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말이 그 말이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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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퍼옴)

병원에서 직원들과 식사를 하는 중에 평창 동계올림픽이야기가 나왔습니다.
올해가 2016년이니까 올림픽이 앞으로 2년밖에 안 남았는데 준비가 잘 되는지 염려를 하다가 땅값 이야기까지 했습니다. 강호동씨등 유명인들과 재벌들이 평창 땅을 많이 사들여서 평창 땅값이 많이 올랐다는 것입니다. 강호동씨는 그 땅을 국가에 헌납했다든가? 팔았다든가? 이런 이야기를 한참을 하던 중에, 어떤 분이 생각난 듯 나를 쳐다보면서 “선생님은 평창에 땅 좀 있겠네요.” 이럽니다. 나는 망설임 없이 “내 말이 그 말이라니까요. ^^”라고 답했습니다.

평창에 땅 좀 있냐고 물었는데 “내 말이 그 말이라니까요.” 라고 대답을 하니 다들 어리둥절해서 나를 쳐다봅니다. 다소 엉뚱한 것 같지만 나의 심정이 그렇습니다. “부모님이 평창에서 농사짓던 땅이라도 좀 있었으면 얼마나 좋겠어요? 이럴 때 덕 좀 볼 텐데, 아버지가 농사를 안 지었으니 우린 고향에 내 땅 이라곤 한 평도 없어요.” 라고 부연 설명을 하자 같은 식탁에 앉았던 분들이 와~ 하고 웃었습니다.  평창에서 동계올림픽이 열린다는 뉴스가 나온 후부터 많이 들어본 질문입니다. 내가 평창사람이니까 평창에 당연히 땅이 있을 것으로 생각하나 봅니다.
평창에서 올림픽이 열린다는데 다들 땅값 걱정(?)을 먼저 합니다. 몇 년 전 올림픽 어쩌고 하면서 평창 땅값이 매스컴에서 자꾸 들먹거리자 동생이 어머니께 농담인 듯 그러나 진담이 담긴 이런 질문을 하더군요. “외할아버지는 부농이셨는데 돌아가시면서 엄마 앞으로 유산 좀 남긴 땅이 없을까요? 엄마 앞으로 이럴 땐 땅이 좀 있어야 하는데…….”
어머니께서 그 말끝에
“옛날 어른들은 딸에겐 상속 같은 것 안했다야~. 모든 유산은 아들에게만 주었어, 아들 중에도 장남에게 몰아주었지, 차남에게도 안 주었는데 딸이야 출가외인인데 무슨 유산이 있냐? 딸은 식구로 치지도 않았다 야~! 그런 거 없다.” 이러셨습니다. 여러 경우에서 봐도 적은 물질이라도 욕심을 내고 그것을 지키려다 보면 삶의 기쁨을 잃게 되는 것을 봅니다.

90세가 넘은 창업주의 아들 둘이 서로 모함하고  치부를 들추어내어 법정 다툼을 하는 모습에 기업 이미지까지 실추되는 것을 봅니다. 아버지가 치매 판정을 받아야 어느 아들이 유리하고 어떤 아들은 불리한 상황이라 부모나 자녀가 다 치욕스러운 일을 부끄러움도 무릅쓰고 법정다툼을 하더군요. 내가 그 두 아들 중에 한명이라면 흔쾌히 나누어 가질 것 같습니다. 천문학적인 돈을 두고 왜 싸우는지 이해가 안 됩니다. 가족 간에 서로 허물을 덮어주면 관계가 지속되지만 가장 가까운 가족 간에도 신뢰관계가 깨어지면 삶의 기쁨도 사라집니다.내가 소소한 월급쟁이라 스케일이 작아서 그러겠지요?

 
만약에 우리 아버지에게 재산이 좀 있었으면 우리 형제도 싸우지 않는 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그러니 우리 형제가 이런 우애를 나누며 살 수 있는 것은 아버지께 물려받을 유산이 없어서 가능하다는 결론입니다.^^ 각자 벌어먹고 사니까 공평해서 다툼이 없는 것은 맞거든요. 우리 아버지께서 농부셨고 평창에 농사짓던 땅이 좀 있었다면 돈 앞에선 체면을 지키기 어려우니까 서로 더 가지려고 달려들었을 수도 있습니다. 물론 우리 오라버니 같은 분은 모든 것을 동생들에게 양보하고 안 그러겠지만 동생들 중에 누가 욕심을 부리기라도 하면 중재를 해야 하는데 골치가 아팠겠지요.
“우리는 부모님의 유산이 없어서 다행이다.”
“그래도 땅이 좀 있어서 싸워봤으면 좋겠네요.”
“땅이 있어서 싸우는 것은 싸울 건더기가 있어서 싸우는 거잖아요?”
“건덕지가 없는데 뭐가지고 싸우겠어요?”
형제들과 이런 썰렁한 이야기를 가끔 하기도 하는데
직장에서도 평창 땅 이야기가 나오는 군요.

나는 심약한 사람인데 유산이 없어서 얼마나 다행인지요!
(여우와 신포도이야기 같다 구요? ㅎㅎㅎ)

 

순이

1 Comment

  1. 데레사

    2016-03-19 at 08:21

    재산, 참 묘하지요.
    없을때는 있으면 서로 정답게 나누지 하면서도 있는 집들을
    보면 늘 싸움이 붙고요.

    순이님네 고향이 평창이시군요.
    정말 농사짓던 땅이 있었으면 부자될뻔 했습니다. ㅎ

    주말 잘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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