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달러가 가장 유용하게 쓰이는 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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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기 전에 꼭 가 봐야할 여행지, 죽기 전에 먹어봐야 할 음식, 죽기 전에 꼭 봐야 할 영화 등등 죽기 전에 해야 할 것도 많은 세상입니다.

 

소개의 말 앞에 꼭 “죽기 전에” 라는 단서를 다는 것이 과하기는 하지만 나름 선정이유도 있어 보입니다. 그러나 언제 그런 곳을 다 가보고 먹어보고 하겠습니까.

앙코르와트는 영국 BBC에서 죽기 전에 꼭 가봐야 할 곳으로 선정된 곳인데 정말 가 볼만 합니다. 오랜 풍상으로 돌에 이끼가 끼고 바람에 삭고 해서 무너지고 부서졌지만 그래서 더욱 고풍스러운 느낌이 들고 세월이 녹아져 있는 대단한 석조 건축물입니다. 오래전 하얀 사암으로 처음 지었을 땐 그 아름다움이 정말 대단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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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네스코에서 유적보호활동과 보수 유지를 계속 하고 있었습니다.

앙코르와트 주변의 모든 건축물은 한사람의 부귀영화를 위해 대다수의 국민을 동원하여 공사를 했습니다. 지금처럼 중장비가 있었던 것도 아니고 도로가 좋았던 것도 아닌 시대에 사람의 노동력과 코끼리의 힘으로만 지은 건축물이라니, 믿기지 않는 모습입니다.

만리장성이나 타지마할 그리고 앙코르와트 같은 것들을 지은 그 시대에 태어나지 않은 것을 다행으로 여겨할 것 같습니다. 지금 우리가 잠시 구경하는 것으로는 그건축물들이 대단 할지 모르지만 노역에 참여했던 사람들을 생각하면 끔찍하기 조차합니다.

왕이 자신의 어머니에게 효도하기 위해 만든 사원에는 돌에 구멍이 많이 뚫려있었습니다. 돌멩이의 뚫린 구멍마다에는 보석이 박혀있었다고 하는데. 그곳에 있던 보석은 물론 대다수의 유물은 프랑스나 이웃나라 태국이나 베트남 등에서 가져가고, 부조가 새겨진 돌멩이 만 남아 있지만 남겨진 돌멩이가 지금은 가치 있는 유물이 되었습니다. 보석으로 치장되어 화려한 궁전에서 살던 왕의 어머니는 행복했겠지요? 효심 깊은 아들이 통곡의 방을 만들어 아무리 소리를 질러도 시끄럽지 않은데 어머니를 생각하며 가슴을 치면 돌이 울린다는 신비한 방도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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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뜨거운 캄보디아 날씨 속에서도 돌로 된 사원 안에 들어가면 무척 시원하고 쾌적했습니다. 창살을 돌로 만들어 공기를 통하게 했는데 돌창살 사이로 들어오는 바람은 에어컨 바람보다 상쾌했습니다.

캄보디아는 태풍이나 지진 같은 자연재해가 없는 땅이라고 합니다. 우기에는 스콜성 비가 수시로 내려 천둥 번개가 있기는 하지만 그다지 위협적이지는 않아서 천년 세월이 지난 지금도 돌로 된 건축물이 남아 있는 것이겠지요. 그 견고한 돌의 천적은 의외로 나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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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멩이 위에서 자란 나무

200여 년 동안 외부에 알려지지 않고 밀림 한가운데서 숨어있던 도시답게 나무뿌리는 왕성한 생명력을 자랑했습니다. 거대한 나무 뿌리가 돌을 감싸 안거나 파고들어 자라고 있는 모습은 신기하지만 징그럽기도 하고 무섭기조차 했습니다.

묘사가 뛰어난 그림들이 부조로 새겨져 있는 복도식으로 된 회랑이 있는데 회랑 외벽에 늘어선 여인의 군상도 대단했습니다.

이 건축물 안에 새겨진 조각들을 지금 시대에 다시 만들어 낸다고 가정하고 시뮬레이션 해 보니 지금 기술로도 100년이 족히 걸린다고 합니다. 크메르 민족이 건축이나 조각, 조형적인 면에 있어서 천부적인 자질을 부여받은 것 같습니다. 지금은 캄보디아 정부차원에서  조각을 전문으로 가르치는 학교를 세웠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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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코르와트를 건설한 슈야바르만 2세처럼 위대한 인물이 있어서 그 시대의 사람들은 노역으로 고생했지만. 지금의 아무런 산업기반이 없는 캄보디아 인들을 먹여살리는 자산이 되니 참 아이러니 입니다. 앙코르와트 유적을 보러 오는 외국 관광객에 의해 먹고 사니까 그것도 어쩌면 다행인 것 같기도 합니다. 앙코르와트 1일 입장권이 20달러입니다.

