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를 키우는 입장에서 보면
아이들이 안 아프고 밥 잘 먹고 잘 자고 잘 자라주는 것이 가장 큰 복입니다. 건강한 후에야 공부를 잘 하는 것이 부럽고 재능 있고 머리 좋은 것이 부럽지, 아프면 건강한 것 외엔 아무 소원이 없습니다. 요 며칠 무조건 아프지만 않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간절합니다.
지난 한 주간 내내 한이와 까꿍이 둘 다 감기로 고생 하고 있습니다. 대게 콧물이 나고 기침을 하다가도 며칠 만 지나면 낫는데 이번 감기는 오래가네요. 한이는 유치원을 한주 내내 못 갔습니다. 한이만 아픈 것이 아니라 까꿍이는 감기가 후두염이 되어 고생을 많이 합니다. 목이 아프니까 숨소리가 거칠고 숨쉬기 어려워서 안고 있어야 합니다. 아기를 어깨에 걸쳐서 밤낮 안고 있어야 하니 보통 힘든 것이 아닙니다. 기침하는 아이와 함께 꼬박 일주일 밤을 새우고 났더니 까꿍이 엄마가 병이 날 것 같아 걱정입니다. 아기들은 아프면 엄마에게만 더욱 매어 달리고 떨어지려고 하지 않아 더 그렀습니다. 자식의 일이니까 그렇지 다른 일에 그렇게 시달리면 못한다고 달아날 것입니다.
한이가 감기로 유치원을 며칠 못 가자 한이 엄마는 고생스럽지만, 까꿍이는 함께 놀 형이 있어서 좋습니다. 아이들은 아프다고 해도 누워있는 것이 아니라, 안자면 걸어 다니니까, 한이가 베란다를 들락거리다가 재활용품을 수거해 가는 너클 크레인을 보게 되었습니다. 우리 아파트 단지는 매주 목요일 오전에 플라스틱이나 종이 박스 비닐 등의 재활용품을 수거해 갑니다. 한이는 너클크레인 청소차 포크레인 엠블런스 경찰차 소방차 같은 기능을 가지고 있는 차를 특히 좋아하니까, 장난감이 아닌 실물의 너클 크레인을 보게 되니 좋은 겁니다. 혼자 보기 아까웠는지 동생을 베란다로 불러내었습니다. 재활용 물건들을 너클 크레인으로 집어서 트럭에 싣는 작업을 보다가 까꿍이가 무서워서 훌쩍거리며 거실로 돌아서 들어오려고 하니 “동생아 안 무서워 내가 손잡아 줄께 “라고 달래면서 손잡고 차가 떠날 때까지 구경을 하더랍니다. 한참을 둘이 손잡고 서서 창밖을 내려다보는데 어린 아기들이 다정하게 그러고 서있는 뒷모습이 그렇게 보기 좋더라는 한이 엄마의 말입니다. 난 출근하고 집에 없었고 나를 보여준다고 한이 엄마가 찍은 사진입니다. 딸이 없어서 서운하다고 했는데 한이와 까꿍이에겐 형제인 것이 다행인 것 같습니다.
큰딸의 아기들인 건이와 샘이도 둘이 저렇게 나란히 씽씽카를 탑니다. 형제나 자매는 정말 특이한 교감이 있는 것 같습니다. 같은 부모에서 태어났어도 아기 때부터 식성도 성격도 다르지만 형제애 만은 돈독해 보입니다. 눈에 넣어도 안 아플 만큼 예쁜 손자인데 저렇게 사이좋게 노는 모습을 보면 마음이 찡 하도록 흐뭇합니다.
할머니가 되니 어린이날이 다가오면 은근 선물이 걱정 됩니다. 그래서 인터넷으로 창작동화를 이미 주문해서 받았습니다. 다행히 아기들이 책 읽어주면 좋아하니까 열심히 읽어주면 됩니다. 손자를 무릎에 앉히고 책을 읽어주는 시간이 참 소중합니다. 아기들이 앞으로 살아가면서 많은 책을 읽기를 바라기에 책과 친해지도록 더욱 노력을 해야겠지요. 할머니가 되어서 많은 재산은 못 물려주더라도 책을 사랑하고 책 읽는 습관을 가지고 자라도록 열심히 책을 읽어주려고 합니다. 우리집 어린이날 선물은 창작동화집입니다.
더하여 할머니 마음을 어떻게 아셨는지 소설가 이순원선생님께서 저에게 “손자 많은 할머니”라고 동화책을 선물로 주셨습니다. 우리 손자들이 좋은 성품과 밝은 마음으로 자라날 수 있도록 책 많이 읽히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순이
데레사
2016-05-02 at 03:23
미리 선물을 다 준비하셨군요.
책 읽어주는 할머니…. 아이들에게 평생의 양식이 될겁니다.
순이님
가정의 달 5월, 내내 행복하세요.