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운은 행운을 불러왔습니다.
어찌 마감시간에 임박해서 국민은행 가족사랑 수기모집을 보게 되었고 급작이 써서 보낸 글이 우수상을 받게 되어 삼백만원짜리 여행 바우쳐를 상금으로 받았습니다.
상금을 어떻게 쓸까 고민할 것도 없이 어머니를 모시고 우리 세 자매의 여행 계획을 잡았습니다. 여동생 둘 다 겨울방학 중에 다녀올 수 있도록 여행 날짜를 조율해야 했습니다. 나는 지난달에도 필리핀 오지 여행을 일주일이나 다녀오느라 조금 무리한 스케줄이었지만 세자매가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을 준비하면서 설레었습니다. 상금으로 여행을 떠날 수 있는 것만으로도 대단한 행운인데 여행 내내 행운이 이어졌습니다.
하나투어를 통해 캄보디아 여행을 예약할 때만해도, 우리 네 식구 밖에 없어서 모객이 순조롭지 않으면 여행이 취소되거나 비용을 더 지불해야 한다는 조건이었습니다. 그런데 우리팀에 여행객이 16명이 모집 되었고, 하나투어 가이드가 인천공항에서 부터 함께 동행했습니다. 그러니 비자를 받거나 하는 모든 수속을 대행해 주어서 우리는 어머니만 잘 모시고 다니면 되었고 어머니께서 무리가 될 만한 코스에선 가이드가 어머니를 모시고 기다리고 있고 우리 세 자매만 다녀오기도 했습니다. 어머니는 젊은 아가씨와 함께 시원한 그늘에서 음료수를 마시며 우리를 기다리셨고, 우리 세 자매는 마음 편히 여행할 수 있었습니다.
어머니 손을 잡고 다니니까 자주 사진이 찍혔습니다. ^^
인천공항에서 탑승수속을 하는데 네 명이 함께 여권을 내고 기다리고 있자니 대한항공 카운터에서
“짐을 빨리 찾게 해 드렸습니다. 출입구는 가장 왼쪽에 있는 곳을 사용하세요.” 라는 안내를 했습니다.
안내를 받은대로 A카운터 옆으로 갔더니 패스트트랙 전용출국장이 있었습니다. 저는 해외에 많이 나갈 일도 없지만 패스트트랙이 있는 것도 처음 알았습니다. 그곳에선 X-ray 짐 검사나 여권과 비행기 티켓 검사가 기다림 없이 진행되었습니다. VIP 나 임산부 고령자를 위한 출국장이 따로 있었던 것입니다. 그때 까지만 해도 연세높은 어른이 계시니 빨리 들여보내 주나보다……. 정도로 생각했습니다.
항공기에 탑승을 하고 보니 우리 네 식구가 모두 비즈니스 석이었습니다. 생각지도 못한 비즈니스 석에 앉고 보니 대한항공이 너무 감사한데 인사도 못한 것이 마음에 걸렸습니다. 나의 경제력으로는 대한항공 왕복을 비즈니스를 타고 여행 다닐 형편이 안 되는데 이런 행운을 얻어서 여행 내내 즐겁고 행복했습니다.
캄보디아에서 숙소도 특급호텔이었습니다. 우리 가족에겐 큰 쓸모는 없었지만, 방 한가운데 통유리로 된 목욕탕이 있었습니다. 이런 곳은 신혼여행이나 부부끼리 가야 제격일 듯 한데 좀 아쉬운 부분입니다. ㅋ 방 한 가운데 통유리로 된 목욕탕? 좀 야한 생각이 들지 않습니까? ^^ 덕택에 어머니께서 혹시 목욕탕에서 미끌어지실까 감시하기는 좋았습니다. ㅎ 준공 된 지 한 달 정도 밖에 안 된 특급호텔이라 깨끗해서 어머니께서도 맘에 들어하셨습니다. 시설도 물론 여태 다녀본 호텔중에선 가장 좋았던 듯 합니다.
식당은 수영장을 낀 야외에 있어서 아침마다 야자 숲에서 아침을 먹었습니다.
지난달에 필리핀을 갈 때는 에어아시아라는 저가항공을 타고 갔었는데 정말 물 한 모금을 안 주더군요. 그러나 대한항공에서는 밥도 주고 포도주도 주고 땅콩도 주고 커피도 주었습니다. 비즈니스를 타서 더 서비스가 좋았는지 모르지만 수시로 물을 드릴까? 필요한 것 없느냐? 묻기도 하기도 하고 어머니가 화장실을 가려고 일어나시면 예쁜 스튜어디스가 제가 안내 해 드릴게요! 하면서 앞쪽에 있는 화장실로 모셔드렸습니다. 앞으론, 조금 비싸더라도 대한항공을 이용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부자가 아니라도 재벌 부럽지가 않은 여행을 할 수 있었던 것은 분명 큰 행운이었습니다.
하나투어 가이드인 젊은 아가씨가 어머니를 밀착해서 버스에 오르고 내릴때, 식당을 드나들때 모든 일에 도움을 주었고, 우리 세 자매가 어머니를 항상 손잡고 다녔습니다.
우리 어머니는 독립심이 강한 분이라 사실 누가 부축해 드리면 싫어하시고 뿌리치시는데 외국이다 보니 우리들이 드리는 도움을 거부감 없이 받으셔서 그 또한 감사했습니다.
할 말은 많은데 글 쓸 시간은 없어서 제가 안타깝습니다. 10년 전에 갔던 캄보디아와는 많이 달라져 있어서 쓸 이야기가 많습니다. 연세드신 어머니를 편안하게 모시고 여행을 다녀온 것은 인생의 큰 보너스이고 행운입니다. 어머니 덕택에 비행기 비즈니스 석을 다 타보고 노인들이 귀한 캄보디아에서 어머니를 대하는 모든 분들이 극진히 대해 주었습니다.
데레사
2016-02-06 at 19:12
잘 하셨습니다.
어머님 모시고 세자매가 함께….. 생각만 해도 흐뭇해 집니다.
저도 캄보디아를 7년전인가 다녀왔는데 그새 또 변했을테지요.
싱가폴도 옛날과는 비교도 안될 정도로 달라져 있더라구요.
이번에 아시아나로 갔는데 6시간 비행에 밥도 두번이나 주고
중간 중간에 물과 차도 주고 땅콩도 주고… 좋던데요.
명절 잘 보내세요.
벤자민
2016-02-07 at 10:40
보기 좋고 부럽습니다
즐거운 명절이 되세요
Pingback: 재벌 부럽지 않게 다녀온 캄보디아 여행 [블로그타임스 20160207] - 블로그타임즈
Pingback: 조선미디어 블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