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전의 드라마 보다 애인 있어요가 더 좋아요?

지난 주말에 역전의 드라마가 있었잖아요.
야구 국가대항전인 ‘프리미어12’에서 우리나라가 우승한 극적인 반전이 있었던 드라마요.
스포츠 신문기자가 굉장한 오보를 냈더군요.
준결승전에서 우리나라가 9회에까지 지고 있었으니 스포츠 기자의 감으로는
딱 진 걸로 보였나 봐요.
마지막 역전의 순간을 안 보고 원고를 넘겨서 이런 기사가 나왔다는 군요.
그러나 야구라는 게 끝까지 지켜봐야하고 9회 말에 역전되는 일이 많아서
야구에서는 특히 역전드라마라는 말을 많이 합니다.
야구 감독이“일본 심장부인 도쿄돔의 많은 관중 앞에서 극적인
역전을 했다는 것이 감격스럽다"고 밝혔듯이 모든 각본은 일본의 승리로
귀결되어지게 짜여 있었는데 예상외로 우리나라가 승리한 것입니다.
이것보다 재미있는 반전드라마가 어디 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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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꼭 그렇지만은 않더군요.
저는 텔레비전을 거의 안보니까(못 보니까)
애인 있어요라는 연속극을 안 봐 서 내용은 모르는데 정말 재미있나 봐요.
(제목이 벌써 재미있게 생겼네요.^^)
드라마 팬들에게는 야구는 야구고 연속극은 연속극인겁니다.
야구중계 때문에 연속극이 결방되니까 일산 아지매들이 아우성이었습니다.
그래서 인지 오후 8시 정규뉴스를 오후6시에 하고 야구중계 후에
바로 애인있어요를 방영한 것입니다.
특집까지 했다는 군요.
시청률이 좋은 프로니까 결방하기 어려웠나봅니다.

인기 있는 텔레비전 드라마는 사람들에게 공통된 이야기 거리를 제공해서
그즈음 방영되고 있는 드라마는 항상 화제에 오릅니다.
연속극은 중독성이 있어서 한번 시작해서 보면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서 계속 보게 됩니다.
요즘엔 “애인 있어요.“ 란 주말 드라마가 인긴가 봐요.
어떻게 아느냐 하면요. “일산 아지매” 라고 일산 사는 아줌마들이 모이는 커뮤니티가 있는데
지난 주말에 보니 애인 있어요 란 제목이 많이 올라오더군요.
야구 중계 때문에 전 주에 결방을 했나본데 이번 주에도 못 보게 될까봐 걱정을 하는 겁니다.

일산아지매를 줄여서 일지매라고 하는데 일지매에는
일산에 사는 여성분들이 10만 명이 넘게 가입되어있고
하루에 1000개도 넘게 글이 올라올 정도로 활발한 커뮤니티입니다.
고추짱아지 맛있게 익었네요.
세 째를 낳으려면 최소 얼마가 필요할까요?
친구한테 사소한 걸로 섭섭해요
응답하라 1988 내용이 궁금해요. (바둑 하는 학생은 왜 학교를 안가요?)
아기가 토를 하는데 어느 병원으로 가야할까요?
억울한 일, 자랑할 일, 슬픈 일, 기쁜 일, 조심할 일,
아기 키우는데 필요한 옷가지 교환
위로받고 싶을 때 등등
일산아지매에는 별별 글들이 다 올라오고 그때 마다 댓글이 달려
어지간한 궁금증은 다 해소가 되는 소통의 장입니다.
그러니 아줌마들의 생활을 나누는 사랑방 역할을 하는 곳인데
주말에 보니 온통 “애인 있어요.”라는 제목이 도배를 하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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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 일요일 “결방 있어요.” 를 보고 급 실망한 1인입니다.
금주는 결방 있어요를 보게 될까요? 애인 있어요를 보게 될까요?“
“어제 일본에게 야구 이기고도 주말 드라마 시청이 또 무산 될까봐
잠시 고민하게 되더군요.“
“유일하게 보는 드라마 인데 어떻게 될까요? 일산아지매님들?”
“애인 있어요 금주 주말에는 한 대요? ”
“차라리 야구 시작 전에 해 주면 좋겠어요ㅠㅠ”

