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빛열차를 타고 예산군 수덕사를

주말에 서해금빛열차를 타고 친구들과 예산을 다녀왔습니다.
코레일에서 만든 상품인데 투어이천 여행사를 통해 예약을 했습니다.
일인당 49900원을 지불하면 용산역에서 예산까지 왕복하는 여비와
덕산(리솜)스파캐슬에서 온천욕까지를 할 수 있는 코스였습니다.
예산군에서이동할 수 있는 미니버스를 제공하고 참한 문화해설사를 보내주었습니다.
예산역에 내리자 문화해설사가 깃발을 들고 환영해주셨고
우리는 그분의 안내를 따라 움직였습니다.
너무 수선스럽지도 않고 단아한 50대 여인이
우리친구들을 선생님이라 부르며 착한모습으로 안내를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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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지럼 타는 나무 밑에 가서는 친구들에게 나무를 간지럼 태워보라고 했습니다.
기둥부분을 문지르면 나무 가지가 사르르 떨리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나무의 큰 가지를 살살 문지르면 나무 가지 끝이 사르르 떨리는 모습이 신기해서
배롱나무가 있으면 먼저 발견하는 친구가 다가가 나무에 간지럼을 태우며
즐거워하는 모습들이 회갑노인들이 아니라 소녀의 모습이었습니다.
수덕사를 한 바퀴 돌아 오후 세시가 넘어서 리솜 스파캐슬에서 온천욕을 하고
6시 20분 돌아오는 기차를 탈 때까지 예산군청에서 나온 해설사분이 함께해 주었습니다.

몇 백억을 투자한 지방에 있는 시민문화센터에
하루 이용객이 12명이라는 기사가 며칠 전에 있었습니다.
자방자치제가 되고 부터는 지방에 있는 예산을 문화시설이나 공설 운동장 같은 것을
무리하게 건설하다보니 투자에 비해 요긴하게 쓰이지도 않고 지역에 수익이 나기는커녕
관리비 등의 지출로 지방 경제에 짐이 되는 경우가 많아진 것을
여러 사례를 통해 알 수 있습니다.
실수를 통해 발전해 나가기도 하지만 무리한 투자나 건설은
어려운 결과를 얻게 되는 것은 번한 일입니다.
그런데 예산군에서 하는 금빛열차 연계 사업은 소소해 보이지만 알차고
실속 있는 문화상품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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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버스와 해설사를 여행객에게 제공해 주는 것이 우리로서는 큰 혜택이라
예산에 대해 아주 좋은 인상을 가질 수 있었고 돌아올 때는
예산의 특산물인 사과와 파프리카를 주문하려고 명함을 얻어왔습니다.
수덕사 가는 길에 맛집을 소개해 주어서 친구들과 한정식을 먹었습니다.
수덕사를 내려와서는 도토리가루, 더덕, 산나물 말린 것을
살림하는 친구들이라 한 아름씩 사가지고 왔습니다.
아주 미미한 것들이라도 몇 백억 투자한 시민문화센터는 그 유지비만 해도
어마어마하고 매일 앉아서 손해를 보고 있지만
이런 문화상품을 파는 것은 타 지역 사람들과도 서로 윈윈 할 수 있는
아주 좋은 아이디어라고 보여 집니다.
예산군에서 지원하는 금빛열차 혜택은 여행객에게만 돌아가는 것 같지만
예산군의 이미지도 좋아지고 예산군의 특산물 판로가 생기고
그곳에서 점심 등을 먹게 되니 식당도 좋고 고용효과도 있는 등
괜한 허세로 세금을 낭비하는 그런 것 보다는 지역발전에 훨씬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우리 친구들부터도 예산군에 대한 이미지가 확실히 좋아졌고 관심이 생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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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덕사에는
만공스님과 고종의 둘째아들 의친왕이 인연이 되어 묵주와 거문고를
맞바꾸게 되었는데 그 거문고가 지금도 수덕사에 전시되어 있습니다.
700년 전 고려말 공민왕에 의해 만들어져 내려온 거문고인데 “길 없는 길” 이라는
최인호님의 소설에서 그 거문고를 보러 수덕사로 가는 이야기로 시작합니다.
인적 없는 수덕사에 밤은 깊은데/ 흐느끼는 여승의 외로운 그림자
속세에 두고 온 님 잊을 길 없어/ 법당에 촛불 켜고 홀로 울적에
아~~ 수덕사의 쇠북이 운다.
이런 가사의 “수덕사의 여승”이라는 노래로도 알려진 오래된 절입니다.
일엽스님이 모델이라고 하더군요.
지금도 오후 6시가 되면 쇠북이 우는데 그 소리는 못 들었습니다.
남편이 대통령으로 재임 중에 첫 부인이 여승이 되어 기거했던 절이기도 한
수덕사는 조용하고 자연경관이 수려했습니다.
단청을 칠하지 않은 대웅전 기둥의 나뭇결이 새의 털처럼 보였습니다.
수덕사의 대웅전은 700년 된 목조건물로 잘 보존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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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로 오는 기차에 타서 금빛열차에서 제공하는 9000원짜리
비빔밥으로 저녁을 먹었습니다.
점심도 예산 특산물로 잘 먹었고 친구들이 각양각색으로 싸온
음식들을 먹어서 배는 고프지 않았는데 도시락의 비주얼이 매혹적이고
따끈한 밥을 보니 또 식욕이 생겨서 맛있게 비벼먹었습니다.
(열차 안에서 먹는 비빔밥 도시락 강추합니다. ^^)
오후8시에 용산역에 도착하는데 그때 친구들과 갈 마땅한 식당도 없고
또 각자 집으로 돌아가기 바빠서 저녁은 굶기 십상인데
열차 내의 비빔밥 도시락은 맛있기도 하고 즐거운 추억이었습니다.
두 시간도 안 되는 열차이동시간에 식사를 하니 승차시간이 지루하기는커녕
너무 짧게 느껴졌습니다.
비빔밥을 먹고 커피를 마시고 과일을 몇 쪽 먹고 나니 그만 용산역이라
친구들과 아쉽게 헤어졌습니다.

순이

2 Comments

  1. 데레사

    2015-09-14 at 08:52

    좋은 정보, 탱큐입니다.
    나도 친구들과 한번 타보고 싶은데요.
    도시락도 맛있어 보이고…..

    며칠 블로그가 먹통이어서 속 상했습니다.   

  2. 睿元예원

    2015-09-14 at 12:11

    블로그 안되는 시간에 여행을 다녀 오셨네요!
    참 잘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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