을 잡아 흔들어 보고
이사람 저사람 안아보고 하면서 병원에 머문 시간이 길다보니
면역이 약한 아기는 폐렴에 걸렸던 것입니다.

나도 집에 손자가 두 명이나 있어서 여간 조심스러운 것이 아닙니다.
퇴근을 할 때 가운을 벗어놓고 사복으로 입고 나오면서
손을 씻고 양치를 하는 등 나름대로 단속을 하고 퇴근하긴 합니다만
집 현관에 들어오면 손 씻을 새도 없이 손자가 달려와 안기고
뽀뽀를 하곤 해서 늘 걱정이 됩니다.
병원에서 감염을 예방하기 위해 자체 소독을 철저히 하고
관리를 하지만 공기 중에라도 병원균이 떠 있기 마련이라
감염이 안 일어날 수 없습니다.
그런 위험한 곳에 아기를 데리고 할머니 할아버지들을 방문하는 가족이
많은데 중환자실에도 아기를 대리고 들어가는 분이 있어서 아기는 안고
들어가지 못하도록 설명을 드리면 서운해 하기도 합니다.

앞으로는 병문안을 하는 문화가 바뀌어야 합니다.
중동에서 전염되어온 메르스 환자 한분이 조기대응을 잘 못 하는 바람에
온 국민을 공포로 몰아넣고 경제도 어려워지는 등 국가비상사태까지
몰고 간 이런 일들이 재발되지 않도록 병원 면회 문화가 바뀌어야 하고
대책이 세워져야 하는데 인정이 앞서는 우리나라 특유의 문화 때문에
여러 가지 어려운 점이 많습니다만
어린 아기들의 병원면회는 시급히 금지되어야 합니다.

순이

3 Comments

  1. 睿元예원

    2015-09-03 at 05:01

    그넘의 병이 뭔지요.
    거동을 못하시는 노인분들은 휠체어를 타고 나오셔서
    손주를 만나야 할 상황이 왔네요.
    폐렴에 걸린 아기가 어서 쾌차하기를 빕니다.   

  2. 데레사

    2015-09-03 at 08:56

    병문안은 안 가도 찜찜하고 가도 찜찜하고
    올바른 문화가 정착되면 이런 마음도 없어지겠지요.

    순이님의 글 읽으며 나도 병문안 갈때는 이렇게, 앞으로 입원할
    때는 이런식으로 병문안을 받자… 하고 정리를 해 봅니다.   

  3. 한국인

    2015-09-10 at 00:51

    아가들이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건강하게 잘 자라야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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