이런 요청이 방송국에 전달되었는지는 모르지만
야구중계방송 후에 애인있어요가 방영 되어서
일산아지매들이 정말 좋아하는 겁니다.
방송이 존재하는 가장 큰 이유는 뉴스 아니겠어요?
그날 준비한 뉴스는 그날 소비(?) 해야 뉴스지 뉴스를 미룰 수는 없는 일이고
뉴스가 밀리면 이미 뉴스가 아니잖아요.
그러니 어쩔 수 없이 당겨서 뉴스를 내보내고 야구 중계방송 후에는
애인 있어요를 결방 분까지 다 했다는 겁니다.

인생이 드라마인데 더 드라마를 좋아하는 이유는 뭘까요?
역전의 야구드라마 보다도 더 아줌마들을 열광하게 하는
애인 있어요는 어떤 애인일까요?ㅎ

내 삶 자체가 드라마인데도 우리는 드라마를 좋아합니다. ^^

순이

7 Comments

  1. 데레사

    2015-11-23 at 03:18

    저도 애인있어요 를 안 봅니다.
    그날 야구의 통쾌한 승리에 취해서 다른건 생각도
    안 났어요. 하루 더 즐겨보고 싶었는데 김영삼 전대통령의
    서거로 그만 묻혀 버리더군요.

    사람의 한 세상, 결국 부귀도 영화도 구름인듯 간곳없고 란 유행가
    가사 같아서 그냥 좀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운동을 아무리 열심히 해도 나이 이길 장사는 없나 봐요.
    그럼에도 좀 있다 운동갈려고 합니다. ㅎㅎ   

  2. 지나

    2015-11-23 at 14:40

    아마도 30~50대 정도 주부들은 재미 있게 볼거예요

    저는 1회 보고는 안보고 있는데

    드라마에 나오는 노래는 좋던데요…

       

  3. 다사랑

    2015-11-24 at 12:35

    허,,ㄱ,,,,
    저랑 비슷한 글? 내용은 영 다른데요.ㅋ

    전 애인있어요 결방에 화내는 한 사람입니다.
    여기 주인공들의 연기를 보시면 그대로 빠져버리실 듯…
    애인있어요가 인기가 있기는 있네요.^^*   

  4. 벤조

    2015-11-24 at 13:01

    한-일전 야구는 재방 했어요? 울 남편이 너무 보고싶어 했는데…
       

  5. 벤자민

    2015-11-24 at 20:49

    애인 있어요 란 드라마가 잇었군요
    급 관심 !! ㅎㅎ 함 찿아봐야겠네요
    1 편만 보면은 어떻게 전개 될지 보통 감이 잡히죠
    일반적으로 드라마란 함 보기 시작하면은 그 내용이 말같잖아도 자꾸 보게되나봐요
    전 이번 크르즈 여행을 다녀왔어요
    배가 공해상에 떠 다니니 인터넷이고 전화고 뭐 아무것도 안되더라고요
    전 한일 야구가 어떻게 되었나 무척 궁굼했어요
    그런데 마누라는 그 말같잖은
    무슨 조강지처 를 궁궁해하고요

    과거에도 저렇게 신문 마감 때문에
    웃기는 기사가 많이 나왔죠
    종이신문이 인터넷에 밀리는 이유 중에 한지요   

  6. 참나무.

    2015-11-25 at 07:59

    지난 주일 다니는 교회 목사님도 야구 이긴 얘기로 설교 시작하셨는데
    저는 뭐하고 사는 사람인지 야구도 안봤고
    이런 드라마가 있는 줄도 모르니 한참 잘 못사는 사람같습니다…;;

       

  7. 말그미

    2015-12-01 at 13:49

    ㅉㅉㅉ
    그 기자 끝까지 시합을 보고 기사를
    보내야 했는데요…에고 참.

    저는 그날, 야구도 못 보고, 드라마도 못 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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