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동네에 대형이라고는 할 수 없고 구멍가게 보다는
조금 큰 마켓이 개업을 하더니 두어 달 만에 문을 닫더군요.
마켓이 비교적 창업이 쉬워서 인지 편의점이나 마켓이
정말 너무 많다 싶을 정도로 동네 골목마다 포진해 있습니다.
아파트 상가 안에 오래된 마켓이 있기는 한데 정문 쪽에
조금 큰 규모로 마켓이 생기자 상가 안에 있던 마켓이 타격을 받았습니다.
단지 내에 있던 마켓은 입구 쪽 새로 생긴 마켓 때문에 문을 닫을 수밖에 없었는데
길가에 새로 생긴 슈퍼가 물건을 다 들어내고 “내부 수리 중“이라고 써 붙이고는
영업을 정지하자 다시 활기를 띄었습니다.
마켓은 휴폐업이 쉬워서이긴 하겠지만 너무 가까이에서 남의 생업을 어렵게 하는 것도
야속해 보였지만 개업한지 두어 달 만에 장사를 그만 두는 것도 보기 딱했습니다.
동네에 손님은 한정되어 있는데 마켓만 자꾸 생기니 서로 장사가 안 될 수밖에 없습니다.
일산은 초대형 마켓이 많아도 너무 많이 생겼습니다.
코스트코도 있고 롯데에서 하는 빅마켓과 홈플러스도 몇 군데나 있습니다.
기존에 이마트도 곳곳에 있는데 이마트 트레이더스 까지 가세하여 가히 대형마트끼리
힘겨루기 하는 모습입니다.
100만 고양시 인구에 비례해 소비자들에겐 유리 할지 모르지만 마켓의 과잉이다 보니
손님들이 한 곳을 몰려다니는지 어느 곳은 한가합니다.
주말에 식구들과 식사도 할 겸 생필품도 살 겸 해서 가보면 새로 생긴 초대형 마켓인데
손님들이 없어 한산하면 괜히 걱정을 하곤 합니다.
우리 동네 새로 생긴 마켓이야기로 돌아가서
무슨 이유에서인지 물건을 다 들어내고 서너 달 내부수리중이라고 하면서 문을 닫았더니
어느 날 보니 다시 물건을 채우고 재 개업을 하더군요.
마켓 전단지를 아파트 현관에 매일 스카치테이프로 붙여놓는데 개업과 동시에 물건을
싸게 판다고 알리는 것이었습니다.
개업 초에는 소비자들에게 마켓을 알릴 목적으로 뭐든지 싸게 판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알뜰한 주부들은 개업하는 곳만 찾아다니는 분들도 있답니다.
현관문에 피자집이나 통닭집 휘트니스센터 학원 등에서 전단지가 자주붙여 있는데
대게는 종이를 떼어 재활용 봉투에 차곡차곡 모았다가 버리지만
읽는 걸 좋아하니 밖에 나갔다 들어오면서 현관문을 열고 신발을 벗으면서도
그걸 들고 읽게 되고 정보를 얻기도 합니다.
신문에 끼어 들어온 전단지는 뭉치 채로 빼서 모으지만 낱장으로 현관에 붙어 있는
전단지는 대강이라도 읽어 보게 됩니다.
마켓에서 매일 같이 붙여놓는 전단지를 보면 어떤 건 터무니없이 싼 물건도 있었습니다.
나는 살림을 사는 주부가 아니니까 그렇지만
주부들은 그 광고를 보면 마켓으로 달려 갈 것 같습니다.
휴일 오전에 우리 까꿍이 유모차를 밀고 산책을 나갔다가 들어오면서
새로 생긴 마켓 앞을 지나게 되었습니다.
마켓 카운터가 길에서 들여다보이는 곳인데 계산원과 손님이 싸우고 있었습니다.
바쁜 일도 없고 해서 유모차를 세우고 서서 보게 되었습니다.
그날은 미끼 상품으로 포도가 5kg 한 상자에 5000원이고 일인당 한상자만이라고
했는데도 손님은 3상자를 가지고 가려고 싸우고 있었던 겁니다.
고객을 유인하기 위하여 통상의 판매가격보다 대폭 할인하여 판매하는 상품.
특매상품·유인상품·특수상품·로스 리더 등 여러 가지 명칭으로 불리는
그날의 미끼상품이 포도였든 것입니다.