캄보디아에서는 캄보디아 화폐가 소용없었습니다. 대게 여행을 가면 그 나라 화폐를 바꿔가기 마련인데 캄보디아에서 닷새를 있었는데, 캄보디아 돈은 사용할 일이 단 한 번도 없었습니다. 모든 팁은 1불짜리 달러로 되었고, 물건을 사는 일도 달러로 통용되었습니다. 여행사에서 달러를 잔돈으로 준비하라고 해서 은행에 환전을 요구했더니 은행마다 1불짜리가 많지 않다고 10장씩만 주더군요. 그래서  2불짜리로도 몇 장 바꾸어 갔었는데 이상하게 2불은 싫어했습니다. 우리 어머니가 망고를 좋아하셔서 재래시장에서 망고를 사고 2불짜리를 드렸는데 상인이 받아보더니 돌려주면서 1불짜리로 2장을 달라고 했습니다. 달러가 통용되니 동전도 쓰면 되겠다 싶어서 집에 미국 동전이 제법 많이 있어서 그걸 써야겠다고 생각하고 가지고 갔었는데  쓰질 못했습니다. 캄보디아에선 오직 1불짜리 종이돈만 유용했고 환영 받았습니다.

 

 

순이

 

4 Comments

  1. 데레사

    2016-02-15 at 20:23

    한국돈도 받지 않던가요?
    네가 갔을때는 한국돈도 받았거든요.

    미국갈때는 1불을 그야말고 한보따리 갖고 갔지요.
    밥먹고 1불, 잠자고 1불, 가방 들어주면 1불….. 이러다가 보니
    금방 동이 나더라구요.

    어머님께서 그 더운 캄보디아를 무사히 다녀오셔서 좋습니다.

  2. Pingback: 죽기 전에 꼭 가봐야 한다는 앙코르와트에 가보니 [블로그타임스 20160216] - 블로그타임즈

  3. 익명

    2016-02-17 at 07:17

    1불! 캄보디아에서의 그 1불 저도 체험했습니다.다시 다녀온 느낌이네요.올려 주신 이야기 감사히 잘 봤습니다.작년 여름 캄보디아 단기 선교를 목사님과 선교위원장인 남편과 몇 몇 성도님들과 함께 다녀왔습니다.길 곳곳에서 1불을 달라고 손을 벌리던 아이들의 모습이 가슴을 아프게 했습니다.특히 식당 앞에서는 아이들이 줄을 서서 손을 벌렸습니다.선교 훈련 받을 때 미화 1불을 여유 있게 준비하라는 것을 미리 숙지 했기에 당황하지 않고 내 민 손이 부끄럽지 않게 해 줄 수 있었습니다.너무도 불쌍하고 안타까왔는데 그들 스스로 행복하게 산다니 참 안심이 되고 더 좋은 혜택을 앞으로 잘 누리는 발전 된 나라가 되게 우리들 모두 여러모로 도움 줄 수 있길 기도하고 있습니다.캄보디아 여행기 감사합니다.

  4. 김수남

    2016-02-17 at 22:51

    위의 댓글을 달고 이름을 쓰지 않았네요.익명으로도 적히구나 싶어 보니 저였네요.
    앙코르와트 유적지도 선교 마치고 집에 올 때 들려 봤습니다.그 때의 기억이 그대로 나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땀을 잘 흘리지 않는 저가 캄보디아서 어린이 사역 중에 얼마나 땀을 많이 흘렀던지요.항상 그대로이던 몸무게가 2킬로나 빠진 것을 보니 강행군이긴 했던가 봅니다.국민은행이 보내 준 여행이었다니 더욱 축하합니다.종종 그런 보상의 휴가를 또 누리시게 되시길 기도합니다.어머님도 참 건강하시네요.뵙기가 좋습니다.그 더운 나라에서도 함께 여행 하실 정도이시니 참 부럽습니다.저희는 이제 양가 부모님 모두 이 땅에서 뵐 수 없음이 너무 허전한데 대신 어머니 뵙는 듯 뵐 수 있어서 더욱 감사했습니다.올 여름도 캄보디아 단기 선교를 준비하는데 두번째 가기에 더욱 익숙하게 잘 감당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건강해서 복음을 들고 나갈 수 있는 은혜와 열정과 환경됨이 감사합니다.저희 교회서 후원하는 지역과 선교사님이 계셔서 8년째 선교팀이 매년 가고 있습니다.열악한 그들의 모든 환경이 우리나라에 오셨던 선교사님들의 애씀으로 우리가 변화되었듯이 그들 역시 모든 면에서 변화와 성장이 있길 기도하며 나아갈 수 있음이 감사합니다.자비량 선교사들의 발걸음이 또한 감사합니다.캄보디아! 그 땅을 위해 함께 기도 부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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