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에 나도는 “한국 드라마의 특징”이라는 우스개가 있습니다.
“미국 의학드라마는 병원에서 진료하는데 한국 드라마는 병원에서 연애한다. 미국 경찰 드라마는 경찰서에서 수사하는데 한국 경찰 드라마는 경찰서에서 연애한다.” 어디서든 연애에 사랑 타령이니 드라마의 전문성이 떨어진다는 것을 비꼰 말입니다. 이번에 다시 하나 더 보탠다면 “미국 군인 드라마는 전쟁하지만 한국 드라마는 군대에서 연애한다.“
한국 드라마들은 모든 장르를 로맨스로 수렴 귀결시키는 탁월한 능력이 있는 것 같습니다. 어떤 장르에서든 로맨스를 만들어 냅니다. 전문성도 물론 중요하겠지만 나는 우리나라 드라마의 특성인 로맨스가 아름답고 볼만하고 대단하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우리가 살아가는 것은 사랑 때문이 아니겠습니까? 현실에서 미흡한 사랑을 드라마를 보면서 대리 만족을 느끼는 부분도 많지 않겠습니까? 전쟁을 하는 것도, 진료를 하는 것도, 수사를 하는 것도 결국은 사랑하는 사람과 가족과 국가를 위한 일이기 때문입니다. 한국형 로맨스의 드라마 파워는 태양의 후예로 명성을 더했습니다.
아시다시피 한국형 로맨스 드라마의 원형이자 커다란 성공을 거둔 작품이 “겨울연가”입니다. 겨울연가는 국내에서도 큰 인기를 끌었고, 2003~2004년 일본 NHK가 수차례 방영하면서 아무도 생각하지 못했던 폭발적인 사회적 신드롬이 일어났습니다. 일본 중장년 여성을 중심으로 본격 한류가 시작된 것이 겨울연가입니다. 일본 여성들이 욘사마를 숭배했고 배용준의 나라, 드라마 촬영지를 ‘성지순례’하는 일이 벌어진 것입니다. 겨울 연가 이전까지는 생각지도 못했던 진기한 풍경들이 펼쳐진 것입니다. 남이섬, 춘천, 양양 등 드라마 속에서 배용준이 하숙하던 집까지도 관광 상품이 되었던 것입니다.
태양의 후예라는 드라마가 큰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태후가 방영되고 있던 때는 사람들이 만나기만 하면 송중기 송혜교 이야기만 했습니다. 우리나라 뿐 아니라 중국 전역을 감동시켜 중국에서는 태후 주의보까지 내렸다고 합니다. 드라마가 끝난 후 한국으로 드라마에 나왔던 세트장을 보러 오고자 해도 태후는 사전제작프로그램이라 세트장이 다 철거되어 없다고 합니다. 지금 다시 예산을 세워 부랴부랴 만들고 있는 것 같기는 합니다. 태후의 해외 판권 판매가 늘어 총 32개국에 수출된 상황이라고 합니다. 지구의 많은 나라들이 태후앓이를 할 것 같습니다. 그들이 드라마의 여운을 즐기러 우리나라를 많이 찾아올 수 있도록 관광지를 서둘러 만들면 좋을 것 같습니다.
지난 주 가족들과 문경새재로 나들이를 갔었는데 우리나라 봄이 얼마나 아름다운지요!
나무에 물이 올라 연두색 새잎이 돋은 산을 바라보면 눈이 시원하고 들판의 경치는 아기자기했습니다. 벚꽃은 이미 졌지만 늦된 벚꽃이 남아 있는 곳도 있고 산골엔 배꽃 사과꽃 등을 볼 수 있었습니다. 문경새재 근처엔 관광지가 많았습니다. 연탄을 때지 않아 지금은 소용이 없어진 석탄을 실어 나르던 철길을 개발하여 레일 바이크를 탈 수 있는 여러 구간이 있었습니다. 한가하게 자전거 페달을 돌리며 주변 경관을 바라보며 봄 향기를 폐부 깊숙이 호흡 했습니다.
왕건이라는 영화 촬영지였다는 곳은 보존이 되어 있어서 즐거운 구경거리가 되었습니다. 문경새재에 광화문도 있습니다. 세종로 네거리에 있어야할 광화문이 언제 문경세대로 이전 했나 할 정도로 똑같아 보였습니다. 배경으로 있는 산 풍경도 파란 하늘에 흰 구름이 떠다니는 모습도 너무도 흡사했습니다. 왕건다리로 명명된 다리도 있고 죄인을 문초하던 형틀도 보이고 우물 모습도 있고 사대문안의 명문세도가의 집과 저잣거리 초가집 등등 아기들 손잡고 골목마다 다니며 구경하니 재미있었습니다.
그걸 보면서 태후의 촬영지 우루크마을도 어딘가에 만들어지면 구경하러 많이 갈 것 같습니다. 특히 중국여인들이 몰려오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생깁니다.
순이
데레사
2016-04-23 at 18:00
태후 끝나고 나서 허탈하다고 하면 나이답지 않다고는
않으시겠지요?
열심히 열심히 태후를 봤거든요.
드라마 한편이 가져오는 경제효과도 만만치 않지요.
그래서 저는 이런 드라마, 이렇게 잘 생기고 연기도 좋은
배우들을 항상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