값싼 포도를 미끼로 사용하여 소비자들을 불러 모아 상품의 판매 증가를 도모하기 위해
한 사람당 한 상자만 판다고 했는데 손님은 세 상자를 사가지고 가겠다고 우기니
주인으로서는 거절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다른 곳에서는 아무리 싸게 팔아도 포도 한 상자에 만원은 하는 것 같고
평균 15000원하는데 오천 원은 너무 싸니까 욕심이 날 법도 합니다.
그러나 마켓에서 미끼상품으로 고객을 유인하는 목적은 다른 상품도 팔아서
이문을 남기기 위함인데 다른 물품은 한 가지도 없이 포도만 세 상자를 가지고
가겠다고 우기고 큰 소리를 내니 싸움이 날 법도 합니다.
실랑이가 길어지자 뒤에 계산을 기다리고 있던 다른 손님들이 거들어
포도 세 상자를 가지고 가겠다고 우기는 여인을 비난 했지만 물러설 줄 몰랐습니다.
뒤에 서있는 손님의 물품 중에 포도를 없는 것을 보고는 그 여인에게 한 상자를 맡기고
몇 사람 건너에 있는 다른 손님에게도 한 상자를 계산해 달라고 하면서 포도 한 상자와
돈을 건넸습니다.
주인의 면전에서 그러니 주인도 참지 못하고 한 상자만 가지고 가야지 그러는 것이 어디
있냐고 하면서 목소리가 커졌고 손님은 지지 않고
“이러니 장사를 못하고 문을 닫았다가 다시 열었으면서 아직도 정신을 못 차렸다.
더 망해 봐야 한다”면서주인의 심기를 건드렸습니다.
포도 한 상자에 아니 세 상자에 그렇게까지 할 건 뭐가 있겠다고
악착같이 그러는지 그 아줌마를 보는 나도 화가 났습니다.
보통 사람들 같으면 포도를 포기 하고 갈 것 같은데 그 여인은 노획물을 놓치지 않고
결국은 포도 세 상자를 들고 끈으로 묶어서 유유히 가더군요.
그렇게 싸게 포도를 먹으면 맛이 있으려나요?
장사는 이익을 바라고 하는 일인데 남에게 손해를 끼쳐 가면서 먹어야 하는 포도는
아니잖아요?
살다가 보면 별별 일을 다 보고 별별 사람을 다 만나게 되지만 자신의 이익에만 눈에
불을 켜고 밝히는 사람들은 정말 싫어요.
타인을 배려하고 내가 조금 덜 먹고 살면, 사는 일이 훨씬 수월할 수 있는데
이익을 위해서는 부끄러워 하지를 않더군요.
순이
선화
2015-10-08 at 10:24
옰소!!
라싸
2015-10-08 at 13:46
좋은글 명심할께요.공감합니다.
TRUDY
2015-10-09 at 15:54
제가 자주 가면서 느끼는 한국은
삶이 각박하면서 상식이 없는 사람들이 많다는 걸
매번 느낍니다. 또 이유없이 정이란 단어에
매달려서 정상으로 아니 법대로 처리하지 못하는
어처구니 없는 문화도 지난번 제 아파트 전 세입자의
끈덕진 악다구니와 사기성 짙은 돈 청구와
집주인 험담으로 집보러 오는 사람들을 아예 아파트 안으로
들어오지 못하게 내 쫒는 못된년을 경험하기도 했습니다.
그년으로 인해 필요없는 지출이 더 생기기도 했고
나가기 전에 맺은 계약을 일부러 깨는 바람에 관리빈지 뭔지도
여러달 물어야 했으며 계획했던 시간보다 더 긴 시간을
한국에서 지내야 했는데.. 3개월 거주 기간이 지나는 바람에
출국시 공항에서 추가로 받아 오라는 서류 때문에
간신히 예약했던 비행기에 오를수 있었지요..
한국! 초기 7-8년전에 멋 모르고 다닐때는 아, 내 조국!!
그저 즐거운 마음으로 자주 다녔었지만.. 지금은 느낌이 많이 다르답니다.
내가 몰랐던 한국 그리고 한국 사람들에 대해 조금씩
조금씩 터득하며 배우고 느끼는 중이랄까요..
길가에, 개와 고양이들의 삶이 험난하다는 것 부터
한국은 살기 좋은 곳이 아니라는 생각이지요.
사람이 살기 좋은곳은 동물들 또한 편한 삶을 살것이기에..
말그미
2015-10-10 at 05:13
하이고~
순이 님,
좋은 구경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